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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해 농사를 마감하다
- 필자가 사는 오피스텔 화단은 허리 높이의 지저분한 쓰레기장이었다. 인근 PC방 청소년들이 담배꽁초나 음료수 빈병을 버리는 지저분한 곳이었다. 필자는 4년 전 종로5가 묘목상에서 머루나무 한 그루를 샀다. 화분에 담긴 가냘픈 가지에 머루 한 송이가 눈에 들어 와 샀고 실내에서 키웠었다. 그러나 북향집이라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어 이듬해 봄에 오피스텔 화단 한 구석에 옮겨 심은 것이다. 그런데 이 머루나무가 예쁜 초록 잎을 내밀더니 한 여름에는 화단을 온통 덮을 만큼 넝쿨을 뻗으며 괴물처럼 자랐다. 수없이 넝쿨 가지를 새로 뻗으며
- 강신영 시니어기자 201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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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주가 보낸 손편지 답장
- 외손자에게 손편지를 받았다. 지난 추석 전에 쌍둥이 손녀·손자와 외손자 세 손주에게 처음 썼던 내 손편지에 대한 답장이다.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것 같은데 생각만 머리를 맴돌아 며칠 동안 썼다 지우기를 반복하였었다. 이 녀석도 편지를 처음 쓰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을 터이다. 외할아버지께 할아버지 우리 요즘 많이 못 보았죠? 저희가 서울에서 가장 많이 가본 데가 할아버지네 집 같아요. 저희도 서울 많이 놀러갈 테니까 할아버지도 세종 많이 오세요. 그리고 모기는 어쩔 수 없이 물리잖아요. 모기 잡지 마셔도 돼요
- 백외섭 시니어기자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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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나스케’를 아시나요?
- 지방에서 일하고 있는 남편이 선물로 받았다며 분홍색 보자기에 싸인 플라스틱 통을 들고 왔다. ‘나나스케’라는데 그게 뭐냐고 묻는다. 나나스케, 정말 오랜만에 보는 장아찌 음식이다. ‘나라스께‘ 라고도 불리지만 필자가 어릴 때부터 먹어서 아는 이름은 ’나나스케’이다. 단무지 종류로 보여도 전혀 다르고 고급스러운 ‘나나스케’는 어감으로 보아 일본이름인 것 같고 동봉된 설명서를 보니 울외 장아찌라 쓰여 있다. ‘나나스케’는 늙은 오이인 노각이나 참외로 만든다고 알고 있었는데 울외라고 쓰여 있으니 참외종류가 맞는 것 같으며 이 장아찌를
- 박혜경 시니어기자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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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난대비훈련 실전체험기
- 작년에 이어 사상 두번째 규모5.4 지진에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사상 처음 수능시험이 연기되고 수백 차례 여진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우리나라도 지진에 자유롭지 못하다.’고 입을 모은다. ‘재난방송’이 날마다 화면을 가드 채운다. 시민의 관심을 끌기 좋다. 하지만 뭔가 조금 부족하다. 지난 해 재난대비 실전훈련에 몇 차례 참가하였다. 작년 이맘 때 소방재난본부 보라매안전체험관에서 안전체험이 열렸다. 체험행사는 화재대피와 소화기·풍수해·지진체험 등을 주제로 하였다. 각 코스마다 시청각 교육과 체험실습으로 진행하였다. 안전체험의
- 백외섭 시니어기자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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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로 무임승차 소고
- 버스나 기차를 탈 때 운임을 내지 않고 타면 무임승차가 된다. 그러나 법적으로 무임승차를 허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가유공자이거나 지하철의 경우 65세 이상의 노인들이 해당된다. 특히 지하철의 적자 운운하면서 65세 이상 고령자의 무임승차를 문제 삼으며 신분당선의 경우 독자적으로 경로무임승차제도를 폐지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단순히 노인들이 젊은이 등에 빨대를 꼽고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우리나라를 이만큼 잘 살게 한 이면에는 지금의 노인들이 흘린 땀과 눈물이 있다. 그들이 받아야 할 정
- 조왕래 시니어기자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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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득빈승(不得貧勝)
- 바둑 천재 이창호의 좌우명이다. ‘부득빈승(不得貧勝)’이란 바둑용어로 ‘욕심이 과하면 승리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나이 들면 승부가 걸린 것은 피하라’는 말이 있다. 승부에 집착하다 보면 상대방과 다툴 수도 있고 자신에게도 건강 상 좋지 않다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 약간의 긴장은, 약간의 스트레스로 오히려 정신 건강에 좋다고 생각한다. 댄스 경기에 나가 보면 경기시간 종목당 2분 동안 틀리지 않고 춤을 춰야 한다는 긴장감이 있어 좋다. 아직까지 여러 번 경기 대회에 출전하면서 순서를 까먹은 적은 없다. 그만큼 많은 연습과
- 강신영 시니어기자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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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전 경기의 차이
- 강신영 시니어기자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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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의 장례식 날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 "신이 내린 목소리" 지휘하는 모습 자체가 예술인, 그러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명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그녀를 이렇게 극찬하였다. 지난주 목요일 밤 9시 50분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 특집'이 방송에서 나오고 있었다. 화려한 콜로라투라 성악가인 그녀는 성공한 예술가이자 훌륭한 인품의 사람이었다. 몇 년 전 예술의 전당에서 김윤환 선생님의 오페라 해설을 듣던 중이었다.(김선생님은 무지크 바움 회원으로 오페라 해설의 달인이다.) 김 선생님은 조수미님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의 공연실황을 영상으로 보여주며 그때의 상황을 들려주
- 박애란 시니어기자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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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독 해소에 좋은 ‘파크골프’
- “하루에 한 가지 취미를 즐기면 우울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외국 속담이 있지요. 누구나 현직에 있을 때는 이런저런 이유로 운동을 하거나 취미를 즐기는 기회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년퇴직이든 명예퇴직이든, 퇴직 이후 직장 동료나 후배·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인데, 이런 때일수록 나를 즐겁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스스로 찾아보고 경험해보려고 노력하셨겠지요. 이런 면에서 저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마도 3년 전의 일일 듯싶네요. 퇴직 후 동네 공원에 운동하러 갔다가 배드민턴을 하는 사
- 김태형 동년기자 2017-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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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약 먹는 기분처럼 흥이 돋는다
- 1976년 여름밤, 진하해수욕장에서의 남녀 신입사원들을 위한 캠프파이어는 현란했다. 어둠 속에서 익명성이 확보된 100여 명의 격렬한 댄스파티는 젊음의 발산 그 자체였다. 그중 열정적이고 현란하게 춤을 추어대는 한 여직원의 실루엣이 너무 멋있어 끝까지 따라가서 얼굴을 확인해보니 순박하고 어려 보이기까지 했다. 익명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자유로운 자기표현을 가능하게 하는가를 실감했다. 그리고 이어진 장기자랑에서는 흥이 오른 젊은이들이 끼를 경쟁적으로 선보여 필자의 경쟁심을 자극했다. 필자도 용기를 내어 국통과 식기를 악기로 삼아 중모
- 이두백 동년기자 2017-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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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소년의 꿈을 다시 펼치다
- 은퇴하면 고생은 끝나고 안락한 행복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인생 100세 시대를 어떻게 하면 더 보람 있게 살 수 있을까?’가 문제였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섰다. 어린 시절부터 마음 한구석에 두고 실현하지 못한 글쓰기에 대한 꿈이 되살아났다. ‘문학소년의 꿈’이었다. 은퇴하자마자 처음 문을 두드린 곳이 관악 기자학교였다. 기사작성의 실전교육을 마친 후 몇 군데 교육기관에서 공부를 하고 기자가 되었다. 밤새워 글을 쓰면서 블로그 활동도 했다. 세상과 대화하는 또 다른 길이 열렸다. 하지만 뭔가 부족했다. 수년
- 백외섭 동년기자 2017-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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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금융판매, “김장 릴레이로 사랑을 나눠요”
- 재무설계 컨설팅 전문업체 글로벌금융판매가 12월 중순 구로구와 함께 ‘서울김장문화재’ 김장 릴레이에 참여하여 저소득 소외계층에게 김장김치를 전달한다. 12월 12일 글로벌금융판매가 지원하는 김장김치 250박스를 끝으로 김장 릴레이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글로벌금융판매는 2014년부터 4년째 김장 나눔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금융판매는 지난 11월 7일 태국 파타야에서 2017년 영업 우수 해외연수 및 시상식을 성공리에 개최했다. 11월 7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시상식에는 32명의 영업 우수 수상자가 선정됐고 트로피
- 정지은 기자 2017-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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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영감의 아내
- IMF로 나라 경제가 바닥일 때 잘 나가던 회사가 적자로 돌아섰다. 2년 먹고 살 것 남겨 놓았지만 매출은 “0” 시간도 생겼으니 공부나 하자는 생각으로 대학원 유통, 마케팅 과정을 신청해 등록허가를 받았다. 인생은 한 쪽 문을 닫으면 다른 쪽 문을 열어준다더니 내 생의 한 획을 긋는 계기가 되었다. 수업이 야간 늦게 끝나기에 서로 바삐 차로 귀가들 하는데 캄캄한 길을 걸어가는 분이 계셔 방향을 물었더니 조금만 돌아가면 되는 코스여서 함께 가자했다. 그 다음부터 수업시간이면 자연히 옆 자리에 앉아 함께 수업을 받았다. 수강생 인적사
- 한정수 시니어기자 201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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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오 장인 서병익 , 진공관 오디오의 특별한 비밀을 밝히다
- 오디오에 관심있는 독자들에게 은 진공관 오디오를 위한 기술적 에세이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 오디오 장인 서병익은 13살에 처음 광석라디오를 제작하며 오디오 세계를 접했다. 그는 오디오 업계에서 직업인으로서의 삶을 보낸 후,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건 서병익오디오를 설립하여 오디오를 만들고 있다. 그의 오디오 제작 지론은 ‘대를 이어 물려줄 오디오를 제작한다’였다. 오디오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알려진 이름이었던 서병익이 대중에게도 알려질 수 있었던 계기는 드라마
- 김영순 기자 2017-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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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라피티, 회색빛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다
- 2017년 7월, 그라피티 전시회가 서울에서 열렸다. ‘얼굴 없는 거리의 화가’로 유명한 영국인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Banksy)의 작품을 모은 전이었다. ‘길거리 낙서’, ‘불법 행위’로 보는 시선이 있어 쉽지 않았을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뒤이어 열린 전도 흥행에 성공하며 그라피티의 새로운 가치를 보여줬다. 그라피티 작가들은 분사되는 스프레이를 통해 자유를 표출하며 때론 현대사회의 문제를 해학적 그림으로 표현해 지적한다. 깡통 스프레이는 회색빛의 거리를 화려하게 변신시키고 흥미로운 장
- 정지은 기자 2017-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