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사연] 92세 이기섭의 오스트리아 기행 마지막회 여행후기

기사입력 2014-07-08 09:54 기사수정 2014-07-08 09:54

※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독자 이기섭(92)씨가 보내주신 사연입니다. 두 아들과 함께 딸과 사위가 있는 오스트리아와 체코 여행기입니다. 이기섭씨 처럼 독자 여러분의 희로애락이 담긴 사연을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항상 기다립니다. <편집자 주>

▲귀국 하자마자 며느리가 만들어 준 추억 앨범

◇ 여행후기

무릎관절이 아파 이번 여행에 동참하지 못한 아내는 여행 떠나기 전, 나에게 신신당부했다.

“이번 비엔나 여행후로, 가정에 평화와 기쁨이 듬뿍하기를 바랍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이번 해외여행, 아들과 딸과 사위와 며느리들의 사랑 많이 받고, 많이 웃고, 건강히 잘 다녀 오세요.”

아내의 기도 덕분인지, 여행이 무사히 잘 마무리되었다. 잊을 수 없는 값진 추억을 같이 한 사위와 아들 내외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나중에 딸과 아들에게 들은 얘기인데, 여행 내내 식사전후, 외출 시, 귀가 시 기도를 내가 선창했다고 한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른다. 아마도 내심 좀 불안했었나 보다. 사실 아들내외와 사위내외와의 본격적인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살아온 인생과 경험이 다른 여럿이 모여 같이 여행을 하게 되니, 제일 나이 많은 나로서는 좀 걱정도 되었었다.

하여튼 무사히 잘 끝났으니 하느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특히 잘츠부르크에 11번이나 방문했다는 사위는 노련한 외교관답게 시종일관 활달하고 밝은 분위기를 만들었는데,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여행의 마지막을 와인과 함께하는 이기섭(92)씨

여행 중 음식점에선 음식과 함께 주류포함 음료를 먼저 주문해야 했다. 그래서 맥주, 와인 등을 실컷 즐길 수 있었다. 평소 술을 가까이 하지 않았던 탓인지 몰라도, 술도 좀 마시고 싶었던 것 같다. 저녁때마다 와인파티를 하면서 이야기의 꽃을 피웠다. 술 탓도 있고 옆에 잔소리하는 아내가 없어서인지 평소 별로 말이 없는 내가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아마 말실수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도 그날그날의 즐거운 추억들이 아른아른 떠오른다. 그 모든 추억을 소중히 보존하기 위해 출발부터 도착까지 사진작가 노릇을 충실히 한 며느리도 고맙고, 무엇보다도 척하면 삼천리라고 모든 것을 주관하며 미리미리 세심하게 준비하고 지극정성으로 환대를 해준 사위 부부에게 정말로 깊은 감사와 사랑을 전한다. 호강여행하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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