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너무 혹사했어요!

기사입력 2016-09-19 09:49 기사수정 2016-09-20 09:13

▲필자는 은퇴예정자를 대상으로 강의를 한다. (변용도 동년기자)
▲필자는 은퇴예정자를 대상으로 강의를 한다. (변용도 동년기자)
필자는 은퇴예정자를 대상으로 “퇴직 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하여 강의를 한다. 어느 대기업 초청 강의에서 필자의 경험 얘기를 들은 한 수강생은 중간 휴식 시간에 필자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강사님의 얘기를 듣고 지난날을 되돌아보니 저를 너무 혹사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신을 챙겨보지 않고 일에만 매달린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아요. 강사님의 이야기처럼 이제부터라도 저를 위해서 살아야 하겠어요. 몸도 쉬게 하면서 말입니다.”

동감 가는 말이다. 직장이나 사업을 한 사람 대부분이 그런 삶을 살았지 싶다. 취업이나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일에 매달리기에 십상이고 자신이나 가정은 늘 뒤로 미루기 예사였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다소 달라지기는 하였어도 대체로 그렇게 일하기 마련이다. 미래를 위하여 오늘을 희생한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준비할 일순간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어느 날 아침, 갑작스러운 해임통보를 받던 날까지 일에 매달렸다. 이런 날을 위하여 자신을 위하여 챙겨보고 준비해야 하는데 물불 가리지 않고 일에 매달려 자신을 혹사한 세월이었다. 그야말로 후회막급(後悔莫及)이었다. 그로부터 2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러 이제는 그런 이야기들을 이웃끼리 둘러앉아 시절 이야기하듯 한다.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다짐하였지만, 평소 모습으로 돌아가 지금도 자신을 혹사한다.

100세 건강시대라고는 하지만, 언제 갈지 모르는 인생이 아닌가? 일 분 일 초도 허송하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가능한 주어진 시간을 최대로 활용하려 한다. 끊임없이 배우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다 보면 또 삶의 여유를 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먹고 살기 위한 일은 아니지만, 보람되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 여러 가지 일을 한다. 전반생보다 더 바쁘다. 자원봉사, 사진과 관련한 재능기부 그리고 사진 만들기와 강의, 글쓰기 등으로 하루를 25시로 산다고 할 수 있다. 또다시 자기를 혹사하는지 모른다. 숨 돌릴 틈새가 없다고나 할까? 가만히 앉아 있질 못한 성격 탓도 있겠다. 하고 싶은 일로써 하는 취미활동이나 봉사활동, 재능기부 등도 분명 보람과 즐거움을 주지만, 무리하면 몸을 혹사하기는 마찬가지다. 며칠 전 강화도로 사진 촬영지도를 나갔다 돌아오면서 영등포역 광장에서 열리는 사랑의 밥 퍼 봉사에 참석하고 집에 오니 자정이 되었다. 피곤이 겹쳐 늦은 저녁을 먹은 후 곧장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이제는 적당히 쉬어가면서 활동하라는 친구의 충고를 들으려 애쓴다. 몸이 피곤해지면 하던 작업 일손을 멈추고 편하게 자리에 눕는다. 졸리면 눈을 감는다. 작은 접근이지만, 자신을 혹사하지 않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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