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거 땜에 친구와 의 상한다] 음주한다고 우정까지 저버린 친구가 아쉽다.

기사입력 2016-07-05 18:18 기사수정 2016-07-05 18:18

▲동료들과 술 한잔하고 있는 필자(왼쪽에서 첫 번째). (박용덕 동녀기자)
▲동료들과 술 한잔하고 있는 필자(왼쪽에서 첫 번째). (박용덕 동녀기자)
필자는 중학교를 시험을 치고 입학하는 세대에 속한다. 지방도시에서도 알려진 중학교는 경쟁이 치열하였고, 치열한 경쟁을 통과한 학우들 간에도 출신 초등학교에 따라 서로 지지 않으려는 전쟁이 이어졌다. 필자가 들어간 중학교도 상황은 비슷했다.

중학교에 들어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출신 초등학교가 다른 짝과 심하게 다투다가 수업이 끝나고 교단 앞에 나가 결투를 벌인 적이 있다. 결국 결투는 필자의 승리로 끝났으나 지켜보던 학우들이 초등학교 간 패로 나뉘어 갑자기 싸움을 벌일 기세였다. 이 순간 빨리 행동하지 않으면 큰 패싸움이 벌어질 것 같았다. 필자는 살기 위해 초등학교 출신자들과 함께 교문을 재빨리 빠져나왔다. 하지만 앞으로 어떤 보복이 있을지 모르니 당분간 등교와 하교 때 모두 같이 움직이자고 약속하였다.

초등학교 때 친하지 않은 친구들도 모두가 이렇게 똘똘 뭉쳐 본 적은 처음이었고 갑자기 영웅이나 된 듯 어깨가 으쓱해 졌다. 사나이가 승리하면 이런 기분으로 살아간 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3 ~4개월이 흐르고 서로의 문화 차이를 이해해 가면서 우리 중학교란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북한에는 핵무기가 있지만 남한에는 중2가 있다는 말이 머릿속에 번쩍 떠오른다. 맞는 말 같다. 지나간 중학교 생활을 보면 철부지였지만 자기들만의 세계에 도치되어 세상에서 무엇이든 무서움을 모르고 행동하는 것 같다.

이렇게 중학교 생활을 마치고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달라진다.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사고방식을 가지는 것이다. 공부에 지쳐 있는 그룹, 여학생과 돌아다니는 날라리 그룹, 왕자병 그룹 등으로 나누어 졌으나 중학교 시절만큼 세력 다틈은 없었고, 저마다 미래의 자기개발에 신경을 쓰고 있었고, 개중에는 술과 담배를 가까이 하는 학우도 있었다.

친한 친구가 어느 날 질문을 하는데 너는 사회에 나가면 술과 담배를 가까이 할 거냐고 묻는다. 다른 질문은 답이 빨리 나왔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다. 잠시 침묵과 함께 대뇌가 복잡하게 덜커덩 거리기 시작했다. 왜 이 친구가 이런 질문을 했을까? 예스, 노 둘 중 하나가 답인데 왜 이렇게 말하기가 어려운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사회생활하다 보면 필요하다면 술은 마실 수 있다. 담배는 연기가 싫고, 주머니에 두툼하게 넣고 다니는 것들이 싫어서 안 하겠지만 술은 상대의 마음을 알고자 하거나 서로의 우정을 위해서, 그리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했더니 친구 왈 친구의 우정은 술 또는 담배를 하는 순간부터 끝이라고 한다.

결국 사회생활을 하면서 필자는 담배는 피지 않지만 소량의 술은 마시게 되면서부터 친구와의 우정은 끊어져서 아직까지 연락 두절 상태이고 가끔 다른 친구를 통해서 그 친구의 생활에 대해서 듣고 있지만 너무 고지식하게 살아가는 친구가 어떨 땐 불쌍하게 여겨질 때도 있다. 그렇게 행동해서 잘 나가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우리의 미래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친구야 이글 읽으면 연락이라도 해라. 난 언제든지 반갑게 맞아줄 자세는 되어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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