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사시사철 과일을 먹을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필자가 자랄 때는 열매나 과일채소라고는 봄에 딸기, 여름부터 가을철에 나오는 수박, 참외, 토마토, 자두, 복숭아, 사과, 배, 포도, 감, 대추가 전부였다. 그나마도 품종이 몇 개 안 되고 시장에 나오는 시기도 짧았다. 예를 들어, 자두는 7월이면 끝물이었는데 요즘은 품종은 다르지만, 자두가 가을에도 시장에 나온다. 복숭아도 여름까지는 나왔지만, 복숭아털이 없어 먹기 좋은 천도복숭아라는 것은 나온 지 몇 년 안 되는 신품종이다. 먹기 좋게 품종 개량한 방울토마토도 그렇다.
TV 당구 채널이 생겨 하루 종일 당구 시합을 볼 수 있다. 국내 경기도 있고 국제 경기도 있다. 아무래도 국내 프로 선수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이제는 국내에서도 프로 선수들은 얼굴이 알려져 연예인 급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직 당구 대회가 많지 않고 상금도 약하지만, 프로 당구 선수들은 당구 만으로 생업이 가능해졌다. 상금 외에 유명세 만으로도 레슨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꽤 되는 모양이다. 'LG U+' 대회는 올해 우승 상금이 8천만 원이었다.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 하니 우승하고 나면 상금만으로도 상당한 수입이다.
얼마 전에 미리 시어머니 산소에 다녀왔다. 작년에는 추석 차례를 지내고 출발을 해서 늦기도 했지만 추석 당일이라 그랬는지 어머님 계신 메모리얼 파크 입구 훨씬 전부터 차들이 막혀 꼼짝을 못하는 상황이라 날도 더운데 몇 시간이나 고생을 했던 기억이 있어서 올해엔 먼저 다녀오기로 했다. 어머니를 모신 곳은 분당의 메모리얼 파크인데 이곳은 유명 연예인의 묘소도 있어 평일이어도 갈 때마다 수많은 화환과 생전에 팬이었던 분들인 추모객들로 붐비는 것도 보았다. 규모도 엄청나게 크고 주변 산세가 정말 깨끗하고 청량한 곳이다. 한편 생각해 보면
몇 해 전 소설 을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개인적으로 소설가 김훈을 좋아한다. 사물의 본질을 캐 들어가는 생각의 집요함에 몸서리가 나지만 그의 언어는 절제되고 담백하여 울림이 크다. 때로 그의 언어가 고답적이고 사변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산문집 을 읽으며 그 생각이 바뀌었다. 본질적으로 그의 언어는 머리가 아닌 몸의 언어다. 그가 ‘길’에 천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화 은 감독(황동혁)의 영화라기보다 작가 김훈의 영화다. 이미 원작을 통해 빽빽이 작가가 세워 놓은 말의 숲을 벗어나기가 쉽
나폴레옹이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그의 유명한 말이 생각난다. ‘내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 이 문구를 보고 많은 사람이 정말 불가능은 없을 거라며 희망을 품고 열심히 노력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필자 개인으로도 나폴레옹은 의미 있는 이름이었을 때가 있었다. 대학 시절 한창 미팅이 성행할 때였다. 여대에 다녔던 필자는 유능했던 과대표 덕분에 주로 연세대나 고려대 학생과의 미팅을 많이 했다. 과 전체가 한꺼번에 참석한 미팅도 있었으니 정말 미팅 전성시대라 할 수 있었다. 언젠가의 미팅에서 쪽지에 서로 맞는 인물을 찾아 파트너가 되는 방
추석, 하면 먼저 떠오르는 건 올려다보면서 소원을 빌어보는 휘영청 밝은 보름달. 방아 찧는 토끼가 보일 듯 말 듯 한 아이보리 빛의 둥근 쟁반 같은 달이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풍성한 차례 음식이 아닐까 생각된다. 가을에 햇곡식이 나고 정성으로 준비한 차례 상에 자주 볼 수 없는 시댁 가족들이 둘러앉아 “형수님, 맛있어요”라고 하는 말을 듣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요즘은 좀 간편해졌지만 예전에 추석이나 명절 상을 준비할 때는 보름 전쯤 생선 말리기부터 해야만 했다. 생선을 세 종류로 세 마리씩 홀수로 사 와서 손질을 하여
올해 추석 연휴는 오래전부터 관심의 초점이었다. 몇십 년 만에 나타난 개기일식이라도 되는 양 소문은 무성했고 언론은 떠들썩했다. 온갖 이유를 붙여 중간에 낀 2일을 휴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압력이 줄을 이었고 결국 그 소망은 실현되었다. 결혼을 앞둔 신부들은 무려 열흘이나 되는 기나긴 추석 명절을 시댁에서 보낼 수는 없다며 결혼을 연기했고, 예측대로 공항은 역대 최대의 여행객을 감당해야만 했다. 늘 틈만 나면 함께 여행할 것을 제안하던 딸애가 이번에는 아무 말이 없다. 그러면 그렇지! 드디어 연애가 시작된 것이다. 빨리 좋은 사람
가을용 파자마를 몇 벌 샀다. 날씨가 서늘해져서 새 잠옷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불과 보름 전 만해도 잘 때 알몸으로 자던 것과 비교하면 날씨의 변화가 너무 빠르다. 국내 대형 내복전문회사 직영점이라는데 살만한 파자마가 몇 벌 안 되었다. 한 벌에 5~6만원 내외였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다지만, 필자는 신축성 있는 파자마가 아니면 사지 않는다. 잘 때 침대 위에서 나도 모르게 이리저리 자세를 바꾸기 때문이다. 그런데 늘어나지 않는 원단으로 만든 파자마가 대부분이었다. 신축성 있는 파자마 세 벌을 샀다. 두 벌은 요즘처럼 간절기에 입
남한산성으로 들어가는 동ㆍ서ㆍ남ㆍ북 4곳의 성문이 있었는데, 동문은 좌익문, 북문은 전승문, 서문은 우익문, 남문은 지화문이라고 불렸다. 등산객들은 보통 마천역에서 서문으로 들어가거나 산성역에서 남문을 거쳤다. 어느 문으로 들어갈지 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 산행은 달랐다. 남쪽 지화문을 이용하였다. 영화 남한산성에서 ‘죄인 조선왕은 남문으로 나올 수 없다. 서문으로 나와서 항복하라.’는 청태종의 항복조건을 보고나서다. 남한산성은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통일신라시대 산성이다. 조선시대 인조 2년에 지금처럼 다시 고쳐 쌓았다
바이칼호수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깊은 호수임은 독자들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끄는 호수들 중에 하나 일 것이다. 필자는 지난여름 연해주 고려인 중앙아시아로의 강제이주 80주년을 맞아 국제한민족재단에서 주관한 ‘극동시베리아 실크로드 오디세이 회상열차’의 일원으로 희망 대장정을 다녀왔다. 극동 블라디보스톡 기차역을 출발하여 카자흐스탄 알마티까지 6,500여 km를 열차로 이어가는 긴 여정 이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블라디보스톡을 출발했
직장에 다닐 때는 명절 선물을 하기도 하고 받기도 했다. 명절 때만 되면 무슨 선물을 해야 하나 하는 고민도 많았다. 선물은 하는 사람의 정성이라고 하지만 받는 사람이 좋아할 선물을 찾아야 했다. 잘못하면 주고도 욕 얻어먹는데 그런 적도 있었다. 그렇다고 무슨 선물 할까요 라고 물어보기도 어렵지만 가격 또한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받으면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선물은 양주 선물이었다. 양주를 좋아하지 않는 기질도 있지만 집에서는 술을 먹지 않기에 받으면 남들에게 주는 것으로 항시 끝장이 났다. 퇴직을 하니 이런 굴레에서
테니스라는 운동을 즐기고 있다. 동네 가까운 곳에 테니스장이 있다 보니 접근성도 좋고 골프보다 돈도 적게 들고 언제나 나가면 운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점이 장점이다. 테니스는 혼자 할 수 없으니 동호회에 가입하여 회원들과 잘 어울려야 한다. 같은 취미를 매개체로 하여 똑 같은 권리와 의무를 함께 지는 동호회원은 어떤 때는 가족보다 더 친밀하다. 운동을 하고 국밥도 같이 먹고 맥주 한잔씩을 하다보면 쌓인 세월만큼 새록새록 정이 깊어진다. 길흉사에도 참석하고 야유회를 함께 다녀오기도 한다. 우리 테니스 동호회는 회원만 80여명에
전남 구례 하면 화엄사(華嚴寺)가 떠오르는 것은 필자가 근 반세기 전 찾아갔던 기억에서 비롯한다. 당시 천년고찰 화엄사를 감싸듯 둘러싼 뒷산이 폭설 속에서 온통 은백색의 아름다운 나라를 펼쳤었다. 그 하얀 세상에서 거대 각황전(覺皇殿)이 당당하게 우뚝 서 있었던 모습을 생각하면 언제든 아름답게 다가온다. 웅장한 목조 건물, 그리고 ‘단청(丹靑)하지 않은 無’의 아름다움이 주변 은백색 세계와 어울린 자태에 특히 매료되었었다. 아주 별난 아름다움의 세계를 본 것이다. 오래전 화엄사에 갔다가 경내 안쪽에 자리한 구층암(九層庵)을 보면
경원선 백마고지역 개통 후 기차를 타고 철원평야에 처음 갔다. 경원선의 종착역이자 출발역인 백마고지역은 대한민국 최북단에 위치한 철도역이며 2012년 개장되었다. 이 역은 한국전쟁 중 치열했던 백마고지 전투공방전을 기념하기 위해 역 이름으로 명명했다. 신탄리 고대산에서 멀리 내려다보았던 그것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철원군의 남부는 대체로 산지를 이루어 금학산ㆍ고대산 등이 있다. 임진강 지류인 한탄강이 군의 동부를 남북으로 흐르는데, 용암대지 위를 흐르면서 전형적인 유년기의 침식곡을 형성하였다. 하안에는 주상절리와 수직단애가
9월 26일 화요일 8시에 강남 시니어 플라자 해피 미디어단은 오대산 월정사를 향하여 출발했다. '노인 영화제'에 출품할 영화 촬영을 하기 위해서였다. 우리 미디어단은 메인 기자와 두 세 명이 보조하여 영화를 찍고 나머지 단원은 엑스트라 역할을 했다. 뒤늦게 서양화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우배순 선배님은 영화 시나리오까지 써서 우리를 놀라게 했다. 얼마 전 공개 오디션으로 선정된 남 주인공과 여 주인공도 우리와 함께 탑승했다. 해피미디어단 서포터팀장인 임은정과장님도 함께 했다. 단원 중의 한분인 최기자님이 병환 중이라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