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유니버설 디자인이라 하면 손에 잡히는 생활용품이나 건축물을 떠올리기 쉽다. 일본에서는 그 개념이 ‘식품’으로까지 확장됐다. 삼키는 것이 불안한 연하 장애가 있는 고령자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초콜릿 디저트가 등장한 것.
일본 초콜릿 원료 기업 닛신(日新)화공이 개발한 ‘탄력 쇼콜라’와 ‘부드럽게 녹는 쇼콜라’는 뜨거운 우유나 물에 섞어 식히기만 하면 초콜릿 디저트가 완성되는 분말형 제품이다. 회사는 제과 현장에서 요구되는 품질과 취급 편의성을 유지하면서도, 연하 기능에 배려가 필요한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유니버설 디자인 발상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닛신화공은 제과와 돌봄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의 경계를 넘어 개발에 착수했다며 “누구나 같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같은 디저트를 즐기는 풍경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특정 기능을 강조한 ‘노인용 식품’이라기보다, 먹는 즐거움과 식감의 만족을 유지하면서도 안전하게 삼킬 수 있도록 배려해 삶의 질을 함께 고려했다는 점을 앞세웠다. 연하에 어려움이 없는 사람과 배려가 필요한 사람이 각기 다른 음식을 따로 먹는 대신, 같은 디저트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두 제품은 모두 분말 형태지만 단순한 ‘가루 혼합 디저트’와는 다르다고 회사는 강조한다. 혼합용 분말이 아니라 제품 자체가 초콜릿이며, 독자적 제조 기술로 매끈한 입안 감촉과 식감을 구현했다는 것이다.
‘탄력 쇼콜라’는 쌉쌀하고 진한 초콜릿 맛을 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디저트뿐 아니라 빵 속 재료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 우유 외에 오렌지주스나 홍차로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생크림과 섞으면 떡처럼 쫀득한 탄력이 있는 가나슈(초콜릿 크림)로 응용 가능하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부드럽게 녹는 쇼콜라’는 80도 이상의 우유와 섞어 식히면 ‘녹아내리는 듯한’ 식감과 마일드한 맛이 특징이라고 소개됐다. 우유 비율을 늘리면 음료처럼 즐길 수도 있다. 온도가 내려가면 굳는 성질을 활용해 점도 조절을 보다 간편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제품 특성으로 제시됐다. 두유로 대체하거나 생크림과 섞어 딥 소스, 장식용 초콜릿 등으로 폭넓게 응용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일본에서 이 같은 ‘유니버설 디저트’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고령화에 따른 식생활 변화가 있다. 연하 기능 저하나 식사 보조가 필요한 사람이 늘면서, ‘안전’만을 앞세운 돌봄식이 아니라 ‘맛과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 식품 설계가 과제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닛신화공은 ‘초콜릿이 미소를 만든다’는 슬로건 아래 “삼킴에 배려가 필요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구분 없이 같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해, 나이나 신체 조건과 관계없이 한 식탁에 함께 앉는 모습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15일 두 제품이 식품산업신문사가 주관하는 ‘제55회 기술공로상’ 상품·기술 부문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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