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희귀·난치 병③] 천포창, 방치하면 생명까지 위협…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

기사입력 2014-03-25 14:44 기사수정 2014-03-25 14:44

▲천포창 치료 전·후 비교 사진. 경희피레토한의원 제공

천포창은 피부와 점막에 물집을 형성하는 만성 수포성 질환이다. 물집의 위치와 종류는 천포창 유형에 따라 다르며, 치료받지 않고 그대로 두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천포창은 대개 50~60세 중장년층에게 자주 나타나며, 계절적·남녀 간 발생 차이는 없다. 중장년층에서 천포창이 다발하는 이유는 오장육부의 기능 저하, 과도한 약물·항산화제·방부제·보존제 등 식품첨가물의 섭취, 음식섭취의 부조화, 생활 불안정 등 다양하다.

피부 표피에 나타나는 수포는 모든 종류의 천포창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수포는 세포를 붙드는 시멘트 질과 같은 역할을 하는 교소체가 파괴되면서 표피가 분리되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목·두피·점막·겨드랑이·서혜부에 부드러운 수포가 난다. 천포창은 표피 내 수포가 형성되는 위치, 임상소견 및 자가항원에 따라 ‘보통 천포창·증식성 천포창·낙엽상 천포창·홍반성 천포창·약물 유발성 천포창·가족성 양성 천포창’ 등으로 나뉜다.

▲천포창의 종류와 특징 (희귀난치성질환 헬프라인 자료 참고)

천포창은 일반적으로 자가 면역과 관련이 있다고 여겨진다. 자가면역질환은 신체로 침입하는 외부 물질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진 우리 몸의 자연 방어체계가 침입하는 외부물질을 공격하지 않고 자신의 건강한 조직을 공격하는 질환이다. 천포창은 대표적인 장기 특이성(organ-specific) 자가면역질환으로 자가항체에 의해 피부와 점막 표피 내에 수포를 일으킨다. 천포창은 고용량의 자외선·X선에 노출된 후 생길 수 있고, 항류머티즘제인 디페니실라민·항고혈압제인 캅토프릴·결핵약인 리팜핀과 같은 약물에 의해 유발될 수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천포창의 발생원인을 양독발반(陽毒發斑)·피부열독(皮膚熱毒) 등으로 보고 있다. 경희피레토한의원 강재춘 원장은 “심부 온도(Core temperature) 저하로 인해 체온을 보존 유지하기 위해 체온조절중추인 시상하부(Hypothalamus)에서 모공을 닫고 피부에서의 열 방출량을 줄이게 된다.”며 “이때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피부마찰이 많거나 구멍이 많은 부위로 열에너지가 과도하게 쏠리면서 피부 온도(Skin temperature)가 급상승하여 천포창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작은 냄비에 물을 담아 가열하면 물이 넘치고, 물 온도가 상승할수록 물의 표면장력이 줄어 압력과 밀도가 낮은 냄비 밖으로 넘치게 된다. 이러한 물리학을 인체에 적용하면 피부에서의 급격한 온도상승은 피부 장력을 약화시켜 피부 밖으로 밀어내는 힘이 강해진다. 이때 각질형성세포 간의 결합력이 저하돼 피부가 박탈되고 수포·농포가 발생한다. 때문에 천포창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낮아져 있는 심부 온도를 높여 모공을 열고 열에너지가 전신으로 분산 방출될 수 있도록 해 피부 표면장력을 강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희귀난치성질환 헬프라인(Helpline) 제공

천포창은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 또는 천포창을 다루는 의학 전문인에 의해 진단돼야 한다. 치료가 빠르면 빠를수록 증상의 악화를 미리 막을 수 있어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천포창을 진단할 수 있는 방밥으로는 피부과 전문의에 의한 시각적 검사·조직 생체검사(피부나 점막의 파괴되지 않은 물집에서 펀치 등을 이용해 얻은 표본을 현미경으로 검사)·직접적인 면역형광법(피부 조직에 천포창을 유발할 수 있는 항체 유무를 검사) 등이다.

천포창 치료에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가장 많이 쓰인다. 초기에 고용량을 사용하다가 증상에 따라 서서히 감량한다. 종종 국소용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여 염증과 가려움을 완화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면 많은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어,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스테로이드제의 용량은 줄이고 다른 면역 억제제를 사용한다. 항생제 또는 연고를 사용하여 감염을 조절하고 염증을 경감시킬 수 있다. 습포 찜질(wet dressing) 또는 냉습포 찜질(Cold compression)을 하거나 화상치료에 사용되는 실바딘 연고를 사용할 수도 있다. 활석파우더는 환자와 침대 커버 등에 뿌려 피부가 벗겨져서 느끼는 고통을 줄여주는 데 유용한다.

강재춘 원장은 “천포창 발생을 줄이고 심부 온도를 최적화하는 생활수칙으로는 평소 옷을 두껍게 입는 습관을 지니는 것이 좋다. 발효되거나 익힌 채소를 즐겨 먹고, 달고 신 맛이 나는 식초나 과일 등을 과도하게 먹지 말고 기름진 음식을 피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칙적인 운동을 하되 천포창 환자분들은 체온을 저하시키는 수영이나 피부에 자극을 주는 운동은 삼가야 한다. 특히 추운 날씨에는 실내운동이 좋고, 더운 날에는 강한 자외선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경희피레토한의원 강재춘 원장>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더 궁금해요0

관련 기사

  • [중장년 희귀·난치 병②] 파킨슨 질환자 10명 중 1명 알고보니 다계통위축증, 그 증상은?
  • [중장년 희귀·난치 병①] ‘노년황반변성’ ‘건성노인황반변성’이 환자의 90%<下>
  • [중장년 희귀·난치 병①] 이휘재도 앓고 있는 '황반변성’ …60세 이상 실명 원인 1위‘ <上>
  • 서울아산병원,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켐비’ 처방 시작
    서울아산병원,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켐비’ 처방 시작
  • 찬바람 불면 환자 늘어나는, ‘안면신경마비’ 치료법과 예방법은?
    찬바람 불면 환자 늘어나는, ‘안면신경마비’ 치료법과 예방법은?
저작권자 ⓒ 브라보마이라이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브라보 스페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