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와 함께라면 안심” 연로한 부모 위한 여행 상품 찾는다면…

기사입력 2024-12-19 08:32 기사수정 2024-12-19 08:32

[실버 기업 탐방] 돌봄 전문가가 동행하는 여행, 포페런츠

(사진=포페런츠 제공)
(사진=포페런츠 제공)

포페런츠를 이용해 여행을 다녀온 어르신은 헤어질 무렵 버디에게 말한다. “우리 또 어디가?”

2022년 4월 설립된 포페런츠는 어르신 전문 컨시어지 서비스 회사다. 걸음이 느리거나, 지팡이가 필요하거나, 휠체어를 타야 하거나, 인지 지연 단계에 있어 오랜 시간 여행·외출을 하지 못한 어르신들을 위해 돌봄 전문가 ‘버디’가 동행한다.

버디와 함께하는 여행

여행 전반에 동행하며 어르신과 함께하는 포페런츠의 돌봄 전문가는 ‘버디’다. 이보미 포페런츠 이사는 “패키지여행 상품 이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아무리 멋진 장소에 가도 눈앞에 계단 100개를 맞닥뜨리면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 “여행지 선정이나 동선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문가 케어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행 상담을 신청하는 이들은 대부분 자녀다. 부모님 여행을 보내드리고 싶은데, 건강 때문에 아무래도 불안한 이들이 포페런츠를 찾는다. 포페런츠는 먼저 어르신의 거동 상태를 확인하고, 인지력 같은 기본 건강 정보에 대해 상담한다. 꼭 챙겨야 할 약이 있는지, 질병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다음은 여행 취향이나 예산을 확인한 뒤 맞춤형 여행 계획을 제안한다. 경사와 턱이 없는지, 이동 동선에 불편한 점은 없는지, 화장실은 어디에 있으며 이용이 편리한지 등을 고려한 여행이다. 기간은 당일 여행부터 2박 3일 이상의 장기 여행까지 원하는 대로 설계한다.

여행 설계가 끝나면 어르신 상태에 적합한 버디를 파견한다. 이용자는 원하는 성별의 버디를 요청할 수도 있고, 이전에 함께했던 버디와 다시 여행하고 싶다 요청할 수도 있다. 버디와 함께하는 여행에서 가장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돌봄’이다. 무엇을 보고 먹느냐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편함 없이 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하는 것. 돌봄 전문성을 위해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있어야만 포페런츠의 버디가 될 수 있다.

버디와의 여행은 집 안에서 여행을 준비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전용 리무진이 집 앞으로 방문하는데, 고객이 원할 경우 차에 탑승하기 전 집으로 들어가 필요한 약들을 챙기고, 너무 덥게 입지 않았는지 혹은 너무 춥게 입지 않았는지 외출복도 점검한다.

여행 과정에서는 자녀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어르신의 여행 사진과 상황을 수시로 공유한다. 여행지에서 어르신의 니즈가 바뀌면 자녀들과 빠르게 상담하고 그에 맞춰 반영한다. 약 먹어야 할 시간을 잊지 않고 챙겨드리는 것도 중요 일정이다.

대부분 오랜 시간 외출이나 여행을 자유롭게 하지 못했기에, 포페런츠는 식사에 신경 쓴다. 집에 있지만 식사를 잘 챙기지 못하는 분도 있고, 외식을 오랫동안 못 한 분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지의 특색이 묻어나는 식사를 심사숙고해 찾는다. 핵심은 그러면서도 씹기 좋아야 하고, 위에 부담이 가지 않으며, 화학조미료 등을 많이 가미하지 않은 식사를 찾는다는 점이다. 그러니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또한 포페런츠를 여러 번 이용하는 고객이라면 되도록 같은 버디가 동행할 수 있도록 한다. 한 번의 여행으로 버디와 신뢰 관계가 생기면 이후 여행을 더 편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 더불어 시간이 지나며 변화하는 건강상태에 대해 버디가 더 빠르게 파악해 꼭 필요한 케어를 제공할 수도 있다. 첫 여행은 지팡이를 짚고 갔지만, 두 번째 여행은 휠체어를 타고 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버디와의 인연이 어르신의 여행에서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렇게 여행에 나선 어르신들은 “나이 드니 어딜 못 간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나오니 내 인생에 이런 날도 있구나 싶다”며 행복한 마음을 표현한다고.

(어도비 스톡)
(어도비 스톡)

우리, 산책할까요?

동행 서비스는 여행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가벼운 집 앞 산책부터 결혼식 동행까지 일상 속 외출 동행도 하고 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70대 어르신부터, 지팡이를 짚은 어머님과 경도 인지장애가 있는 아버님 부부까지 많은 어르신이 버디와 함께 바람을 쐬러 다녀온다.

또한 이동에 무리가 없는 여행객의 단체 여행 문의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청춘 뮤지엄이나 양평 들꽃 뮤지엄이 일정에 포함되면 좋겠고, 가을 나들이가 주제여서 단풍을 보고 싶다’는 정보와 예산을 전하면 맞춤형 여행 코스를 안내하고 버디가 동행한다. 물론 계획이 없는 여행도 떠날 수 있다. 3000여 건의 여행 설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여행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기업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대표적으로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 밀알복지재단과 함께하는 시니어 나들이 돌봄 프로그램이 있다. 복지관 어르신들을 모시고 메트라이프생명 직원들이 일일 버디로 함께하는 봉사활동이다. 기업의 직원들이 외출이 쉽지 않은 어르신들과 야외 활동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이렇게 포페런츠는 어르신들의 사회 관계망이 확장되기를 바라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외출이나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사회참여 기회나 사회 관계망이 줄어드는 어르신들을 버디를 통해 다시 사회와 연결하려는 것. 포페런츠는 앞으로도 돌봄 전문성을 가지고 어르신들의 외출을 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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