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신간 <사랑에 미치지 마세요> “사랑, 여성, 타인, 그리고 공동체의식에 관한 이야기”

기사입력 2016-09-28 14:29 기사수정 2016-09-28 14:42

글 소설가 윤정모

▲(저자 레슬리 모건. 펴낸곳 필요한 책 . 가격 1만 5000)
▲(저자 레슬리 모건. 펴낸곳 필요한 책 . 가격 1만 5000)

‘여성’,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다시금 출판계의 뜨거운 화두가 되고, 다양한 관련 도서들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랑에 미치지 마세요>는 레슬리 모건 스타이너, 그녀 자신이 겪은 가정폭력의 피해 보고이자 에세이다. 하버드대 졸업, 와튼스쿨 MBA 수료, 워싱턴 포스트 근무 등등 그녀는 미국에서도 소위 엘리트라고 불릴 경력을 가졌고 그럼에도 연인의 폭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고통 받는다.

인류역사상 거의 모든 세월 동안 여성은 약자였다. 현대에 이르러 다소 나아졌다고는 해도, 사회적 지위, 신체적 조건에서도 여전히 약자일 수밖에 없다. 가정폭력이 일어나면 절대다수의 피해자는 항상 여성인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정폭력은 피해자를 가리지 않으며 규칙적인 예외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자신의 깨달음 하나를 증언한다. 사회적 원리 구성인 ‘타인’, 내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나를 구해준 사람들이 타인이라는 것, 일상에서는 항상 먼 거리에 있는 그들이, 별일 없으면 만날 일조차 없었던 그들이 경찰, 법정 대변인, 동창, 이웃의 누구라는 실명으로 나타나서 나를 돕고 보호해주었다는 것이다. 이웃과 타인, 그들이 바로 내가 몸담고 있는 사회의 구성원이자 나의 공동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저자는 소중한 메시지를 던진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사랑은 진실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은 헤어진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 처음 자기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상대를 유혹하고 있음을 보면서 복잡한 마음에 휩싸인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녀가 당한 폭력만큼이나 그녀의 진실하고 예쁜 사랑이 짓밟힌 것이 내내 가슴 아팠다.

책을 덮으면서 생각했다. 사랑법에 서툰 세상의 모든 사람을 위해 ‘올바른 사랑법에 대한 교과서’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저자 레슬리 모건 스타이너는 워싱턴에서 태어나 하버드 대학교와 와튼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첫 직장 생활을 10대를 위한 메이저 잡지인「세븐틴」에서 시작하였으며 이후 존슨앤존슨, 워싱턴 포스트 등을 거쳤다. 또한 가족과 자신의 인생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성들을 위한 앤솔로지 『Mommy Wars』의 편집자이자 대리모 현실에 관한 책 『The Baby Chase』의 저자이다. 현재 세 아이 들, 네 마리의 고양이, 한 마리의 개와 함께 워싱턴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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