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많은 사람이 음식을 먹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셔터를 누르며 수많은 사진을 찍는다. 그러나 그 많은 사진 중에서 작품성을 인정받는 것은 많지 않다. 왜 그럴까? 사진에 대한 이해가 달라서다. 사진 촬영 작업을 “찍는다”라고 표현한다. 찍는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베낀다는 의미다. 똑같은 모양의 벽돌이나 붕어빵을 찍어내듯이... 寫眞이라는 한자 뜻은 “사물을 그대로 복사한다”. 있는 그대로 나오게 찍는 게 사진이라는 뜻이다. 사진을 시작한 서구에서는 “Photograph”라 한다. “빛(Photo)으로 그리는 작업(Graph)”을
벌거벗을 용기를 갖게 해주는 추천 도서 - by 김경록 스키너의 마지막 강의 (B. F. 스키너 외 공저) 지혜롭게 나이 든다는 것은 자신을 받아들이는 데서 비롯됨을 이야기한다. 긍정적 마음가짐이 풍부한 노후를 만든다고 조언하며, 후반생에 일어나는 신체적, 정신적 문제들을 해결해줄 구체적인 행동 대안을 제시한다. 인간의 대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저) 타인을 위한 배려와 책임을 두고 고민하는 주인공을 통해 전쟁의 무의미함과 상호 연대를 역설한다. 타인의 삶에 대한 책임감과 연대 의식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핵심 요소이자 삶의 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이 계속 되고 있어서 다들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나들이 보단 독서를 하며 봄을 맞이 해 보세요. 브라보에서 3월 신간을 소개합니다! # 화전가 (배삼식 · 민음사) 배삼식의 신작 희곡이다. ‘화전가’는 봄놀이에 꽃잎 전을 부쳐 먹으며 부르던 노래다. 제목과 의미와 대비되는 암울한 전쟁의 시기를 배경으로, 서로에게 의지하며 모진 세월을 꿋꿋하게 살아낸 여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 아름다운 딱따구리를 보았습니다 (미하우 스키빈스
우동집 앞에는 공원이 있었다. 11월의 찬바람에 느티나무 잎이 하나둘 떨어지고 있었다. 내가 벗어던져야 할 지난날의 안락했던 생활의 옷처럼 그렇게 낙엽이 떨어지고 있었다. 공원 안에는 낡은 의자가 몇 개 놓여 있었고, 수북하게 쌓인 나뭇잎 위에 소주병이 몇 개 던져져 있었다. 낭만을 말하기에는 현실감의 무게가 너무 큰 풍경이었다. 누군가 먹고 버린 소주병이 낙엽 위에서 뒹굴었다. ‘공원이 있어서 다행이야. 이제 이 공원의 느티나무와 사귀어 친구가 되어야지. 내가 가는 곳마다 다행히도 나무들이 늘 있었어.’ - '행복한 우동가게' 중
겨우내 기다려 딱 하룻밤 품에 안겼던 하얀 세상, 그 하얀 산에서 내려오자 그리워지기 시작해 지난 열흘간 몸살을 앓았다. ‘또 한 해를 기다려야 하나?’ 겨울이 멀어져 갈수록 크고 따스하게 밀려드는 그리움, 마음의 고향 설산이 그려내는 ‘산 그리메’였다. 기어코 다시 배낭을 꾸려 흥얼거리며 그곳으로 갔다. 열흘 만에 가는 길은 변함 없는데 눈은 다 없어졌다. 녀석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피해 땅속으로 숨었나? 아무리 살펴도 차창 밖 산 속엔 눈이 없다. 도성고개(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연곡리와 일동면 사직리에서 가평군 북면 적목리
“웰컴 투 시그나기(Sighnaghi)!” 예약한 숙소에 도착해 안내를 받으며 간 곳은 객실이 아닌 테라스였다. 파란 하늘 아래 짙은 녹음 속 밝은 산호 빛 마을의 모습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그림엽서 같았다. 포도밭이 내려다보이는 테라스 의자에 앉으니 주인아저씨가 수박과 와인을 가지고 왔다. 이곳까지 오느라 고생했다면서 와인을 한 잔 따른 후 건배 제의를 했다. 트빌리시 동쪽의 카헤티(Kakheti) 주에 있는 ‘시그나기’. 인구가 3000명 정도 되는 이 작은 마을에서 본 첫 광경이다. 조지안의 크베브리 와인 사랑 조지아인들의
음식을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리고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담았다. 방랑 셰프 임지호님의 자연주의 요리 이야기는 매체를 통해서 많이 보고 듣고 하던 터였다. 영화 시사회 초대를 받고 무조건 가기로 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세상이 뒤숭숭해도 잠깐 숨통 트여보자 싶었다. 지뢰를 피하듯 마스크와 장갑으로 무장하고 조심조심 동대문 메가박스까지 다녀온 것이 두 주 전이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밥정이든 요리 이야기든 할 소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저 영화 속 음식들을 들여다보기만 하다가 이제야 그 이야기들을 주섬주섬 꺼내
사진 대중화 시대다. 좋은 성능과 기능을 가진 카메라에 관한 관심이 높다, 새로 출시되는 모바일 기기에 장착된 제품에 대해서, 사진 취미활동과 사진 강의를 하는 나도 좋은 성능을 가진 카메라에 관심이 많기는 마찬가지. 사전예약 판매하는 “S20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알아봤다. 스마트폰은 세 종류(S20, S20 5G, S20 Ultra 5G)로 기종마다 카메라 기능에 차이가 있다(이 글은 제조사와 전혀 무관함을 밝혀둔다). 해상도의 비약적 향상 사진의 화질을 좌우하는 해상도(선명도/화질)가 놀라울 정도로 높아졌다. 현재 스마트폰 카
로제트(rosette)의 사전적인 뜻은 장미꽃 모양. 마치 장미꽃을 펼쳐놓은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말이다. 추운 겨울에도 잎은 광합성으로 당분 함량을 높여 동상을 막는 부동액 역할을 한다. 민들레, 질경이 달맞이꽃 등이 대표적인 로제트 식물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 은근과 끈기로 월동을 마친 이 로제트식물들이 지금, 3월 초 산과 들 그리고 길가에서 피어나고 있다. 보도블록의 틈새나 아파트 외벽의 작은 틈새의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이 발로 밟고 잡초라고 마구 뜯어내는 악조건 속에서도 생명을 유지하려고 새싹을 내고 새순을 내며 꽃을
조가비는 조개 등의 껍데기라는 뜻이다. 조개껍데기 또는 패갑(貝甲), 합각(蛤殼)이라고도 부른다. 세계 조가비박물관은 제주도 서귀포시 서홍동의 천지연폭포 옆 외돌개 근처에 있다. 아름다운 조가비와 산호를 주제로 하여 운영되고 있는 전문 박물관이다. 1979년도부터 제주와 세계에서 수십 년간 수집된 다양한 조가비를 진열해놨다. 지난 2월에 박물관 현장을 찾아갔다. 전시된 모든 조가비가 본래의 형태를 유지한 채 바다의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서양화가 출신 여성인 박물관장이 국내외를 돌아다니면서 직접 채취하고 수집했단다. 전시된 작품
시대를 앞서간 명사들의 삶과 명작 속에는 주저하지 않고 멈추지 않았던 사유와 실천이 있다. 우리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자유와 사랑과 우정 이야기가 있다. 그 속에서 인생의 방향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생각해본다. 이번 호에는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온몸으로 살았던 헬렌과 스코트 니어링을 소개한다.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봤을 바이블 같은 책이 있다. 바로 헬렌 니어링(Helen Nearing)과 스코트 니어링(Scott Nearing) 부부가 쓴 ‘조화로운 삶’(Living the Good Life)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마음만 동동 구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이번 호에는 최연 한국도자재단 대표가 후배에게 편지를 써주셨습니다. 1979년 늦가을부터 1980년 늦봄까지 궁정동에서, 한남동에서 그리고 광주에서 세 번의 총질로 한국의 현대사는 암흑의 구렁텅이로 빠져 들어갔고 그 긴 터널을 빠져나오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여러 사람의 희생이 따랐습니다. 제가 부치지 못한 편지를 쓰는 상대는 그 암울했던 시기에 어둠을 뚫고 이 땅에 새로운 대동세상을 만들려고
먹고살 만한 일을, 그리고 한 잔의 커피와 낭만적인 음악을 즐길 여유만 있다면 여기에서 무엇을 더 바라랴. 마음이 지극히 평온할 땐 그런 가상한 생각이 찾아든다. 그러나 ‘평온’은 흔전만전하기는커녕 희귀종에 가깝다. 위태로운 곡예를 연상시키는 게 생활이지 않던가. 광장시장의 빈대떡처럼 수시로 뒤집어지는 게 일상이다. 이 난리법석을 피해 흔히 주점을 찾아 소주병을 쓰러뜨린다. 그게 용한 대책이 아님을 아는 사람들 중에 어떤 이들은 미술관으로 피난을 간다. ‘피난’이라 썼지만 정확하게는 충전을 위한 행차, 또는 옹골찬 감성여행이다.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라는 유명한 시구(詩句)가 있듯, 엄동설한(嚴冬雪寒) 겨울을 물리고 봄을 불러온 건 8할이 바람입니다. 그리고 그 봄바람에 기대어 새록새록 피어나는 봄꽃의 8할은 바로 바람꽃입니다.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나도바람꽃, 홀아비바람꽃, 꿩의바람꽃, 회리바람꽃, 태백바람꽃, 만주바람꽃, 남바람꽃, 풍도바람꽃… 등등. 다양한 이름의 바람꽃들이 이르면 2월부터 늦게는 5월 말까지 봄바람 따라 바람처럼 피었다가 바람처럼 사라집니다. 얼음장처럼 꽁꽁 언 땅이 채 풀리기 전 갈잎을 비집고
● Exhibition ◇ 레안드로 에를리치:그림자를 드리우고 일정 3월 31일까지 장소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아르헨티나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 작가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개인전이다. 에를리치는 주로 거울을 이용한 착시 현상에 착안해 엘리베이터, 계단, 수영장 등 친숙한 공간을 소재로 한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눈으로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물리적 체험까지 가능한 그의 작품은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몸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총 4개의 전시공간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품 이미지를 활용해 제작한 영화 포스터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