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공연] 연극 <나는 형제다>의 김광보 연출 겸 서울시극단 단장 인터뷰

기사입력 2015-09-07 14:22 기사수정 2015-09-07 14:22

김광보·고연옥 콤비의 4년만의 신작 <나는 형제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사건을 모티브로 한 고연옥 작가의 희곡으로 서울시극단 김광보 신임 단장이 직접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가난하지만 착하게 살려고 노력해 온 두 형제의 성장과 실패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만들어내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그리고 있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김광보 연출 겸 서울시극단 단장 (세종문화회관 제공)
▲김광보 연출 겸 서울시극단 단장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극단 단장 취임 후 첫 작품이라 심사숙고했을 텐데, <나는 형제다>를 택한 이유는?

고연옥 작가와는 인연이 깊죠. <프로즌> <내 이름은 강> <내 심장을 쏴라> 등 많은 작품을 함께 해왔으니까요. 그래서 ‘환상의 콤비’라고도 많이들 부르죠. 이번에 서울시극단 단장을 맡게 되면서 첫 연출을 어떤 작품으로 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아무래도 고 작가의 작품을 하는 게 가장 임팩트가 강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엔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작품인데, 그동안 고 작가와 함께 탐구해온 사회 구성원으로서 소외받은 인간에 대한 주제가 이어진다고 볼 수도 있죠. 연극 <주인이 오셨다>나 <인류 최초의 키스>를 보신 분들이라면 더 공감할 만한 주제일 거예요.


연출 과정에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일반 관객이 볼 때 결코 쉽지 않은 내용이에요. 그렇지만 어떻게 하면 관객에게 작품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여러 가지로 고민했죠. 또, 지금까지 고 작가와 해온 작품이 많은 만큼 서로에게 익숙한 부분도 있지만 오히려 그러한 점들이 다른 작품과의 차별성을 주는 데 어려움이 있었죠. 아직 연습 과정이기 때문에 여전히 다양한 고민을 해보고 이런 저런 구성을 시도해 보고 있어요. 결국은 무대가 올라가 봐야 이 작품이 어느 그릇에 담겼느냐가 판단될 것 같아요.

▲김광보 연출의 <나는 형제다> 포스터(세종문화회관 제공)
▲김광보 연출의 <나는 형제다> 포스터(세종문화회관 제공)


김광보 연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미니멀리즘, 이번 작품에서는 어떻게 발현되었나요?

늘 이야기하듯 연극의 주체는 배우예요. 배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불필요한 것들을 없애다 보니 미니멀리즘을 강조하게 된 셈이죠. 모든 것을 배우의 힘으로 완성시키게 하려고 해요. 이번 작품은 주인공인 두 형제의 역량이 가장 잘 발휘돼야겠죠. 형 역할은 , <사회의 기둥들>에서 저와 호흡을 맞췄던 이승주가 맡았고, 동생 역은 과감하게 서울시극단 연수단원인 정석환을 선정했어요. 두 사람의 호흡과 아이디어에 집중해 무대에서 돋보이게 하는 게 제 역할이고, 그게 잘 되면 작품은 자연히 빛나게 되겠죠.


대한민국에서 가장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는 연출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시극단 단장으로서의 역할과 연출가로서의 역할, 모두 잘 하려면 더욱 바빠질 텐데요. 부담은 없나요?

“극단의 개성과 정체성은 단장에게서 나온다”는 말을 하며 포부를 다졌었죠. 무엇보다 그동안 침체된 극단이 점점 살아 숨 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아직 서울시극단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계가 많습니다. 단원수도 부족하고, 여러 가지 열악한 상황이기 때문에 극단 고유의 정체성을 만들기가 쉽지 않죠. 제가 감히 나의 작품이나 연출의 성향이 극단의 정체성이 된다고 이야기했지만, 그만큼 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직접적으로 작품에 참여하고 싶어요. 앞으로 임기 3년간 정기 공연은 제가 다 연출을 맡을 계획입니다. 그렇게 노력하다보면 제 자신과 서울시극단의 잠재력이 극대화되고, 서로 융합되는 과정을 거쳐 우리만의 상징적인 색깔을 드러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러면 결국 주어진 두 역할 모두 잘 해낼 수 있지 않을까요.

▲김광보 연출의 <나는 형제다> 스틸 컷(세종문화회관 제공)
▲김광보 연출의 <나는 형제다> 스틸 컷(세종문화회관 제공)



△ 김광보 연출

현 서울시극단 단장, 한일연극교류협의회 회장

연극 <프로즌>, <사회의 기둥들>, <신과 함께> 등 연출

제51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연출상, 2012 히서 연극상 올해의 연극인상 등 수상



△ 연극 <나는 형제다>

일정 9월 4~20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연출 김광보 출연 이창직, 강신구, 주성환, 이승주, 정석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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