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타워] 60세부터 즐거움과 90세 이후의 편안함을 설계하다

입력 2026-02-10 07:00

[2026년 실버타운 탐방_⑥]

‘사추기(思秋期)’를 보낸 시니어는 다시 한 번 독립의 시기를 마주한다. 자녀들은 취업과 결혼을 통해 ‘품안의 자식’에서 벗어나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함께하자”던 배우자와는 사별을 겪으며 혼자 서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 시기의 선택지는 의외로 다양하다. 지금까지 살아온 집에서 계속 생활하는 것(AIP·Aging in Place)은 보통의 방법이다. 또 다른 선택지는 실버타운, 즉 노인복지주택이다. 식사와 청소의 부담에서 벗어나, 누구의 할머니·할아버지가 아닌 ‘나 자신’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브라보마이라이프는 2026년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실버타운을 찾아가 봤다.

▲노블레스타워 외관 전경.(사진제공 노블레스타워)
▲노블레스타워 외관 전경.(사진제공 노블레스타워)

노블레스타워를 방문하려면 6호선 고려대역에 하차해야 한다. ‘대학가가 있는 곳에 실버타운이 있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종암동 방향으로 걷다 보면 8차선 대로와 상가, 아파트가 뒤섞인 도심 풍경이 펼쳐진다.

시끌벅적한 거리 한쪽에 낮은 건물들 사이로 고풍스러운 한옥 지붕선이 길게 이어진다. 전통 기와와 목재 외관을 갖춘 건물이라 주변 상권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곳이 도심형 실버타운 노블레스타워다.

2008년 문을 연 노블레스타워는 국내 실버산업 초창기부터 시장을 개척해 온 한문희 백마씨앤엘 대표가 설립했다. 그는 시설 개관 당시 부모와 함께 입주해 생활했고, 지금도 이 곳에서 거주 중이다. 운영자가 직접 거주하는 만큼 입주자의 불편 사항을 빠르게 파악하고 즉각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노블레스타워 내부에 있는 인공 폭포.(박지수 기자 jsp@)
▲노블레스타워 내부에 있는 인공 폭포.(박지수 기자 jsp@)

◇ 입주 보증금 3억3000만~7억 원...239세대 규모, 월 생활비 170만 원대부터

노블레스타워는 총 239세대 규모의 도심형 실버타운이다. 입주 보증금은 세대 면적과 타입에 따라 3억3000만~7억 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월 생활비는 1인 기준 179만~260만 원대, 부부 기준 276만~346만 원대다. 공용시설 이용료와 기본 관리 서비스가 포함된 금액이다. 식비는 45식 기준 월 40만5000원이 별도로 더해진다.

적지 않은 비용처럼 보이지만 식사·운동시설·건강관리·커뮤니티 프로그램을 각각 외부에서 이용할 때 드는 지출과 시간까지 감안하면 체감하는 부담은 달라진다. 단순한 주거비가 아니라 일상 전반의 서비스를 묶은 ‘생활 패키지 비용’에 가깝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 60세 액티브 시니어부터 90대 케어 수요까지

노블레스타워의 또 다른 특징은 입주 연령층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입주 자격은 만 60세 이상이며 실제 거주자는 60대 초반의 ‘액티브 시니어’부터 80·90대 후기 고령층까지 고르게 분포해 있다.

가사 부담에서 벗어나 취미와 운동, 사회활동을 즐기려는 비교적 젊은 은퇴층이 있는가 하면, 식사·건강관리·돌봄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고령 입주자도 함께 생활한다.

입주자 직업군도 비교적 안정적인 중산·전문직 계층이 많다. 교사·교수·금융권 지점장 등 각 분야에서 은퇴한 책임자급 출신들이 주를 이룬다. 연금과 고정 소득을 기반으로 장기 거주를 선택하는 사례가 많다는 설명이다.

▲전문 식음 브랜드 '고메드갤러리아(GOURMET de GALLERIA)'가 제공하는 점심 식사.(박지수 기자 jsp@)
▲전문 식음 브랜드 '고메드갤러리아(GOURMET de GALLERIA)'가 제공하는 점심 식사.(박지수 기자 jsp@)

◇ “밥 걱정에서 해방”…프리미엄 식음 서비스가 만든 ‘가사 부담 제로’

노블레스타워의 식사는 전문 식음 브랜드 ‘고메드갤러리아(GOURMET de GALLERIA)’가 맡고 있다. 단지 내 전용 식당에서 식사를 제공하며, 영양 균형을 고려한 한식 중심 식단에 계절 메뉴를 더한다.

입주자는 별도의 장보기나 조리 과정 없이 정해진 시간에 식당을 이용하면 된다. 하루 세 끼 준비가 가장 큰 부담인 고령층에게 사실상 ‘가사 해방’에 가까운 구조다.

규칙적인 식사와 균형 잡힌 메뉴 덕분에 체중과 건강 상태가 개선됐다는 입주자 사례도 적지 않다. 자연스럽게 운동이나 취미, 커뮤니티 프로그램 참여 시간도 늘어난다. 단순한 주거 시설을 넘어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인프라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 공사 중 발견한 온천수…수영장, 사우나, 피트니스까지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온천사우나다. 실버타운 조성 공사 중 온천수가 발견되면서 이를 활용한 온천사우나 시설을 별도로 갖췄다. 입주민들 사이에서 만족도가 높은 공간으로 꼽힌다.

온천수를 활용한 탕에서 피로를 풀고, 찜질과 휴식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외부 목욕시설이나 스파를 찾지 않아도 단지 안에서 일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수영장과 피트니스센터도 한 동선에 배치됐다. 실내 수영장에서는 수중 재활 운동과 아쿠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물 속에서 하는 운동 특성상 무릎·허리 부담이 적어 80~90대 입주자도 참여가 가능하다. 전문 강사가 기초 체력에 맞춰 강도를 조절한다.

▲입주자들이 수중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 노블레스타워)
▲입주자들이 수중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 노블레스타워)

이처럼 식사부터 운동, 휴식, 건강 관리까지 대부분의 일상이 단지 안에서 해결된다. 외부 병원이나 문화시설을 찾아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크게 줄어든다. 고령층일수록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체감 만족도를 좌우하는 셈이다.

노블레스타워는 대규모 리조트형 실버타운 단지와는 결이 다르다. 대신 도심 속 '생활 동선 최소화'에 집중했다. 전원형 실버타운 보다는, 서울 생활권을 유지한 채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점이 노블레스타워가 내세우는 정체성이다.

60대에게는 활동적인 제2의 일상을, 90대 이후에는 돌봄과 안정을 제공하는 구조로 도심 한복판에서 즐겁게 나이 들고, 편안하게 늙어가는 방법을 설계한 공간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래픽=이은숙 기자)
(그래픽=이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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