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뉴스 대신 유튜브 본다… 영상 속 ‘가짜뉴스’ 구분해야

입력 2025-10-17 14:20 수정 2025-10-17 14:32

50·60대 유튜브 뉴스 소비 세계 2배… 비전문 제작자·AI 뉴스 영상 확산 주의 필요

(챗GPT 생성 이미지)
(챗GPT 생성 이미지)

한국언론진흥재단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5’에 따르면 시니어 절반이 유튜브로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 그러나 비전문 제작자와 AI 생성 영상의 확산으로 가짜 뉴스가 범람하며 사실 확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15일 발표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5 한국’에 따르면 국내 응답자 중 절반(50%)이 유튜브를 통해 뉴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대(61%)와 60대 이상(53%)의 이용률은 조사 대상 48개국 평균(각 31%, 26%)의 약 두 배에 달한다. 포털을 통한 뉴스 이용률은 2019년 76%에서 올해 63%로 감소한 반면,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이용은 같은 기간 9%에서 19%로 증가했다. 언론사 웹사이트나 앱을 직접 방문하는 비율은 6%로 조사국 중 최하위였다. 이는 시니어층을 포함한 이용자들이 포털을 벗어나 언론사 공식 채널이 아닌 동영상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로 이용하는 소셜미디어는 유튜브(50%), 카카오톡(15%), 인스타그램(11%) 순이다.


‘시니어 타깃 콘텐츠’, 수익 노린 영상 확산

유튜브에서 ‘뉴스’와 ‘정보’를 표방하는 콘텐츠 중에는 조회수를 통한 수익 창출을 노린 개인 제작자의 영상이 많다. 실제로 한 유료 강의 플랫폼은 ‘AI 도구를 활용해 누구나 쉽게 조회수 높은 숏폼 영상을 만들 수 있다’며 ‘시니어 쇼츠로 월 1500만원 수익화’가 가능하다고 광고한다. 문제는 ‘조회수 경쟁’ 속에서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자극적 제목과 거짓 정보를 결합한 영상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농협에서 60세 이상 고객에게 현금 35만 원을 준다’는 허위 정보 영상이다. 인공지능으로 만든 가상의 중년 남성이 등장해 자신을 ‘농협은행 재직 30년 차 김재한 과장’이라고 소개하며, 시니어를 위한 ‘특급 혜택’을 안내하는 형식을 취했다. “65세 이상 정기예금 우대금리 1.2%”, “70세 이상 의료비 10% 캐시백”, “60세 이상 장기 거래 고객 매년 현금 35만 원 지급” 등 존재하지 않는 제도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영상은 게시 일주일 만에 조회수 30만 회를 넘기며 퍼졌고, 전국 농협은행 창구에는 ‘시니어 보너스’를 신청하려는 문의가 잇따랐다. 일부 어르신은 “직접 방송에서 봤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해당 채널은 이후 영상을 삭제했지만, 유사한 내용의 영상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러한 시니어 타깃 채널은 노인‧시니어‧노후‧황혼‧건강‧복지‧알짜정보‧생활지혜 등 연령층과 관심사를 결합한 이름을 주로 사용하며, ‘연구소’, ‘센터’ 등의 단어를 붙여 공신력 있는 기관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러한 방식은 시청자가 영상의 신뢰도를 과대평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AI가 만든 뉴스, ‘사실 확인’ 필요

일부 채널에서는 ‘AI 기자’나 ‘AI 앵커’를 내세워 정치 이슈나 사회 사건을 다루며, 실제 기사처럼 보이지만 근거가 불분명한 내용을 포함한다. 외국 기사를 번역 도구로 옮기다 문맥을 왜곡하거나, 오래된 영상을 최근 사건으로 둔갑시키는 사례도 확인된다.

전문가들은 “AI가 제작한 뉴스 영상이 언론 보도를 흉내 내더라도,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결합되면 오히려 허위정보의 확산 통로가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서 응답자 절반 이상(55%)이 온라인상 허위정보의 진위를 우려한다고 답했다. 특히 60대 이상(73%)에서 그 비율이 가장 높았다. 또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의원이 서울YMCA 시민중계실과 함께 실시한 ‘2025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플랫폼의 가짜뉴스 및 허위정보 방치 문제(40.4%)를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영상이 뉴스처럼 보인다고 해서 모두 사실로 믿기 전에 다음과 같은 점검이 필요하다.

① 출처 확인 : 영상에 언론사 로고가 있더라도 해당 언론사 공식 홈페이지나 포털 뉴스에 동일한 기사가 있는지 확인한다.② 날짜와 맥락 검증 : 오래된 영상을 최근 사건으로 바꾸거나 재편집하는 사례가 많다.③ 자극적 표현 주의 : ‘충격’, ‘속보’, ‘긴급’, ‘무조건’ 등 과장된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④ AI 생성 여부 확인 : 목소리나 얼굴이 부자연스럽거나 그래픽이 일정하지 않다면 합성 영상일 수 있다.⑤ 공신력 있는 기관 활용 : 허위정보가 의심될 경우 한국언론진흥재단 ‘가짜뉴스 피해 신고ㆍ상담센터’(02-2001-7293)를 통해 상담할 수 있다.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5 한국’에 따르면 한국의 뉴스 전반 신뢰도는 31%로, 조사국 중 37위에 머물렀다. 자신이 주로 이용하는 뉴스에 대한 신뢰도(39%)와의 격차도 여전하다. 이용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정보만 선별적으로 믿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상 중심의 뉴스 소비가 보편화된 지금, 특히 시니어 세대에게는 ‘보기’보다 ‘판단하기’의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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