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 종로구에 위치한 조계사에서 ‘2025 선명상의 밤 템플스테이’ 행사가 오는 27일 저녁 7시부터 8시 반까지 열린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명상체험을 넘어 명상과 예술, 수행이 어우러지는 공연형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는 조계사의 고요한 마당 위에서 은은한 달빛 아래 다양한 명상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선명상의 밤’은 내면의 고요와 온기를 깨우는 시간으로, 바쁜 일상 속 쉼이 필요한 사람들, 명상과 불교문화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이다. 특히 고즈넉한 밤, 자신과 마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
우림정원엔 볼 만한 게 많다. 정원 초입에 있는 냇물부터 눈요깃감으로 충분하다. 낮고 수줍은 물결이 윤슬을 반짝이며 흘러간다. 정원을 보러 왔다가 저 곱살한 물길의 행선지가 궁금해 둑을 따라 그만 먼 곳으로 걸어간 사람도 있으리라. 정원으로 들어선다. 느티나무 노거수 아래를 지나 산책길로 접어들자 일변 숲의 피톤치드가 훅 끼쳐온다. 소로 양쪽엔 메타세쿼이아가 도열해 있다. 저만치엔 그 거목들이 연출한 소실점이 아른거려 살짝 드라마틱하다. 매정하게 가뭇없이 멀어진 정인 하나쯤 호명해보라고 만들어놓은 길일지도 모른다. 정원은 그지없이
권여선 작가의 동명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봄밤’ 이 오는 7월 9일 개봉을 확정했다. 죽음과 사랑, 상처와 침묵이 교차하는 감정선을 시적으로 풀어낸 이번 작품은 원작 소설이 지닌 문학적 서정과 통증을 스크린으로 옮겨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봄밤’은 국어교사였던 ‘영경’과 철공소를 운영하던 ‘수환’이 각자의 상실과 파국을 겪은 뒤, 친구의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재회하는 이야기다. 파혼과 병, 알코올 중독 등으로 삶의 밑바닥을 경험한 두 인물이 서로의 고통을 말없이 응시하며 조심스럽게 관계를 쌓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배우
올해로 67회를 맞은 ‘2025 서울국제도서전’이 지난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내렸다. 총 530여 개 출판사와 단체가 참여한 이번 행사에서는 다양한 국가와 세대의 독자들이 책을 매개로 소통하는 가운데, 도서 콘텐츠의 흐름 역시 다층적으로 나타났다. 도서전 현장에서는 ‘나이 듦’, ‘돌봄’, ‘가족’, ‘관계’, ‘삶의 성찰’ 등 개인의 경험과 사회 구조가 교차하는 주제를 다룬 책들이 주목받았다. 이는 최근 출판계 전반에서 정체성과 감정, 생애주기 전환점에 주목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해당 경향 속에서 중장년층 독자들의
한국관광공사가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 참가자들을 위한 산불 피해지역 여행 지원 특별 상품을 출시했다고 24일 밝혔다. 해당 상품은 ‘여행이 있는 금요일, 영덕으로 떠나는 특별한 여행’으로, 지난 20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처음 진행했다. 이번 특별 여행 상품은 ‘지역을 살리는 여행, 마음을 잇는 동행’ 캠페인의 일환으로, 산불 피해 지역의 빠른 회복을 지원하고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여행 참가자들은 전용 버스를 이용해 영해만세시장과 괴시리 전통마을 등 영덕의 주요 명소를 둘러보며 지역의 정취를 즐겼다. 또,
북인북은 브라보 독자들께 영감이 될 만한 도서를 매달 한 권씩 선별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해당 작가가 추천하는 책들도 함께 즐겨보세요. 바쁜 하루를 보냈지만, 돌아보면 ‘내가 뭘 했지?’라는 허무함이 밀려오는 밤. 이러한 순간들은 단순한 피로 때문일까? 아니면 정말 내 머리가 굳어버린 걸까? 우리는 이런 순간을 두려워한다. (…) 하지만 인지심리학에서는 이런 ‘버퍼링 순간’에 주목한다. 당신의 뇌는 지금도 일하고 있다. 단지, 표면적으로 보이지 않을 뿐이다. - ‘버퍼링 씽킹’, 21p ‘은퇴’라는 단어엔 여러 감정이 얽혀 있다
시니어는 물론 가족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모두투어가 ‘중앙아시아 기획전’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번 기획전은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의 중심지이자 매력적인 신흥 여행지로 떠오른 중앙아시아 테마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대표 3개국을 중심으로 총 4가지 테마 상품으로 구성했다. 한 나라만 집중적으로 둘러볼 수 있는 일정부터, 세 나라를 아우르는 10일 완전 일주 코스까지 선택할 수 있다. 기획전 대표 상품인 ‘골든링루트 카자흐스탄 알마티 핵심 투어 6일’은 남동부 카자흐스탄의 대표 자연과 문화 명소를 두루 둘러보는
섬 같은 날이 있다. 잘 버티며 살다가도 무너질 것만 같은 날이 있다. 요즘, 내가 그랬다. 이런저런 어수선한 일들이 많았는데, 특히나 회사 일감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 문제였다. 그간 게을렀나 싶어 일에 더 집중을 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혼자인 날이 늘어갔고 삼십대 힘들었던 기억이 자꾸 고개를 들었다. 기어코 지난 연말에는 마음의 힘을 잃고 우울에 빠졌다. 이런 상황을 주위에 들킬까 싶어 더 분주한 척 보냈다. 감추다 보니 더 혼자였다. 그 우울한 공간으로 2002년 어느 날의 ‘끊어진 넥타이’가 떠올랐다. 책장을 뒤
직장 다닐 적에는 말하는 게 가장 두려웠다. 늘 말을 피해 다녔다. 그래서 말이 필요 없는 일을 했다. 다른 사람의 글을 쓰는 일은 듣는 귀만 있으면 됐다. 직장을 나와서는 말을 해야 했다. 전에는 말만 잘 들으면 월급도 받고 승진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말을 해야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래서 말을 다시 배웠다. 엄마에게 말을 배운 이래 두 번째 말 연습을 했다. 그 방법은 이렇다. 첫째, 혼잣말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중얼거리며 혼자 노는 걸 즐겼다. 혼잣말의 역사가 길다. 나의 혼잣말은 생각, 감정, 양심 세 갈래다. 먼저
살면서 나의 노력이나 의지로 해결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건강이었다. 2021년 10월 30일. 내가 살아온 인생 중 그 어떤 날보다 잊을 수 없는 날….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여름. 7월 6일 1차 코로나 예방접종을 했고, 3주 뒤인 7월 27일 2차 코로나 예방접종을 했다. 그러고는 1~2주 후부터 나의 왼쪽 윗눈이 서서히 꺼지기 시작했다. 고민 끝에 성형외과를 방문해 상안검 수술을 했다. 그 후 서서히 수술받은 왼쪽 눈이 감기고, 사시가 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안과를 가서 여러 검사를 진행했는데, 본래 사시가 없던
간밤엔 장대비 쏟아지더니 고석정 계곡엔 물이 넘쳤네. 맑은 햇살 퍼지는 오늘 아침, 물 넉넉한 계곡, 걷기도 참 좋다. 허나 세상 이치란 그런 것, 급히 채운 복엔 흠이 따르기 마련. 맑고 풍성한 물줄기, 어디 한꺼번에 다 갖출 수 있으랴. 푸르른 숲속, 바위 절벽은 예전 그대로, 바람은 불고 마음은 들떠 에헤라디야 뱃놀이 나서본다.
마음이 어수선할 땐 걷는다. 건강을 위해서 걷는다고들 하는데 이 또한 건강한 마음을 위한 걷기가 된다. 강원도 영월에 다녀왔다. 청량한 공기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숲길 따라 걷고 무수한 계단을 숨차게 걸어 올라갔다. 강물이 불어나면 자손들이 건너지 못할까 나무를 엮어 만들었던 섶다리를 건넜다. 한참 전의 영화 이야기가 담긴 곳에선 마음의 힐링을 얻었다.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섬처럼 형성된, 그 옛날 어린 임금이 머물던 유배지의 초여름 풍경은 아련했다. 31번 국도를 따라 초여름의 영월을 만났다. 하늘과 맞닿은 초록 세상 속으로,
데뷔 40년 차 배우 채시라가 무용수라는 꿈을 이룬 무대, 국립정동극장의 전통연희극 ‘단심(單沈)’이 주목받고 있다. 국립정동극장 개관 30주년을 기념한 ‘K-컬처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으로, 한국 전통문화의 미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공연 소개 일정 6월 28일까지 장소 국립정동극장 연출 정구호 출연진 •심청 : 조하늘, 박지연, 박정은, 이수빈/ •용궁 여왕 : 채시라, 나래/ •심봉사 : 이혁, 최재원 등 러닝타임 약 75분(인터미션 없음) 관람료 전석 6만 원 ◇관람 포인트 · 고전 설화 ‘심청’ 현대적 재해석 ·
‘내가 시를 보내면 자네가 그림을 보내주게(詩去畵來之約 시거화래지약).’ 정선(1676~1759)의 ‘시화환상간’에 사천 이병연(1671~1751)이 남긴 글귀다. 정선은 진경산수화의 대가로 유명하지만, 시와 그림을 통해 벗과 우정을 나누는 소탈한 모습도 지녔다. 겸재 정선의 잘 알려지지 않은 삶과 예술 세계를 더욱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18세기 조선 회화의 전성기를 이끈 정선은 ‘겸손할 겸(謙), 공경할 재(齋)’를 아우른 겸재를 호로 사용했다. 이는 ‘자신을 낮추어 겸손하게 한다’는 뜻으로, 그의 인생관이 고
‘한양가’, 만백성 사는 모습 다 있네 신원미상의 한산거사는 1844년 704행의 한글 가사를 통해 한양의 풍속과 문물, 풍경을 두루 담아냈다. 이 작품은 많은 여성이 필사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의미 깊다. 그는 한양을 두고 “팔로를 통하였고, 연경, 일본 닿았구나”라고 묘사했다. 오늘날 세계의 주목을 받는 서울의 모습이 조선시대 무역 중심지인 한양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엿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남대문 일대 시장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한 대목은 만물이 모이는 대도시 한양의 위세를 짐작하게 한다. ◆여행 정보 서울시 중구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