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깊숙한 곳에 있는 셔츠, 철 지난 바지도 얼마든지 멋지게 입을 수 있다. 10년, 20년 뒤를 꿈꾸게 하는 ‘취향 저격’ 멋쟁이를 발견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좋다. 취향 앞에 솔직하고 당당한 태도를 배울 수 있다면, 노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면. 김동현 사진작가의 사진과 감상의 일부를 옮겨 싣는다. 첫 번째 주제는 손이다.
![(김동현 사진작가 제공)](https://img.etoday.co.kr/pto_db/2023/05/20230503175043_1880608_534_800.jpg)
(김동현 사진작가 제공)
1 내게 손은 가장 의미 있는 부분이다. 삶의 흔적이 가득 묻어 있기 때문이다. 손을 찍은 사진을 보면 인생이 느껴진다. 나이테와 같은 주름살과 결혼반지가 어우러진 친할머니의 손은 할아버지와의 사랑과 추억을 증명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0년이 넘었지만 할머니는 여전히 반지를 끼고 다닌다. 그런 할머니의 손을 보면서, 언젠가 내 손에 새겨질 삶의 나이테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하게 된다.
![(김동현 사진작가 제공)](https://img.etoday.co.kr/pto_db/2023/05/20230503175123_1880609_533_800.jpg)
(김동현 사진작가 제공)
2 각얼음을 연상시키는 액세서리로 무장한 아버님의 손.
![(김동현 사진작가 제공)](https://img.etoday.co.kr/pto_db/2023/05/20230503175203_1880610_533_800.jpg)
(김동현 사진작가 제공)
3 삼천포에서 미용실을 하는 어머님의 손. 어머님의 머리는 핑크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거의 모든 색상으로 염색을 해보시고는 뻔한 색이 재미없어 핑크색으로 염색했다고 말했다.
![(김동현 사진작가 제공)](https://img.etoday.co.kr/pto_db/2023/05/20230503175245_1880611_533_800.jpg)
(김동현 사진작가 제공)
4 성북동 새이용원 이덕훈 이발사의 손. 그는 19세부터 이발사인 아버지의 어깨너머로 이발 기술을 배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이발사다. 누구보다 멋진 손에 염색약이 묻어 있다.
![(김동현 사진작가 제공)](https://img.etoday.co.kr/pto_db/2023/05/20230503175321_1880613_533_800.jpg)
(김동현 사진작가 제공)
5눈에 띄는 지팡이를 지닌 아버님. 연락처를 ‘스핑크스 아버님’으로 저장해뒀다.
![(김동현 사진작가 제공)](https://img.etoday.co.kr/pto_db/2023/05/20230503175347_1880614_533_800.jpg)
(김동현 사진작가 제공)
6 ‘디올 어머님’. 별칭은 처음 뵈었을 때 ‘디올’(Dior) 브랜드 로고가 박힌 옷을 입고 계신 데에서 착안했다. 호탕하게 웃는 모습이 정말 멋있는 분이다. 그의 당당한 모습이 내 눈에는 코코 샤넬(패션 브랜드 ‘메종 샤넬’의 설립자이자 디자이너)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