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입맛은 단순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깊어진다. 젊은 시절에는 자극적인 양식이나 화려한 메뉴가 일상의 활력을 대신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된장의 구수한 향, 나물의 담백한 맛이 더 마음에 남는다. 나이 들어 한식을 찾는 것은 단순한 식습관의 회귀가 아니다. 그것은 몸이 기억하는 ‘익숙함의 위로’, 그리고 마음이 머무는 ‘정서의 귀향’이다. 김도섭 한국의집 한식연구팀 팀장은 18년째 궁중 음식 전승의 길을 걷고 있다. 이수자이자 후학을 길러온 그는 한식의 정체성을 지켜온 장인이다. 오랜 세월 조리 현장을 지켜본 그는 “나이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스트리트푸드가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이 시장에서 맛본 길거리 음식을 SNS로 공유하며 인기가 확산됐다면, 이제는 미국·유럽·동남아 곳곳에서 한국식 길거리 음식 자체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시대가 됐다. 해외에서 K-스트리트푸드는 단순한 이색 간식을 넘어, 하나의 트렌드이자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두드러지는 대표 사례가 컵밥과 한국식 핫도그다. ◆컵밥 : 미국에서 ‘유타 컵밥’으로 재탄생한 K-푸드 미국에서 컵밥은 ‘유타 컵밥(Cupbop)’
대학연계형 은퇴자 주거단지(UBRC, University Based Retirement Community)는 ‘노후에도 캠퍼스에서 배우며 사는 삶’이라는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이 모델은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위기를 동시에 겪는 한국 사회에서 대학, 고령층, 지역사회가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CCRC에서 UBRC로, 배움이 있는 노후 은퇴자 주거단지(CCRC, 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는 단지 내에서 건강 변화에 따라 주거 형태를 바
퇴직 후 중장년은 그간 미뤄왔던 배움의 갈증을 채우며 온전히 자신을 위한 삶을 꿈꾼다. 하지만 중장년 상당수가 경제적 자립의 벽 앞에서 끊임없이 일자리를 찾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제 이력서 작성과 면접 태도, 직장 내에서 젊은 상사와 협업하는 방식 역시 ‘배움’이 필요하다. 풍부한 경험은 중장년의 강점이다. 하지만 이를 언제 어떻게 꺼내 보이느냐에 따라 재취업의 성공을 좌우한다. 실제로 통계청과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50세 이상 구직자의 평균 구직기간은 10개월 이상으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길다. 또 중장년층 재취
은퇴 이후의 삶은 더 이상 ‘쉬는 시간’이 아니다. 많은 시니어가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자격증을 준비하며 ‘일하는 노년’을 선택하고 있다. 그 이유는 생계 때문만이 아니다. 사회와의 연결, 자기 효능감, 그리고 인생 2막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다. 남성들은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살려 전기·용접·지게차 등 기술형 자격을 선호한다. ‘몸으로 익힌 기술은 은퇴하지 않는다’는 믿음 아래, 그들은 다시 산업현장과 시설관리, 공공 일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반면 여성들은 돌봄·미용·조리 같은 생활밀착형 자격증 취득이 월등히 높은 편이다. 이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이 일로 이어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배움이 곧 기회가 되는 시대, 시니어 세대에서도 새로운 직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일도 있었어?” 싶을 만큼 신선하고,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일들이다. 배움을 통해 성장하고, 그 성장이 다시 일로 이어지는 인생 2막의 문을 열어보자. AI와 초고령사회라는 두 흐름은 시니어 일자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기술이 일상을 빠르게 바꾸는 시대, 인생 후반부에도 배움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흔히 들어본 직업이 아닌 완전히 새
평생 해온 육아 경험을 사회적 가치로 살릴 방법은 없을까.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양성 과정에 중장년 여성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가족도 자격을 갖추면 정부지원금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손주를 돌보며 일하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 일과 돌봄 두 마리 토끼를 잡았더니 기쁨은 배가 됐다. ‘첫 번째 선생님’이라는 자부심 “아기가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 만나는 첫 번째 선생님이 바로 저예요.” 신생아의 작고 따뜻한 손을 매만지는 순간 여전히 가슴이 벅차오른다는 1965년생 고미랑 씨는 웃으며 이
요즘 시니어 사이에서는 ‘자서전 쓰기’가 새로운 배움의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글로 정리하며, 나아가 세상과 나누는 일. 그것은 단순한 글쓰기 교육이 아니라 ‘나를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여기에 AI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의 자서전 쓰기 교육이 등장했다. 기술이 묻고, 기억이 답하다 많은 시니어가 “내 삶을 한 권의 책으로 남기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막상 펜을 들면 어디서부터 써야 할지 막막하다. 인생의 이야기를 어떻게 구조화할지, 어떤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풀어야 할지 혼자서는 쉽지 않기
“요즘 초등학생들은 코딩을 배운대.” 이제 코딩은 특정 직업군의 기술이 아니라 사고력을 익히는 하나의 언어로 자리 잡았다. 초등학교 교실마다 블록 코딩, 스크래치, 인공지능 모델 만들기 등 ‘미래형 학습’이 빠르게 정착 중이다. 이런 흐름이 비단 어린이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문해력으로서 코딩을 배우는 시니어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세상 읽고 생각 훈련하는 ‘코딩’ 지난 9월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에듀테크코리아페어’ 현장. 다양한 코딩 교구와 소프트웨어를 체험하는 부스 사이로, 프로그램 일정을 꼼꼼
거울 앞에 선 시니어들의 표정이 환하다. “입꼬리 올리고, 발끝도 세워요!” 강사의 구령에 맞춰 몸을 들어 올리는 순간, 무겁던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태안 백화노인복지관의 ‘시니어 발레’ 교실은 흔한 배움터가 아니다. 나이 앞에 망설이지 않고 도전하며 여전히 아름답게 살아가는 이들이 비상하는 무대다. 나이 거스르는 ‘상승의 예술’ 충청남도 태안군 백화노인복지관은 종합 복지 전문기관으로, 만 60세 이상 지역 주민을 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글 문해와 영어·일본어 등 어학 영역부터 서예·실버 민요·트로트 교실·캘리
은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한국의 중장년 세대는 과거보다 더 오래 살며, 더 배우고, 더 일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들의 배움은 단순한 취미나 자기 계발에 머물지 않는다. 인문학을 통해 ‘나는 누구인가’를 묻고, 생계를 위해 새로운 기술을 익히며, 그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진지한 시도다. 김은임 호서대학교 교수와 김찬호 성공회대학교 교수는 “인문학은 자기 해석의 언어를 되찾는 일이고, 실용학은 자기 삶을 다시 세우는 일”이라며, 배움이 중장년에게 가장 강력한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내가 누구인지’ 다시 묻는
배움으로 얻다 배움의 사전적 정의는 ‘임신하게 하다’와 ‘스며들게 하다’의 뜻을 지닌 ‘배다’에 사동접사 ‘우’가 붙은 말입니다. 인생 후반기를 설계할 때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도전을 이어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는 것이 배움입니다. 의학적으로도 배움은 뇌 건강, 심리적 안정, 신체 활력에 긍정적 영향을 주어 노화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배움의 연장선은 ‘일’로 이어집니다. ‘배움을 실현하다’는 표현은 배움을 실제로 나타나게 하여 ‘이루다’는 뜻을 담고 있고, ‘배운 것을 실제로 행하다
한 장의 사진은 시대를 기록한다. 특히 가족사진은 단순한 추억을 넘어, 그 시대 한국 사회의 가족상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195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이어진 가족사진을 따라가다 보면 정겹고 뭉클한 감정과 함께 놀라운 변화를 느낄 수 있다. ◆1950~1990년대 : 정겨운 대가족 1990년대~2000년까지만 해도 3세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친인척 역시 가까운 거리에 거주해 명절이나 결혼식, 돌잔치 같은 큰일이 있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모였고, 그 순간을 가족사진으로 남겼다. 집 안이나 마당, 동네 어귀에서 찍
북인북은 브라보 독자들께 영감이 될 만한 도서를 매달 한 권씩 선별해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해당 작가가 추천하는 책들도 함께 즐겨보세요. 엄마와 나는 물에서 새롭게 만났다. 일하는 여자라는 공통점으로 말문을 텄다. 165개월을 근속한 직장을 그만두고 이제 엄마는 43개월째 헤엄치고 있다. 엄마가 물을 잡았다 놓으며 이야기처럼 졸졸 흘러가면 나는 그 말을 좇아 엄마를 따라갔다. “사는 거 힘들었어?” “힘들어도 할 수 없지 뭐.” - ‘오춘실의 사계절’, 17p 엄마와 딸의 관계는 친밀하면서도 어쩐지 서먹하다. 하지만 ‘오춘실의 사계
명절은 여전히 ‘가족’의 시간을 상징한다. 하지만 오늘날 가족은 한 가지 형태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추석 명절을 더욱 의미 있게 보내려면 변화된 가족의 모습을 이해하고, 각자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농림축산식품부 등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는 1인 가구, 조손가족, 다문화가족, 비친족 가구,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 등 다양한 형태가 자리 잡았다. 가족의 형태는 달라졌지만,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따뜻한 시간을 보낸다면 누구에게나 즐거운 명절이 될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