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안 하고 운동하러 가요”…집안일 대신 프로그램
엘리베이터 인사부터 루미큐브까지, ‘혼자 아닌 노후’
“처음에는 내가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했죠. 지금은요? 하루가 모자라요”
서울 성북구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노블레스타워에 거주한 지 2년 반째인 김유선(1947년생) 씨는 상월곡동에서 수십 년 살면서 집 바로 옆에 실버타운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입주를 고민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상황이 급변한 건 몇 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본인은 건강검진에서 폐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남편 장례를 치른 지 일주일 만에 수술대에 올랐다. 혼자 지내는 어머니가 걱정된 자녀들이 먼저 노블레스타워를 알아보고 입주를 권했다고 한다.
김 씨는 당시를 이렇게 떠올렸다.
“처음엔 싫다고 했어요. 내가 그런 데 가서 어떻게 사냐고요. 그런데 애들이 구경만 먼저 해보자고 해서 들어왔죠.”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신의 한 수예요. 이렇게 편할 줄 몰랐어요.”
“밥 안 해도 되잖아요”…가사 해방이 만든 생활 변화
김 씨가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 요인은 ‘식사’다. 평생 바쁘게 살면서 그 와중에 가사까지 챙겨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정해진 시간에 식당으로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여긴 밥을 해주잖아요. 장 안 봐도 되고, 설거지 안 해도 되고요.”
가사 부담이 사라지자 하루 리듬도 달라졌다. “집에 있었으면 밥하다 하루 다 갔을 텐데, 여기선 그 시간에 이것저것 프로그램하러 가고, 운동하고 놀러 다니죠.”
규칙적으로 밥을 먹고 활동량이 늘면서 건강도 좋아졌다. 체중이 오히려 늘어 운동으로 조절할 정도라고 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다 인사해요”…혼자 아닌 함께 사는 집
김 씨가 예상하지 못했던 또 하나의 변화는 사람이었다. 입주 전 가장 걱정했던 것도 인간관계였다. 낯선 공간에서 혼자 겉돌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생활해보니 분위기는 달랐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서로 인사를 건네고 식당과 프로그램 실에서 자연스럽게 얼굴을 익힌다. 탁구장에서는 탁구 친구가 생기고, 다른 프로그램을 하다 보면 또 다른 친구가 생긴다. 활동하다 보면 아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는 셈이다. “여긴 그냥 가족 같아요. 알든 모르든 다 인사해요.”
“애들한테 낮에는 바쁘니까 저녁에 전화하라고 해요”
김 씨의 하루를 들어보면 한적한 삶과는 거리가 멀다. 오전 9시 아침 체조로 하루를 시작한다. 몸을 푼 뒤 식사를 하고 에어로빅 수업에 참여한다. 월·수·금에는 수영장에서 한 시간씩 운동한다.
오후에도 쉴 틈이 없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입주자들과 루미큐브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머리를 쓰고 웃고 떠들다 보면 금세 저녁 시간이 된다. “프로그램 따라다니다 보면 하루가 모자라요. 그래서 애들한테도 낮에는 전화하지 말고 저녁에 하라고 하죠.”
비용이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밖에서 혼자 살면 더 들어요. 여긴 한 번에 해결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해요. 저는 하나도 안 아까워요.”
혼자 사는 집이었다면 느끼기 어려웠을 ‘사람 온기’도 이유로 꼽았다. “혼자 있으면 외로움을 느낄 텐데, 여긴 엘리베이터만 타도 인사하고, 같이 밥 먹고, 같이 활동하니 외롭다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김 씨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덧붙였다.
“능력만 된다면 꼭 와서 살아보라고 하고 싶어요. 밥걱정 없고, 심심할 틈 없고, 그냥 편하게 늙을 수 있는 곳이니까요. 저는 그냥 여기서 끝까지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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