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인연
여름빛 연잎들이 일렁이는 연밭 땡볕 아래에서 이루어진 만남 꽃잎을 떨구고 씨방만 남은 자리에 이름만 나비인 잠자리가 앉았다 검은 나비잠자리 날개 끝에 하늘 한 조각 매달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다 설익은 연밥 위에 앉아 한여름을 잠시 쉬었다 간다
최경인 사진작가 2026-07-04
빛의 속삭임
흔들리는 나뭇잎 틈새로 햇살이 들어와 가만히 머문다 빛과 그림자 사이 초록빛 투명한 꿈을 속삭인다 햇빛이 잎맥을 따라 흘러 푸르름을 더하면 6월의 잎새들은 다가올 여름날의 녹음을 꿈 꾼다
최경인 사진작가 2026-06-06
5월의 냉이꽃
초록빛 잎사귀 사이 자그맣게 피어난 하얀 냉이꽃 하늘을 향해 수줍은 얼굴 실바람이 불면 꽃잎들의 속삭임 싱그러운 5월의 풀 내음
최경인 사진작가 2026-05-05
가족 돌봄 시설ㆍ서비스 선택 기준, “일단 겪어보면 달라져”
가족의 돌봄 시설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고려되는 기준은 무엇일까? 최근 일본 돌봄기업의 조사에 따르면 돌봄 이용 여부에 따라 그 기준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가족의 돌봄 시설과 서비스를 선택해 본 사람들은 처음에는 가격과 접근성을 중시했지만, 실제 경험을 거친 뒤에는 직원의 대응과 분위기, 의료 연계, 개별 맞춤 돌봄 같은 ‘서비스의 질’을 더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일본 삿포로의 돌봄기업 ‘겐키나카이고’와 오사카의 미지 주식회사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16
이준호 노인복지 전문 기자 2026-04-16
목련의 봄
긴 겨울의 그림자를 고요히 품어온 가지 끝에 솟아나는 하얀 숨결 하나 두꺼운 외투를 벗어내고 빛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기나긴 고독을 견딘 자만이 이토록 찬란한 순간을 맞이하리라 목련은 말없이 속삭인다 인내는 꽃이 되고, 꽃은 다시 희망이 된다고
최경인 사진작가 2026-03-02
나목과 햇살
산책길 나목들이 잎새를 모두 떨구고 서로의 어깨를 보듬으며 겨울을 견딘다 파트 사이로 석양빛이 새어 들어와 나목들 위로 긴 획을 긋는다 나뭇가지에 내린 주홍빛 온기로 금빛 숨결을 쉬며 새잎 틔울 봄을 꼿꼿이 기다린다
최경인 사진작가 2026-02-14
새해의 희망
어둠을 밀어내며 붉은 숨결이 떠오른다 구름 사이로 번지는 황금빛 약속, 새해의 문이 조용히 열린다 말없이 빛을 바라보며 어제의 무게를 내려놓고 오늘의 희망을 품는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이 빛처럼 우리에게 스며들길 물결은 고요히 빛을 품고 하늘은 붉은 꿈을 그린다
최경인 사진작가 2026-01-01
[포토 에세이] 겨울 호수의 숨결
동장군의 위세에 호수가 얼었다 시간은 멈추고 정적이 흐른다 얼어붙은 호수가 옅은 숨을 쉰다 숨결이 빙판 위에 그림을 만든다 자연이 그린 외계 언어 같은 추상 오랜 세월 곁에서 자리를 지킨 늙은 버드나무는 이 의미를 알까 버들가지 위로 아침 햇살이 스친다
최경인 사진작가 2025-12-28
[포토 에세이] 원색의 가을
가을 길을 걷다가 하늘을 본다 티 없이 파란 가을 하늘에 플라타너스 잎들이 색을 수놓는다 초록빛 여름날의 기억 노란 햇살의 속삭임 붉은 가을의 숨결 햇살은 가을빛으로 잎을 감싸고 바람은 잎을 흔들어 짧았던 가을과 작별을 한다
최경인 사진작가 2025-11-08
[포토 에세이] 가을 호수의 아침
잠든 듯 고요한 가을 호수 위로 안개가 흰 이불처럼 내려앉는다 동이 트고 아침 햇살이 황금빛 숨결을 불어넣으며 속삭인다 하루가 시작되었다고 바람이 안개 이불을 걷어내자 호수가 눈을 뜬다 깊어가는 가을날을 다시 시작한다
최경인 사진작가 2025-10-20
[포토 에세이] 하늘의 붓 터치
서녘 끝으로 해가 질 때 하늘이 구름 붓을 들어 저녁을 그린다 보랏빛 분홍빛 바탕칠을 하고 산 실루엣 위에 무채색 붓 터치를 더한다 하늘이 그린 순간의 예술 그림보다 더 그림 같은 저녁
최경인 사진작가 2025-09-20
[포토 에세이] 외로운 산책
해변을 외로이 걷는 갈매기 한 마리 물결의 흔적 따라 발자국을 남긴다 찰싹이는 바다, 젖은 바람… 외로움 가득한 해변을 걷는다 그저 묵묵히 걷는다 부리 끝에 남은 침묵을 삼키며 날개 접어 바다보다 더 깊은 슬픔을 품는다
최경인 사진작가 2025-08-03
[포토 에세이] 바다와 전차
사이판섬 에메랄드빛 맑은 바다에 녹슨 전차 하나가 조용히 잠겨 있다 포성이 파도에 섞여 사라진 지 오래 넓은 바다를 향한 포신에는 더 이상 분노도, 명령도 없다 지금은 산호와 어울려 물고기 떼의 노래에 귀 기울인다
최경인 사진작가 2025-07-13
[포토 에세이] 고석정 유람
간밤엔 장대비 쏟아지더니 고석정 계곡엔 물이 넘쳤네. 맑은 햇살 퍼지는 오늘 아침, 물 넉넉한 계곡, 걷기도 참 좋다. 허나 세상 이치란 그런 것, 급히 채운 복엔 흠이 따르기 마련. 맑고 풍성한 물줄기, 어디 한꺼번에 다 갖출 수 있으랴. 푸르른 숲속, 바위 절벽은 예전 그대로, 바람은 불고 마음은 들떠 에헤라디야 뱃놀이 나서본다.
최경인 사진작가 2025-06-17
[포토 에세이] 아침 이슬
새벽녘 안개 자욱하더니 아침 오자 영롱히 이슬 맺혔네 풀잎들 유리구슬 머리에 이고 방울방울 합창을 한다 아침 햇살 살며시 마술 부려 몽환의 세계 펼쳐놓고 풀잎 요정 물 한 모금씩 마시고 가면 슬며시 사라지는 아침 이슬
최경인 사진작가 2025-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