김진 세계문학사 편집장 비로소 편안해졌다 20대, 30대의 소위 결혼 적령기를 지나 40대에 이르도록 나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결혼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받아야 했다. 혼자 산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자리에서나 ‘남자’와 ‘결혼’에 대한 질문을 받아야 했고, 나는 원하지 않는 대답을 강요받아야 했다. “독신주의자는 아니지? 그래도 결혼은 할 거잖아.” 40대에는 심지어 내가 아무 남자라도 만나 결혼을 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처럼, 결코 내가 원하지 않는 만남을 주선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술자
에어비앤비의 잘나가는 시니어 호스트로 소문난 최형식(崔亨植·64), 박만옥(朴萬玉·56) 부부의 집으로 찾아가는 과정은 물음표의 연속이었다. 관광지와 거리가 먼 서울 강북의 전형적인 아파트 밀집지역. 휑한 지하주차장에 내려서도 그 물음은 계속됐다. 인터폰을 통해 잠긴 철문들을 통과하며 외국 관광객들은 여행 기분을 느낄 수 있었을까? 최씨는 “그게 바로 우리가 넘어야 할 불리한 조건이었다”고 설명한다. “에어비앤비도 일반적인 숙박업과 다를 바 없어요. 지리적 위치가 중요하죠. 우리 집 주변은 관광지도 없고, 경치가 뛰어나지도 않아
저출산과 수명연장,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초고속 고령화가 진행 중인 대한민국. 그중에서도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은퇴는 한국 사회만의 특수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과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 9월 27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창조경제연구회(KCERN) 제29회 정기포럼 ‘고령화와 4차 산업혁명’에 참여한 각계 분야 패널들의 조언을 담아봤다. 첫 주자로 나선 이남식 계원예술대학교 총장은 ‘고령화 위기 진단’이라는 주제를 발표하며 이번 포럼이 지니는 의미를
마쓰오 바쇼(松尾芭蕉, 1644~1694)는 ‘하이쿠(俳句)의 시성’으로 유명한 일본의 시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 17자(5·7·5)로 세상과 인간을 노래하는 하이쿠를 바쇼는 언어유희에서 예술 차원으로 끌어올려 완성했습니다. 그는 삶의 자세에 대해 “자신의 길에서 죽는 것은 사는 것이고, 타인의 길에서 사는 것은 죽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시를 쓰는 일에 대해서는 “하이쿠라는 시는 사계절의 변화를 벗으로 삼는 것이다. 보이는 것 모두 꽃 아닌 것이 없으며 생각하는 것 모두 달 아닌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나무
가수 최성수씨의 ‘동행’이라는 노래 가사입니다. 빈 밤을 오가는 마음 어디로 가야만 하나 어둠에 갈 곳 모르고 외로워 헤매는 미로 누가 나와 같이 함께 울어줄 사람 있나요, 누가 나와 같이 함께 따뜻한 동행이 될까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퇴직 후 급격하게 축소된 활동반경을 느끼며 필자의 인생 마지막까지 누가 동행이 되어줄까 생각해봅니다. 세월 따라 동행인은 변합니다. 어려서 같이 놀던 동네 코흘리개 소꿉장난 동무들은 고향 친구들로 바뀝니다. 학교 다닐 때는 학교 친구, 군대에 가면 군대 친구, 직장에서는 직장 동료, 늙어서는 경
사람이 얼마나 잘났으면 세계적인 노벨상이 시큰둥할까? 그것도 소설, 수필, 시, 희곡 이외의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사람은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하는데 말이다. 필자는 노벨문학상이 다른 분야, 즉 의학상이나 물리학상 같은 과학 분야와 달리 인간의 보편적인 문제와 가치를 담고 있어 특히 그 명예가 높다고 생각한다. 노벨문학상은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는 상이다. 그런데 그 상이 시큰둥하다? 아직은 모든 것이 미지수이지만 보통 사람들처럼 노벨문학상이 그를 기쁘게 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아니면 그만의 방법으로 기뻐 어쩔
시니어가 경제적 능력이 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이런 좋은 시니어박람회에는 연령층 가리지 말고 많이 가봐야 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아 소개해본다. 시니어박람회의 경우 시니어와 장애인에게 필요한 제품을 홍보하는 행사인데, 처음 행사를 시작했을 때는 일부 제품들이 조잡하기도 했고 수입 제품은 가격이 너무 높았다. 그러나 이제는 다양하면서도 편리성과 견고함까지 갖춘 제품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고, 각종 복지시설과 중․장년 일자리까지 안내하는 등 시니어박람회가 발전하고 있다. 요즘 시니어박람회를 가면 시니어 관련 용품 안내와 소개 등
명함에는 이름, 주소, 전화번호, 회사명, 직책 등을 기입하여 자신을 나타내는 얼굴입니다. 처음 만나면 명함을 주고받으며 인사를 합니다. 명함은 직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직장이 없는 전업주부나 학생들은 대부분 명함 없이 살아왔습니다. 남자들도 직장을 퇴직하면 명함이 없어지기 때문에 누구와 만나면서 명함을 주고받아야 할 자리에 가면 곤혹스러워 합니다. 누구는 딸 결혼식에 명함을 내밀 수만 있어도 다행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직장이 없는 분들도 적극적으로 사교를 하기 위해 성명과 전화번호만 넣어서 명함을 만들어 갖고 다닙
“아앙! 아앙!”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이 울음이 들려온다. 사고가 난지 알고 뛰어가 봤다. 필자는 아파트 동 대표 일을 보기 때문에 아파트 내 사건 사고가 없나 늘 관심이 있다. 엘리베이터 안에 같은 아파트에 사는 베트남 젊은 아낙이 있고 그녀의 5살 아들이 때를 쓰고 울고 있다. “아이가 왜 울어요?” 하고 물어보니 더듬거리는 우리말로 아버지가 일하러 가는데 따라가려고 때를 쓰며 울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 어머니는 아이를 달래는 것은 거의 포기하고 남들의 눈을 의식해 강제로 집으로 데려가려고만 한다. 필자와는
얼마 전 유치원에 다녀오는 외손자의 손을 잡고 걸으면서 “훌륭한 아빠·엄마가 사랑해 주시니 좋겠다.”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아빠·엄마가 무엇을 하는지 줄줄 말하면서 기분 좋아하였다. “그럼, 할아버지 할머니도 훌륭하지?”라고 너무 앞서고 말았다. “응, 그런데 할아버지는 무엇을 하시는 줄 모르겠어!” 뭔가 궁금한 것이 폭발하였다. 행동으로 대답하여야 할 차례가 되었다. 무엇을 하는가 딸 가족이 근무관계로 세종시로 이사한 지 한해가 되었다. 덕분에 아내와 교대로 가끔 그곳에 가서 유치원에서 하교하는 외손자를 마중한다. 오후 6
장석주(張錫周·62) 시인의 트위터 자기 소개란에는 ‘산책자 겸 문장노동자’라고 쓰여 있다. 그는 현재 자신의 삶을 가장 잘 드러내는 두 단어라고 이야기한다. 장 시인의 하루는 매일 걷고, 읽고, 쓰고, 단순하지만 풍요로운 사색으로 채워진다. 산문집 은 그런 그의 일상에 온유한 자극을 준 책이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매일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 신간을 살펴본다는 그는 1년에 주문하는 책만 1000권에 달하는 독서광이다. 포털사이트에 그의 이름으로 된 책을
아들이 퇴근길에 아버지랑 술 한잔 하고 싶다고 전화를 해왔습니다. 시간과 장소는 필자더러 정하라고 합니다. 둘이 만나기 편한 장소와 시간을 정했습니다. 잠깐 생각해보니 며느리와 손자 손녀를 불러 내가 저녁을 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아들네 집 가까운 전철역 쪽으로 갈 테니 식구들 모두 부르고 저녁 값은 필자가 내겠다고 역제안을 했습니다. 아들네는 여섯 살짜리 손녀와 네 살 손자, 두 살 손녀 등 모두 5명입니다. 전철역에 도착하니 아들이 필자를 마중 나와 기다립니다. 좀 있다가 며느리가 아이들 셋을 차에 태워 예약된
앞서거니 뒤서거니 아침에 눈을 뜨면 처음 생각나는 사람, 그 사람이 친구고 보약 같은 친구란다. 가요 노랫말이다. 지금은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계실 필자의 어머니는 아흔이 지나면서 매일 아침 일어나면 어릴 때부터 함께했던 친구에게 안부전화를 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어느 날은 어머니가, 어느 날은 친구분이 먼저 전화하셨다 특별히 그러자고 약속을 한 것도 아닌데 한 분이 먼저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매일매일 지켜진 약속이었다. 지난 9월, 두 분의 형님이 돌아가셨다. 여든여덟의 동갑내기 시누이올케 관계다. 몇 해 전
상사화의 꽃과 잎은 동시에 볼 수 없다. 그래서 꽃말이 ‘이룰 수 없는 사랑’,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다. 그날 선운사 산자락 아래 너른 들판은 발 디딜 틈 없이 온통 붉은색이었다. 마치 꽃물에 젖어 치맛자락까지 붉게 물들 것 같은 느낌이었다. 대웅전을 거쳐 작은 선방 주변까지 꽃들의 잔치가 이어졌다. 그러다 한 작은 선방 댓돌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신발 아래 홀로 외롭게 피어 있는 가녀린 상사화를 보게 되었다. 순간 필자가 알지도 못하는 어느 누군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아픔이 전해지면서 가슴속이 뭉클했다.
부동산은 시니어들에게 늘 골칫거리다. 자녀들이 출가하고 나면 둘만 덩그러니 살기에는 너무 큰 집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평생을 피땀 흘려 마련한 재산인데 주택연금으로 은행에 넘겨주자니 아이들에게 죄 짓는 기분이 억누른다. 방을 세놔도 되지만, 낯선 사람과 한집에서 산다는 것이 영 부담스럽다. 이런 고민을 갖는 시니어들에게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빈방을 활용해 바로 관광객들에게 방을 빌려주는 숙박공유서비스다.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숙박공유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공유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