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가 글을 대신 써주는 시대다. 보고서도, 소설도 버튼 하나면 초고가 나온다. 그렇다면 작가는 필요 없어지는 걸까. 이 단순한 질문에 정면으로 답하는 책이 나왔다.
‘AI 시대, 인간의 목소리’는 기술 활용법이 아니라 ‘왜 인간이 써야 하는가’를 묻는다. 저자 이성숙 작가는 AI를 경쟁자가 아닌 ‘확장 도구’로 규정하며 결국 글을 책임지는 주체는 인간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AI는 문장을 조합하지만, 인간은 삶을 통과해 문장을 만든다”고 말한다. 기억, 상처, 욕망, 후회 같은 ‘보이지 않는 노동’이 쌓여야 비로소 한 사람의 목소리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작가가 AI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텍스트 생산과 삶의 깊이를 혼동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문장은 흉내 낼 수 있어도, 시간을 살아낸 흔적은 복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책의 전반부는 AI 등장 이후 창작 지형의 변화를 살펴보고, 후반부에서는 AI와 공존하는 전략을 제시한다. 편집자의 역할 강화, 구조 설계 능력, 경험 축적 등 현실적인 조언도 담겼다.
기술이 빨라질수록, 인간의 느린 시간이 더 값어치 있어진다. AI 시대에 남는 것은 ‘누가 썼는가’가 아니라 ‘어떤 삶이 쓰였는가’라는 질문이다.
한편, 저자인 이성숙 작가는 시·소설·에세이·논픽션을 넘나들며 집필과 편집을 이어오고 있다. 국내에서 비교적 이른 시기에 AI 보조 글쓰기를 실험해 온 그는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목소리를 증폭시키는 도구”라고 강조해 왔다. 독립출판사 ‘루멘하우스’를 운영하며 글쓰기 워크숍과 문예살롱을 통해 창작자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