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마술 공연

기사입력 2016-09-01 14:38 기사수정 2016-09-01 14:38

▲신기한 마술 공연 . (박혜경 동년기자)
▲신기한 마술 공연 . (박혜경 동년기자)
참으로 격세지감이라 할 만하다. 어제까지만 해도 무더위에 힘들었는데 정말 딱 하루 사이에 날씨가 변했다.

잠자리에서 여느 때와 같이 얇은 잠옷에 얇은 홑이불을 덮으려던 필자는 선뜻한 기온에 그만 장롱을 열고 두툼한 이불을 꺼냈고 목까지 끌어 올렸다.

정말 기온 변화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데 놀랍기만 하다.

오늘은 일요일 압구정동 광림 아트홀에서 마술공연을 보는 날이다.

날씨에 대비해 준비했던 외출복에 카디건 하나를 더 챙겨 들고 집을 나섰다.

버스 안에서 내다본 하늘이 너무나 깨끗하고 파래서 참 예쁘다고 감탄하며 바라보는 사이 잠시 후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날씨 세계가 왜 이리 변화무쌍한지 모르겠다.

공연 장소에 도착하니 초등학생과 같이 온 부모들로 로비가 매우 붐볐다. 작년에 이은결 마술쇼는 어린아이 입장이 불가였던 것 같은데 오늘 마술쇼엔 아이들이 많으니 어쩐지 수준이 좀 걱정스러웠다.

언제나 봐도 마술은 정말 신기하다. 보는 사람에게 어떻게 저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놀랍고 즐겁게 해 준다.

필자는 카드 마술이나 물건이 없어지고 생겨나고 하는 등의 마술은 별로 흥미가 없다.

마술사의 정밀한 손놀림의 눈속임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너무 꼭 알고 싶은 마술이 하나 있다.

같은 눈속임이라도 여자 어시스턴트를 테이블에 눕게 하고 반으로 잘라서 이쪽저쪽 분리하는 마술은 정말 신기해서 비밀을 알고 싶다.

어떻게 반으로 잘린 상체와 하체가 따로따로 움직일 수 있을까? 어디로 숨을 수도 없는 상황인데 말이다. 너무나 궁금해 꼭 알고 싶지만, 마술은 마술이니까 그냥 신기한 채로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알고 난 후 너무 시시해서 실망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예전에 외국의 유명한 마술사가 방송에 나와서 자기가 한 마술의 비법을 그 자리에서 공개하는 걸 보았다

정말로 신기했던 마술이 알고 보니 너무나 허망하고 우스웠다.

저렇게 다 공개해버리면 신비함도 없어질 텐데 저 마술사는 왜 다 밝혀버리는 걸까? 그걸 보면서 어느 정도 마술은 베일에 싸여있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마술의 비법이 다 공개되면 마술사라는 직업이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되는데, 어떤 마술사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악보가 공개되었다 해서 누구나 연주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자신만만이었다는데 맞는 말이다. 마술사들은 얼마나 피나는 노력으로 그런 경지에까지 오른 것이겠는가.

아무나 비법을 안다 해서 마술사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마술이란 그런 것 아닐까? 신기함을 느끼며 즐거우면 되는 것이다.

어릴 때 마술은 동네 장터에서 허름한 약장수 아저씨가 모자에서 토끼를 꺼낸다든가 가짜 꽃을 만들어 내는 정도로 기억된다.

그래서 마술하는 사람을 좀 헙수룩하게 보았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요즘 마술사는 매우 인기 있는 직업이 되었다.

잘 생긴 젊은이들이 다투어 나타나고 외국 마술쇼에서 상도 받는 등 마술의 세계가 변한 것이다. 이제 마술사는 동네 장터 약장수의 허름한 모습이 아니라 세련되고 멋있는 부러운 직업으로 바뀌었다.

오늘 최현우 마술사의 공연은 주제가 ‘더 셜록’으로 탐정 놀이를 하는 매지컬 이다.

매직과 뮤지컬을 합성한 공연이 시작되자 뮤지컬 못지않은 화려하고 웅장한 음향의 멋진 무대가 나타났다.

‘더 셜록’은 최현우 마술사가 런던의 셜록 홈즈가 되어 ‘제이슨’이라는 범인을 추리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관객은 런던시민이 되어 셜록의 추리에 동참하니 관객도 공연에 한몫을 하는 듯 동화되어 흥미롭다.

마술쇼니만큼 추리하는 사이사이 마술이 펼쳐졌는데 의자에 앉아 있는 여자 어시스턴트의 목이 그대로 없어지는 기묘하고 신기한 마술도 있었다.

정말 의자에 앉은 채 금세 있던 목이 사라지고 없는 광경은 보면서도 믿을 수 없는 충격적인 장면이다. 역시 비밀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다.

2시간 가까이 환상적인 무대가 펼쳐졌다. 이런 무대를 만들려고 얼마나 노력했을지 마술사 일행에게 아낌없이 환호를 보내주었다.

너무나 궁금하긴 하지만 이렇게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니 마술 비법을 알려 하지 말고 신비한 채로 비밀에 싸여있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놀랍고 신나는 마술로 어린아이처럼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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