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덕분에…" 경찰 치매 노인 극적구조

기사입력 2014-03-18 09:19 기사수정 2014-03-18 09:19

요양원을 나가 야산 덤불 속에 쓰러진 치매 노인이 다른 환자의 신발 덕분에 극적으로 경찰에게 발견됐다.

17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50분께 광주 남구 송원대학교 인근 야산에서 치매노인 김모(70) 할머니가 실종된 지 19시간여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17일 오후 광주 남구 송원대학교 인근 야산에서 요양원을 나가 야산 덤불 속에 쓰러진 70대 치매 노인이 다른 동료환자 신발 덕분에 극적으로 경찰에게 발견됐다. 사진은 이날 수색과정에서 경찰이 촬영한 구조상황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발견 당시 김 할머니는 얇은 겉옷을 입은 채 야산 밑 덤불 속에 쓰러져 있었고, 심하게 탈진해 의식이 희미한 상태였다.

전날인 16일 오후 5시 45분께 치매노인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주변 CCTV를 샅샅이 뒤져 야산 쪽으로 향하는 김 할머니의 옷자락을 확인했다.

같은날 오후 1시 15분께 요양원을 나간 김 할머니는 잠시 버스정류장 쪽을 서성거리다 송원대학교 인근 야산으로 발길을 돌린 후 자취를 감췄다.

이에 경찰은 비가 예보되고 기온마저 떨어져 시간이 지체되면 불상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광주 서부경찰서 내 가능인력을 총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수색 과정에 길가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신발을 발견했다. 신발에는 영어 알파벳 'H'자가 희미하게 쓰여 있었다.

경찰은 해당 신발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요양원 측에 병원 신발이냐고 문의했다.

요양병원 측은 김 할머니와 같이 입원해 있는 황씨 할머니의 신발이라고 확인했다. 알파벳 'H'는 황씨 할머니의 머리글자였다.

김씨 할머니의 행적을 찾은 경찰은 주변에 수색을 집중한 결과 덤불에 가리듯 쓰러져 있는 김 할머니를 발견했다. 김 할머니는 탈진해 의식이 희미한 상태였다.

경찰은 김 할머니를 긴급히 구조해 가족에게 인계했다.

김 할머니는 치매 증상으로 길을 잃고 헤매다 철제 담과 야산 축대벽으로 둘러싸인 지역으로 들어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친 김 할머니는 흐릿한 의식에 야산 밑 푹신한 덤불을 요양원 방안으로 착각, 방 안에 들어가듯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놓고 들어가 누워 있었던 것 같다고 경찰은 추정했다.

김 할머니를 찾은 광주 서부경찰서 형사과 실종팀 김태철 팀장은 "조금이라도 지체됐더라면 비가 내리고 기온이 내려가 큰일이 날 뻔했다"며 "요양원 측이 스스로 찾다가 뒤늦게 신고했는데 이런 때에는 실종 신고를 먼저 해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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