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년기자 칼럼] 선출직에 나가려면 명예욕만으로는 곤란하다

기사입력 2016-05-24 18:30 기사수정 2016-06-22 12:37

▲선출직에 나가려는 사람은 당선만 눈앞에 그려서는 안 된다. 사진은 경복궁 교대식. (백외섭 동년기자)
▲선출직에 나가려는 사람은 당선만 눈앞에 그려서는 안 된다. 사진은 경복궁 교대식. (백외섭 동년기자)
동네 xx금고 이사로 있는 친구가 이사장에 출마해 보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의견을 물어왔다. 필자는 이 xx 금고 이사장 선출 투표권도 없기 때문에 표를 의식하고 던지는 질문이 아니라 친구로서 편하게 조언을 듣고 싶어 묻는 것이다.

 

“아니 편하게 사시지 왜? 고난의 길을 걸으려하는가?”하고 본인의 의지를 물어봤다. 지금 이사장은 두 번이나 연임하였기 때문에 규정상 이제는 물러나야하는 호기에다 주위에 우호적인 사람들이 많으니 출마해 보라고 주위에서 권유한다는 것이다.

 

“출마하면 당선가능은 확실한가?”

“꼭 된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분위기상 붙어 볼만해! 나오라고 권유하는 사람도 많고.”

몇몇 사람이 “당신은 우리 동네 오래 살아 아는 사람도 많고 해당 xx금고 발기인에다가 이사로 간접 경영에 참여한 경험도 있고 게다가 그 정도 재력이면 잿밥에 눈독들일 이유도 없으니 청렴하게 운영할 것이 아니냐?" 고 적극 출마를 권유한다는 의견을 보탰다. 들어보니 외견상 자격은 충분하다.

 

필자가 말했다. “재력, 신망, 오래 산 안면 이런 것은 과거에 바탕을 둔 성적표에 불과하다. 물론 투표하는 대의원이야 이런 것에 방점을 두고 한 표를 행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본인이 이사장이 되고나서 무었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해 보겠다는 미래 청사진이 있어야 한다. 갑자기 떠밀리 듯 출마하여 당선되어도 본인이 뭘 하겠다는 뚜렷한 좌표가 없으면 흥미를 잃어버리고 산뜻한 변화를 기대해 찍어준 사람도 곧 실망한다. 필자가 왜? 하려는 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고 출마 결심을 해야 한다.”

“이미 정해진 xx 금고의 내부 규정대로 운영하는데 무슨 미래 청사진이 필요한가? 사심을 버리고 제도를 벗어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지”

“글쎄 일견 맞는 말이지만 알파고가 바둑의 신인 이창호를 이기고 주식투자도 컴퓨터가 사람보다 한수 위라고 하지만 세상일이 제도 되로만 굴러간다면 사람이 왜 필요하겠는가? 자네 xx금고에서 그동안 이사로 활동했으니까 돌아가는 분위기도 잘 알고 뭘 개선하면 되겠다는 것도 아니까 그걸 적어보고 내 임기 내 이런 일을 하겠다하면 이게 청사진이지 타임 스케줄도 그려 넣으면 더욱 신뢰감을 주지 않겠나? "

 

필자가 선 듯 동조를 하지 않자 약간 실망하는 눈빛이다. 그는 본성이 친절하고 부지런하여 동분서주하며 열심히 뛰어다니며 일을 잘 할 사람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뭐를 위해 어떻게 동분서주 할 것인가? 무계획하게 움직이는 것은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것 보다 못하다.

 

선출직에 나가려는 사람은 당선만 눈앞에 그려서는 안 된다. 당선 후의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가겠다는 청사진이 있어야한다. 임명직은 임명권자가 임명하려는 사람의 각종 기본 자료를 갖고 있다. 참모들의 의견을 듣고 종합 판단하여 임명하면 된다. 선출직보다 실패의 확률은 오히려 적다.

 

선출직은 민주주의 방식에 따라 표를 많이 얻은 사람이 당선된다. 믿어 달라! 도와 달라!, 열심히 일하겠다! 하는 추상적인 말로서 표를 구하면 곤란하다. 내가 뭘 하겠다는 말을 하고 투표권자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선거다. 학벌이나 단지 얼굴 안다는 안면만으로 뽑아준다면 역량이 뒤진 사람이 당선될 확률이 있다. 정치권에서 공약을 내걸고 심판을 받는 것처럼 모든 선출직은 크든 작든 운영 청사진을 내걸고 한 표를 부탁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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