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에 있을 때는 주말에 아내와 가끔 산을 오르며 심신의 피로를 풀곤 했다. 정년퇴직 후엔 수도권에서 생활하면서 가까운 친·인척이나 친구들이 오면 환담을 하며 산책을 했다. 그중 3~4시간 코스로 ‘100세 건강이 저절로 담보되는 세 길’을 추천하고 싶다. 그 길은 북한산 둘레길(1~21구간 중 선택), 한강변과 한강변 다리를 따라 걷는 길, 수원 화성 성곽길이다.
북한산 둘레길
북한산과 도봉산 주위를 빙 돌아 이어지는 72.8km 길이다. 기존의 샛길을 다듬고 연결해 21개 코스로 나눈 뒤 테마를 구성한 길로 2011년 6월 30일 개통되었다. 한 구간이 짧게는 1.5km에 45분 코스, 길게는 6.8km에 3시간 30분 코스로 다양하다. 두세 코스를 묶거나 단일 코스를 선택해 걸을 수 있다. 아내는 몇 달 걸려 북한산 둘레길을 완주했다. 6구간 평창마을길, 11구간 효자길, 12구간 충의길, 17구간 다락원길, 18구간 도봉옛길, 21구간 우이령길을 걸을 때 필자도 동행했는데 북한산 둘레길을 다 돌고 나니, 북한산과 도봉산, 그리고 둘레길을 중심으로 생활하는 많은 사람의 일상이 매우 친근하게 느껴졌다.
한강변과 한강변 다리를 따라 걷는 길
2008년 뇌수술을 마치고 요양할 때 건강 회복 여부를 테스트하기 위해 아내랑 잠실대교 근방에서 성산대교까지 걸어봤다. 한강변은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북쪽 한강변 쪽으로 걷다 보면 큰 다리를 16개 정도 지나는데 거리가 22km쯤 된다. 쉬엄쉬엄 걸으면 대략 6시간이 걸린다. 자전거를 타고 가도 되고 마라톤을 즐길 수도 있다. 물론 거리와 시간을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고 서쪽에서 동쪽, 동쪽에서 서쪽으로 진입과 방향도 개인의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필자는 친구들이나 친·인척이 오면 가볍게 식사를 한 후 이 길들을 함께 걷곤 한다.
수원 화성 성곽길
수원 화성은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이다. 둘레 6km에 화성행궁까지 약 7.5km 걷는 코스로 대략 2시간 정도 걸린다. 매교역에서 수원천을 거쳐 남수문, 봉화대, 창룡문, 화홍문, 장안문, 화서문, 서장대, 화서문, 화성행궁까지 도는 데는 약 11km에 4시간가량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