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고령층을 중심으로 한 댄스대회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흔히 생각하는 노인의 춤이 아닌, 빠른 리듬에 과격한 동작을 볼 수 있는 춤 경연 대회다. 65세 이상을 ‘GOLD 세대’로 부르는 일본국제댄스연맹(FIDA JAPAN)이 주최한 ‘FIDA GOLD CUP 2025’가 지난 22일 도쿄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모인 17개 팀이 무대에 올랐는데, 평균 연령은 70세, 최고령 참가자는 무려 101세였다. 행사에선 고령자들이 직접 꾸린 팀이 열정적인 무대를 펼치며 현장을 찾은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올해 우승은 오이타 지역에서 참가한 ‘JBRevolution 오이타’가 차지했다. 이 팀에는 최고령 81세 단원이 포함돼 있어 ‘고령 댄서의 상징적 팀’으로 불렸다. 심사는 기술과 표현력, 활력, 의상, 완성도에 더해 참가자의 연령을 반영한 ‘GOLD 포인트’가 반영됐다. 2위는 사이타마의 ‘GOLD DRAGON’, 3위는 시즈오카의 ‘소울풀푸즈’가 각각 받았다.
대회 분위기를 끌어올린 장면은 따로 있었다. 개막 특별 프로그램에서 우에노 겐이치로 후생노동성 장관 축사에 이어 인기 그룹 EXILE 출신의 DJ MAKIDAI와 DJ GEN이 무대를 흥겹게 만들었다. 이들의 안내에 맞춰 최고령 참가자인 101세 모치즈키 미사에 씨가 화상을 통해 노래 ‘Choo Choo TRAIN’에 맞춰 끝까지 준비한 동작을 선보였다. 대회 현장에서는 93세 다키노 후미에 씨도 함께 춤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이번 대회 최고령을 기록한 101세 모치즈키 씨는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스기 료타로 일본국제댄스연맹 명예회장은 “사람은 누군가의 시선을 받을 때 젊어지는 법”이라며 “춤은 몸과 뇌를 동시에 사용하는 최고의 건강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때로는 신경통이 있더라도 무대에 서는 순간 살아나는 힘이 있다”며 출전자들에게 격려를 보냈다.
일본국제댄스연맹은 현재 전국에서 65세 이상 고령자 댄스팀을 조직해 ‘댄스 건강클럽’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니어의 신체·정신 건강 증진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2025년 기준 22개 광역단체에서 35개 팀이 등록돼 있다. 이번 대회가 성황을 이루면서 일본 고령사회에서 ‘춤’이 건강관리와 사회참여의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