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화백 박돈(86, 본명 박창돈) 선생의 그림생활 70년을 회고하는 대규모 전시가 4월 5일부터 가원미술관(과천시 문원동)에서 선보인다.
박수근, 이중섭 화백 등과 함께 대한민국 미술사의 한 축을 담당했던 박돈은 몽금포타령과 명사십리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황해도 장연(長淵) 출신으로 빼어난 자연환경 속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1948년 해주예술학교 미술과를 졸업한 뒤 해주미술학교 교사를 지내다 남하한 작가는 광택이 없는 흙벽에 그려진 벽화와 같은 느낌이 드는 향토색 짙은 화면을 선보여 왔다.
1970년대 중반부터 전형화된 이 작가의 환상적인 향토적 정서와 상상력의 독특한 화면작업에 그 체험적 잠재의식이 깊이 반영돼 있음을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화면마다에 그러한 내면성이 저절로 형상돼 있기 때문이다.
박돈의 유화작업은 그의 철저한 개성적 기법의 취향인 화면의 광택 배제와 지극히 정적(靜的)인 화면구성, 모든 주제요소들의 선, 형태, 색채 및 형상의 단순화, 간결화 내지 장식적 변용, 그러면서 화면 전체가 시원하고 온화한 정감적 분위기를 조성하게 함으로써 특징을 이룬다. 그 구도는 모두 확연하게 수평적이면서 중심적 시점(視點)의 주제 설정은 하나같이 작가의 마음속의 잠재적 향수와 상상으로 선택되곤 했다.
무엇보다도 박돈 화면이 신비감을 자아내게 하는 것은 화면의 밑바탕을 고운 모래밭 같은 질감으로 각별히 세심하게 조성하는 엷은 황갈색 또는 회갈색조의 농담 분위기에서 느끼게 되는 추상공간의 깊이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는 박돈 화백의 대표작 6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오는 5월 6일까지 계속된다. 문의 (02)504-3730
[기사 제휴: 경기일보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