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냄새가 짙게 풍기는 휴일, 친구들과 을미사변 때 희생된 항일 인물들을 배향하는 장충단에 모였다. ‘안개 낀 장충단 공원’에서 성곽길을 따라 남산에 올랐다. 차를 타거나 아스팔트를 걷는 것과는 전혀 다른 맛을 느꼈다. 남산에 오르면 고층 빌딩이 가득한 시가지 모습에 감격한다. 높은 건물 몇 개뿐이고 삼일고가도가 웬만한 건물보다 높았던 시절, 반듯한 건물이 언제쯤 들어서나 부러워했던 기억 때문이었다. 남산타워가 우뚝 솟은 262m 높이의 나지막한 남산광장에는 붐비는 여행객 만큼 수많은 사연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지나온
1만 년 전 세계 인구는 500만 명이었는데 1만 년이 지나 서기 1년에는 2억5000만 명이 됐다. 그리고 1000년에는 5억, 2000년에는 60억 명이 됐다. 2030년에는 100억 명을 예상하고 있다. 생명이란 번식 능력을 특징으로 한다. 유전자는 생명이 어떻게 만들어질지 알려주는 일종의 제작 설명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 속에 정보화되어 전체가 완벽하게 다 들어 있는 것이 바로 염색체다. 나라는 몸 역시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진 하나의 형체에 불과하다. 내 유전자가 진정한 내 생명의 주인이라는 것이다. 또 나라고 생각하
자주는 아니지만 언젠가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 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 필자는 시력이 안 좋아서 눈에 대해서는 민감한데 눈 속이 이상한 건 아니지만, 눈꺼풀의 경련에 많이 당황했었다. 떨리는 부분을 지압하듯 눌렀더니 멈추는 듯 했지만, 곧 비로 다시 파르르 움직이니 기분이 아주 나빴다. 그러다가 잠시 잊고 있으니 떨리는 증상은 사라져 버렸다. 또 아주 가끔씩 발이 뒤틀리듯 뻣뻣해지는 일도 있다. 그럴 때는 바닥에 발을 평평하게 디디고 힘을 주고 서 있으면 증상이 사라졌는데 이런 게 바로 쥐가 나는 것이라 한다. 금방 없어지는 증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는 당연히 사망 후 몸을 누일 곳을 결정하는 일도 포함된다. 그러나 이 결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금전적으로도 부담이 되고, 자녀에게 관리를 맡기는 게 눈치가 보인다는 사람도 많다. 최근에는 화장에 대한 이러한 인식 변화로 봉안당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국인이 전통적으로 갖고 있는 장례 문화는 매장이다. 흔히 토장이라고도 부르는 이 장례법은 역사도 길어 선사시대 이전의 매장 흔적도 찾을 수 있다. 당연히 봉분을 만들어 매장하는 형태는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장례법이다. 조상을
시력이 점점 나빠지는 상상을 한번 해보자. 자고 일어나면 내가 바라보고 있는 세상의 풍경들이 조금씩 사라진다. 마치 무엇이 가로막고 있듯. 고개를 돌려 피해보려고 해도 여전하다. 보이지 않는 부분은 점점 커지고, 주위를 볼 수 있는 시야가 좁아져 급기야는 작은 창만 해진다. 환자를 더 옥죄는 것은 당장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 그 작은 창마저 닫히게 될지 모른다는 공포다. 황반변성과 근무력증, 안검하수까지 겹친 김성겸(金成兼·69)씨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그는 씩씩했다. 그의 옆에 성공적인 투병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그 시간 때문이야.’ 생텍쥐페리의 속 한 문장이다. 어린 왕자가 자신의 소행성을 길들였던 것처럼, 한홍섭(韓弘燮·71) 회장은 자신의 마음속 소행성 ‘쁘띠프랑스’를 길들이기에 여념이 없다. 그는 ‘돈’이 아닌 ‘꿈’ 덕분에 지금의 작은 프랑스 마을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청평호반 언덕 위의 아름다운 소행성, 반짝이는 그 꿈은 30년 전부터 빛나고 있었다. 1980년대, 연 매출 100억원의 페인트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한 회
카카오톡 대화 목록을 보면, 동창 모임이나 가족, 동호회 등 그룹채팅방이 꽤 많다. 직접 만나 이야기하지 않아도 여러 명이 한꺼번에 대화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고 활기가 넘친다. 그러나 그 수가 많아지면 복잡하기도 하고 불편한 점도 조금씩 생기기 마련. 좀 더 실용적이고 편리하게 그룹채팅방을 사용하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SNS소통연구소 이종구 소장 1. 대화목록에서 꾸욱~ 전체 대화 목록을 볼 수 있는 메뉴에서 특정 그룹채팅방 이름을 2초 정도 꾸욱 눌러준다. 유용한 메뉴들이 팝업창으로 나타난다
소녀들이 떼를 지어 노래하고 춤추는 이른바 걸그룹. 하루가 멀다 하고 생겼다 사라지는 이들에게도 조상은 있다. 바로 ‘김시스터즈’다. 한국전쟁 전후 미군 앞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세 자매. 가수 싸이보다 훨씬 오래전 한국을 넘어 미국 전역을 흥분시킨 주인공들이다. 노래뿐만 아니라 춤, 악기에도 뛰어났던 한국 원조 걸그룹 김시스터즈. 다큐멘터리 영화 이 그들의 파란만장 이야기를 담았다. 미국 무대! 무한 가능성, 겁 없는 도전! 숙자, 애자, 민자 세 명으로 구성된 ‘김시스
며칠 전 세 명의 60대 남자들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막걸리를 곁들이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100세 시대로 화제가 넘어갔다. “지겨운 배우자와 100세를 함께 사는 것은 고통이야.” “100세까지 살려면 세 번은 배우자를 바꿔야 살 만하지.” “그것도 모자란다.” “난 먹을 것 충분히 주고 혼자 떠나고 싶어. 나를 찾아서.” “그래서 졸혼(卒婚)이 유행이야.” 첫사랑, 첫 키스, 첫 남자. 처음처럼 신선하고 설레는 말이 또 있을까. 그런데 그 첫이 낡아서 헌것이 되어도 쓸모없어진 물건처럼 버릴 수 없는 게 문제다.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고 매일같이 한 시간 이상씩 출 퇴근을 하다 보니 수많은 사람들과 자리를 함께하게 된다. 몇 주 전 내 바로 옆에 앉은 80세가 훨씬 더 넘어 보이는 액티브 시니어 할머니와 함께 가는 동안 큰 가르침을 받았다. 그 할머니는 아주 당당하게 주위의 승객 중 핸드폰을 들고 쳐다보는 사람들에게 자기의 주변에서 핸드폰을 하지 말고 저 멀리 가서 하라고 야단을 치셨다. “ 전자파가 지하철에서는 더 많이 배출되어 해롭다는 사실을 신문에 났는데 보지 못했느냐?” 고 호통을 치셨다. 그러면서 옆에서 신문을 보던 나를 보고 이야기하
홍콩의 한 아파트에 두 가구가 새로 이사 온다. 지역신문사 기자 차우(왕조위 분) 부부와 무역 회사에서 비서로 일하는 수리첸(장만옥 분) 부부다. 수리첸의 남편은 무역 회사에 근무해 출장이 잦고 차우의 아내도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다. 차우는 수리첸의 핸드백이 아내와 똑같다는 것을, 수리첸은 남편의 넥타이가 차우 것과 같다는 것을 알고 나서 자신들의 남편과 아내가 서로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차우와 수리첸은 배우자의 일로 괴로워하다가 점점 가까워지고 마침내 사랑에 빠진다. 배우자의 외도로 쓸쓸하게 남겨진 두 남녀의
엄마는 그 유명한(?) 58년 개띠다. 수많은 동년배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20대에는 결혼과 출산, 30대와 40대는 지난한 육아, 50대에는 고장 난 몸과 싸웠다. 그리고 지금 엄마의 나이 앞자리는 6을 바라보고 있다. 엄마는 수많은 58년 개띠처럼 형형색색의 아웃도어를 장례식장, 예식장 빼고 거의 모든 자리에 입고 나간다. 뒷모습만으로는 우리 엄마와 남의 엄마를 구분할 수 없는 헤어스타일과 패션. 그렇다고 엄마의 지금 패션에 대해 비난할 수는 없다. 엄마에게는 이름 석 자만큼이나 옅어져버린 ‘자신’. ‘패션은 자신을 표현하는
거창한 표현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사실이다. 김흥국(59)은 현재 대한민국 문화계의 어떤 현상이다. 세상에 환갑을 바라보고 있는 가수가 ‘대세’라 불리우며 방송가의 블루칩으로 신출귀몰 활동하는 장면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심지어 얼마 전에는 그가 1994년에 내놓은 희귀 ‘레게’ 앨범이 LP로 복각되어 발매되기까지 했다.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보장하는 ‘예능 치트키’ 김흥국. 그러나 모든 웃음의 이면에는 사람들이 쉬 보지 못하는 그늘이 있기 마련이다.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가수협회장’ 김흥국이 직접 말하는 약간 진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5070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재무설계가 체계적으로 마련되어 있지 못한 상황이다. 5070 액티브 시니어의 속성을 충분히 감안한 재무설계 전략을 수립하고 구체적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재무설계의 패러다임이 바뀐 새로운 길이므로 낯설고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관점을 바꿔야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다. 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자산관리, 소비관리, 가치관리라는 3가지 측면에서 5070 액티브 시니어들의 은퇴재무설계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손성동 한국연금연구소 대표
눈 녹지 않은 시골길을 굽이굽이 지났다. 길게 늘어진 소나무의 그림자는 쓸쓸하고 차가웠다. 아무도 찾지 않는 이끼 낀 옛 유적을 찾아가는 기분. 굽이치는 소나무 숲길을 지나 만난 심훈기념관(충남 당진시 상록수길 97)에는 소설 의 주인공 박동혁과 채영신, 그리고 작가 심훈이 옛이야기를 나누 듯 서 있다. , 로 대표되는 심훈(1901~1936)은 한국 근대사에 한 획을 그은 문학가로만 말하기에는 다재다능했고 여러 방면에 관심이 많았다. 문학인으로 각인돼 있지만 영화인이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