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이 왔다. 그러나 조석으론 앙칼지게 싸늘해 긴가민가하다. 3월 초의 날씨는 변덕스럽다. 영동지방 산간엔 며칠 전 폭설이 쏟아졌다. 예년과 달리 저 아랫녘 남도에도 아직은 꽃이 드물어 썰렁하다고 들었다. 발 빠른 봄의 전령 매화조차 뜸을 들이고 있다 하니 알조다. 원주시 호저면에 있는 사니다정원에서도 봄의 새뜻한 얼굴을 찾아보긴 어렵다. 겨울의 마지막 구간을 빠져나오고 있는 정원이다. 두리번거리며 찾아도 새파랗게 올라온 풀 하나 볼 수 없다. 지상은 그렇더라도 땅 아래 사정은 다를 수밖에 없는 계절이다. 이미 튼 싹눈들의 아우성
요즘 SNS를 열면 익숙한 얼굴들이 하나같이 그림처럼 바뀌어 있다. 챗GPT의 이미지 리터치 기능으로 만든 ‘지브리 스타일’ 사진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것. 이제 사람들은 화면 속 감성에서 벗어나, 실제로 그 풍경을 만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국내에서 지브리 감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드라이브 명소들이다. ▲단양 이끼 터널 푸르게 피어난 나무와 촘촘히 깔린 이끼들. 지브리 애니메이션 속 한 장면처럼 감성을 자극한다. 마치 의 풍경을 눈앞에 옮겨놓은 듯하다. 충북 단양군 적성면 애곡리 129-2 ▲인제 자작나무 숲
●Exhibition ◇초현실주의, 100년의 환상 일정 5월 11일까지 장소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초현실주의 선언’ 발표 100주년 되는 해를 기념하는 특별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스코틀랜드 국립미술관의 소장품을 만나볼 수 있다.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막스 에른스트, 호안 미로, 마르셀 뒤샹,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초현실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주요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100여 점이 전시됐다. 20세기 초 서구 예술 운동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초현실주의는 예술의 영역을 넘어 현대 사회에 중요한
다시 봄이 왔다 어김없는 계절의 순환 속에 들판의 나무들은 새순을 틔우고 햇살을 머금은 잎사귀들이 빛을 반사하며 반짝인다 그리하여 싹을 틔우고, 자라고, 때가 되면 잎을 떨구며 하늘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나무들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삶의 깊이를 배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그 이름 아래 스며든 열 번의 봄, 열 번의 여름과 가을, 그리고 겨울 강산이 한 번 바뀔 동안 묵묵히 길을 걸어온 발자취 그 지난한 시간 속에서 탄생과 변화, 그리고 성장을 거듭하며 더 넓은 길을 향해 나아가리라 끝없는 여정을 응원하며 또 하나의 찬란한 계절
고사성어는 세대를 초월하며 삶의 지혜를 전한다. 이러한 고전의 가치를 현대적 맥락에서 재조명하는 책, ‘손주에게 물려줄 아버지 고사성어’가 출간됐다. ‘손주에게 물려줄 아버지 고사성어’는 저자인 조성권이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전수받은 삶의 지혜와 교훈을 97개의 고사성어를 중심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가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되기까지의 성장 과정에서 겪은 다양한 일화와 이에 연관된 고사성어의 교훈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전달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저자의 생생한 경험을 통해 고사성어가 독자와 직접 소통한다는 점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같은 매체를 통해 사상적으로, 정서적으로 젊고 행복한 가치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 10년 후에도 감사할 수 있는 매체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2016년 창간 1주년 행사에서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남긴 말이다. 그의 기대대로 본지는 창간 10주년을 맞았다. 숱한 성장통을 이겨내니 감사한 시간이 찾아왔다. 2014년 ‘브라보 마이 라이프’(이하 ‘브라보’)는 온라인 매체로 시작을 알렸다. 같은 해 6월 타블로이드 격주간지를 발행, 이듬해 1월 현재의 월간지를 창간했다. 당시 타 세대를 위한 잡지는
아내와 나는 한 살 터울이다. 내가 한 살 더 많지만 소통에서는 아내가 한 수 위다. 아내가 잘하는 다섯 가지 소통 길게 말하지 않는다. 특히 내게 말할 때 그렇다. 말이 짧다. 짧은 만큼 명료하다. 군더더기 없이 단호하다. 되는 건 되고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같은 말을 두 번 하지도 않는다. 한다면 하고야 만다. 타협이나 요행을 기대하지 말고 말할 때 잘 들어야 한다. 말이 갖춰야 할 요건이 쉽고, 짧고, 명료하고, 정확한 것이라면, 아내의 말은 이 모든 것을 갖췄다. 비교하지 않는다. 자신과 남을 견주지 않는다. 자신이
이런! 얼어붙은 겨울날의 화수목정원에 의외로 관람객이 많다. 살을 에는 혹한에 아랑곳없이 정원을 천천히 거닐며 겨울 서정을 즐기는 사람들. 바야흐로 민간정원의 전성기가 도래한 걸까. 전국 곳곳에 개성을 돋운 정원들이 산재한다. 덩달아 정원 애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머릿속 잡동사니를 비울 수 있는 멍때리기에 적격인 은신처가 드물고, 기댈 만한 언덕도 없는 도시를 벗어나 정원의 식물들과 사교하는 일은 사실 드라마틱한 행위다. 감관이 깨어나면서, 글라스에 향기로운 와인이 채워지듯 불현듯 심신에 차오르는 활력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3월이다. 이 땅에 사는 사람이라면 3·1운동을 먼저 떠올리는 달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였던 1919년 3월 1일, 우리 선조들이 독립선언서를 발표하고 이를 온 세계에 알린 역사적인 날이다.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던 그날의 함성은 어느덧 106년 전의 이야기가 되었다. 하늘 아래 편안한 땅 천안(天安), 천안시 동남구 목천마을에는 뜨거웠던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억하고 되새기며 가치를 기념하는 독립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다. 간밤에 온 대지에 뒤늦은 춘설이 살짝 내렸다. 이른 시간의 목천 땅은 고요하다. 하늘을 향해 나는 새의 날개처럼 활짝
●Exhibition ◇그때, 이곳의 기록-청계천 판자촌 일정 3월 30일까지 장소 서울역사박물관 분관 청계천박물관 1960~70년대 청계천 주변 판자촌과 당시 생활상을 조명하는 전시다. 청계천 판자촌은 6.25전쟁 이후 서울로 몰려든 사람들이 청계천 주변에 거처를 마련하며 형성된 공간으로, 상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주민들은 공동 수도와 공동 화장실을 이용했다. 전시는 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구와바라 시세이, 노무라 모토유키, 홍순태의 사진 80여 점이 공개됐으며, 3부로 구성됐다. 1부 ‘판자촌 풍경’은 청계천 판자
한국소아암재단은 가수 임영웅을 응원하는 팬클럽 '영웅시대'의 열정적인 응원 덕분에 임영웅이 선한스타 2025년 2월 가왕에 선정되었으며, 이에 따른 상금 200만 원이 소아암·백혈병·희귀난치질환 환아들의 치료비 지원을 위해 임영웅의 이름으로 기부했다고 밝혔다. 선한스타는 스타의 선한 영향력을 응원하는 기부 플랫폼으로, 앱 내에서 가수의 영상과 노래를 감상하며 미션을 수행하고 응원을 통해 순위에 따른 상금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임영웅은 선한스타를 통해 현재까지 총 9796만 원의 기부금을 기록했으며, 지난 1월 31일에는 넷
나는 여지없는 꼰대다. 아들이 고등학교 3학년 됐을 즈음, 출근할 때마다 이 녀석 머리맡에 격려의 쪽지를 썼다. ‘오늘도 고생해라’, ‘너를 믿는다’, 내 진심이었다. 어느 한마디 허투루 한 말이 없다. 직장 생활로 정신없고 시간도 없던 내가 아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었다. 그 정도로 아버지의 사랑을 표현하면 감동할 줄 알았다. 고등학교 3학년이 끝나갈 무렵 아들에게 물었다. “아빠가 쓴 거 잘 읽었어?” 아들이 뭐라고 했을까. “아침마다 잔소리 듣는 게 싫었어요.” 솔직히 충격이었다. 나의 진심이 잔소리로 치부되다니.
시니어 전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2025년도 우수콘텐츠잡지’에 선정됐다. 2017년과 2018년에 이어 6년 만의 성과로, 중장년층을 위한 금융, 건강, 생활, 문화 등 다양한 콘텐츠와 노년 세대에 대한 사회적 시각을 다룬 심층 기획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우수콘텐츠잡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잡지협회가 주관하는 사업으로, 국내 잡지 산업의 질적 발전을 도모하고 문화 소외지역 및 관련 기관에 우수 잡지를 보급하기 위해 운영된다. 올해는 시사·경제·교양·문화예술 등 9개 분야에서 총 130여 종의 정기간행물
발걸음마다 오랜 시간 품은 옛이야기를 듣는다. 깊은 산중에 난 흙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때 묻지 않은 숲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는다. 느긋한 마음으로 호젓하게 걷는 그 길 위에선 작은 것에도 너그러워질 수밖에 없다. 연풍새재 옛길, 걷다 보면 흔적마다 생생한 이야기가 묻혀 있다. 새들도 쉬어 간다는 험준한 조령(鳥嶺)을 넘어 걸었던 민초들의 그 길 위에 내 발걸음도 얹는다. 풍경으로 역사를 읽다 연풍, 이름만 들으면 누군가는 오래전의 영화 ‘연풍연가’를 떠올릴 수도 있다. 배우 장동건과 고소영의 청춘스타 시절 로맨스 멜로 영화 제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