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0.15

계절의 기도

입력 2016-09-05 09:58

▲계절이 바뀌는 상념의 길가에서. (양복희 동년기자)
▲계절이 바뀌는 상념의 길가에서. (양복희 동년기자)

숱한 욕심도 갈등의 여름을 지나, 이젠 가을의 성숙함으로 풍성한 사랑 하게 하소서.

마른 낙엽 굴리고 옷 벗은 기둥에도 삶은 존재 하듯, 차디찬 빈 둥지 초라함에 몸을 떨어도

쌓아온 추억의 두께만큼 오가는 계절, 넉넉한 그리움만으로 푸근한 사랑 품게 하소서.

불어오는 낯선 바람에도 몸 하나로 버틸 아름다운 가난,

허망한 세월이 가져다 준 선물뿐이라 해도, 쓸쓸한 마음 내리는 그 계절 상념의 길을,

한여름 뜨거운 사랑 속에 걷게 하소서.

피어 오르던 봄날, 불타던 여름정열, 잿빛 남긴 하얀 겨울, 그리고 떨려오는 가을날의 바람소리에

느껴오는 외로움 그리고 삶의 고독도, 사람의 사랑 속에 간직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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