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가꾸고 멋을 내는 그 이유가 뭘까.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전부는 아니다. 젊어서는 이성에게 아님 친구에게 멋지게 보이려는 욕심이 많았다.
그러나 점점 자신에게 만족을 주기 위한 이유가 더 상위로 올라가고 있다. 우선 멋을 내기 위해서는 기본 바탕을 만들어야 하는데 몸이 뚱뚱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폼이 안 난다. 그래서 다이어트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몸이 가벼워야 컨디션도 가볍다. 언제든 의욕적이 된다는 것은 활력이 넘친다는 것이고 즐겁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라는 비장함으로 출발했다.
스스로 거울을 보면서 ‘으음, 좀 뚱뚱하지만 아직은 버틸 만 해’라고 넘기곤 했었다.
그러다 어느 날, 행사 후 사진을 점검하다가 얼마나 비참했는지 모른다.
틀리 빼 논 할머니 같은 여자가 사진에 있었기 때문이다. 여름철 습도가 높으면 내 머리카락은 물먹는 하마처럼 습기를 빨아 올려 곱슬머리는 마구 구부러지고 지친 모습이 영락없었다.
이렇게 뚱뚱한 할머니로 늙을 것인가, 날씬한 할머니로 걸을 것인가를 결정해야 했다.
당연히 날씬한 할머니로 걷기를 선택하고 식사량 조절에 들어갔다. 또 아침마다 50분 씩 빠른 걸음으로 탄천을 걷는다.
문제는 예상보다 빨리 왔다. 날도 더워 안 그래도 기운이 빠지지만 반으로 줄인 식사량 때문에 머리가 띵하고 어지럽고 의욕저하로 이어지곤 했다.
외관은 눈 밑이 쭈글쭈글, 턱이 홀쭉해지고 주위에서 다이어트 중이냐고 묻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것은 다이어트에 표시가 난다는 것이니 상당히 고무적이다.
체중은 62kg에서 59kg로 바뀌었다. 체중계에 오르는 시간에 희비가 교차한다.
‘덜 먹어야지, 더 걸어야지.’
이렇게 3개월을 버티면 사람들이 물어볼 것이다. 어디 아프냐고.
다시 6개월이 되면 체중은 6kg정도 감량이 되고 사람들은 중병에 걸렸을 수도 있으니 병원에 가보라고 재촉할 것이다.
그러나 이게 시작이다. 마른 몸은 이제 불필요한 기름덩어리를 덜어내고 가볍게 다시 살아나 주름이 펴지고 단단한 근육이 자리 잡으며 탄탄해 질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계획한 다이어트의 과정이다.
7월 한 달을 버텨내니 이제 별로 힘들지 않다. 몸이 익숙함을 기억하고 많이 먹으면 그만 이라고 소리칠 줄을 안다. 좀 부족하게 먹어도 일어서면 배가 부른데 그것을 넘어서면 몹시 거북하다. 종종 꼬르륵 소리를 즐긴다. 입이 심심해도 참아내야 한다.
건강한 음식을 조금 먹는 안도감과 운동을 하여 몸을 만든다는 자신감이 더해지고 줄어드는 체중에 다이어트가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안색이 나쁘다는 소리는 신경 쓰인다. 생기 없어 보이기는 싫지만 오늘도 견뎌낸다. 목표 체중에 다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