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가 만난 사람] 연극연출가 이윤택 인터뷰-⓷

기사입력 2016-07-15 20:14 기사수정 2016-07-15 20:14

순발력이 뛰어난 곽도원, 부산 관객들도 놀란 미모 이민정

▲최근 영화 <곡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곽도원은 연희달거리패에서 7년여 연기 생활을 했다.(이투데이)
▲최근 영화 <곡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곽도원은 연희달거리패에서 7년여 연기 생활을 했다.(이투데이)

10여 년 전만 해도 연희단거리패 출신의 배우들을 영화 속에서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천만 관객 요정 오달수와 <곡성>의 곽도원, 배우 이민정이 대표적인 연희단거리패 출신이다.

“이번에 이민정을 만났는데 민정이가 밀양연극촌에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밀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밀양에서 모기한테 한 백방쯤 모기한테 물려서 다시가 새까매진 거. 그리고 우리집 내가 사는 흙집을 짓는데 지붕 위에 올라가서 지붕을 이었다는 거야. 민정이가. 그런데 민정이가 부산 가마골소극장에서 <서툰사람들>이라는 공연을 했었는데 관객들이 장난이 아니었어. 너무 예쁘고. 너무 잘한다는 거지. 어떻게 이런 배우가 부산에서 하느냐고 그랬어. 오달수는 부산 출신이라 말이 안돼서 마임을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배우가 말을 해야지 그러면 안된다고 하면서 일본공연에 함께 한 적이 있었습니다. 곽도원은 7년 반을 여기에 있었는데 굉장히 게을렀어요. 여기는 아침에 일어나서 단체 생활을 해야하는데 말입니다. 대신에 이 친구는 개인적으로 순발력이 굉장히 뛰어난 배우였어요. 연극보다는 영화가 훨씬 어울리는 배우였던 거죠.”

이 외에도 최근 대세인 배우 황석정도 연희단거리패에서 오랜 시간 공연을 했던 배우다.

▲어린 시절 이민정도 연희단거리패 밀양연극촌에서 연극 생활을 했다.(이투데이)
▲어린 시절 이민정도 연희단거리패 밀양연극촌에서 연극 생활을 했다.(이투데이)

나이가 들며 독한 눈빛을 거둬내다

젊은 시절 이윤택은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단어로 표현된다. 1980년대 언론사태를 이야기한 <시민K>, 잔혹극 <산씻김> 등으로 연극 초반 강하게 어필하던 그였다. 이후 인기 공연으로 자리를 잡은 <오구>와 <바보각시-사랑의 형식> 또한 삶과 죽음을 다룬다는 점에서 만만치 않은 작품이었다.

“특수성과 보편성의 문제죠. 가는 길이 그렇습니다. 처음에 예술을 시작할 때는 독자성,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게 됩니다. 실험적인 시대를 거쳐 어느 정도 지나, 나 같은 경우 ‘전통’과 ‘대중’을 만나게 됐어요. 내가 한국인으로서 전통을 이해하지 못하면 되겠느냐. 그래서 탄생한 것이 <오구>이고, 연극이 꼭 식자층의 놀음이 아니지 않느냐 해서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로 대중을 만났습니다. 밀레니엄 전후로 총체적 규모의 극이 필요하지 않나 싶어 <도솔가>와 <일식>을 공연했습니다. 지금은 어떤 상태가 됐냐면 내가 지금까지 추구해 왔던 ‘이윤택 스타일’이라는 게 특수성으로만 표현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그래서 올해 연희단 거리패 30주년 공연으로 안톤 체홉의 <벚꽃동산>을 선택한 것입니다. 보편적으로 관객들이 알고 있는 작품을 사용하되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스타일을 보편적인 의미 속에서 고수할 것. 그것을 나이가 드니 할 수 있게 되더군요.”

치열했던 이윤택의 초기작도 좋지만 조금 마음 놓고 볼 수 있는 최근작 또한 편하게 볼 수 있다. 이는 이윤택의 연극 세계가 조금 더 보편화 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천만관객요정 오달수도 역시 연희단거리패 출신 대표 배우. 올해 제16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밀양시)
▲천만관객요정 오달수도 역시 연희단거리패 출신 대표 배우. 올해 제16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밀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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