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친구도 소용없다

기사입력 2016-09-22 13:44 기사수정 2016-09-27 08:43

▲흘러가는 강물처럼 인생도 흘러간다, (조왕래 동년기자 )
▲흘러가는 강물처럼 인생도 흘러간다, (조왕래 동년기자 )
동네 공원에서 할 일없이 벤치에 앉아있는 노인 분들을 보면 마음이 짠합니다. 나도 저 나이되면 저렇게 될까? 스스로에게 반문도 해 봅니다. 어제의 조국근대화이 역군들이 나날이 변하는 새로운 IT신기술에 적응하지 못하고 나이라는 덫에 걸려 젖은 낙엽처럼 공원 벤치에 조각상처럼 붙어 있습니다. 날지 못하는 날개 부러진 새와 같습니다. 이런 분들을 일으켜 세워 노동현장으로 또는 산업 역군이란 새로운 명찰을 다시 달아줄 일은 진정 없는 것인가? 안타깝기만 합니다. 

    

풍부한 영양공급과 보건위생환경의 개선으로 노인의 건강도 좋아졌습니다. 지금의 70대는 과거의 40대와 맞먹는 체력과 지남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바로코앞에 다가 왔다고 해도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고령화 시대입니다.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고령 사회에 노인을 위한 사회복지도 문제지만 집안에서도 갈 곳 없는 노인의 문제가 새롭게 부상합니다.

    

농경사회에서는 고령자의 일손도 필요했지만 산업사회에서는 고령자의 역할이 거의 필요 없습니다. 달나라에 가보지 않은 사람이 달나라에 가서 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모릅니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노후를 보내던 방식으로 노후를 준비해서는 막상 우리가 노인이 되면 준비 부족으로 당황할 것은 분명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의 8~90대의 노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나는 관심을 갖고 지켜봅니다. 노년을 살아보지 않은 젊은 노인문제 전문가 보다 지금의 노년을 살고 있는 분들의 체험이 더욱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60세 정년퇴직하고 건강한 육체와 건전한 정신 건강을 가진 사람이 무었을 어떻게 하면 팔팔하게 100세 까지 행복하고 즐겁게 살다가 웃으며 저세상으로 갈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늘 나랑 산책로에서 만난 분은 37년생으로 올해 79세라고 합니다. 스스로 건강관리를 잘 해서인지 젊게 보이고 건강해 보입니다. 엎드려 팔굽혀 펴기를 30개나 너끈히 해냅니다. 조심스럽게 하루의 일과를 물어봤습니다. 아침은 할머니가 더 주무시도록 6시에 집을 나와 3천 원짜리 해장국을 사 먹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전거를 친구삼아 자전거 전용도로를 2시간 정도 느리게 달리고 공원에 설치된 운동기구룰 이용하여 운동을 하다가 10쯤 도서관에 가서 신문이나 잡지 또는 책들을 두시간정도 뒤적이다 보면  점심때가 된다고 합니다.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오후 시간은 어린이 대공원이나 잠실 올림픽 공원에 가서 산책도 하고 과천 경마장에 가서 마권은 사지 않고 달리는 말들을 구경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내게 내미는 수첩에는 매일 어디 갈 곳이 적혀있습니다. 오라는 곳은 없지만 체력에 맞춰 갈 곳을 미리 알아서 준비한다고 합니다. 친구들하고 같이 어울리면 좋지 않으냐고 내가 물어봤습니다. ‘친구 그거 나이 들면 아무 소용없어 태반은 죽고 요양원에 있기도 하지만 비교적 건강한 친구하고 만나지 않아, 나이가 드니 서로 말 하려해도 발음이 어눌하고 귀도 어두워 서로 잘 알아듣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말하다가 단어가 생각이 않나 서로  거시기, 거시기 하다가 말아, 이제는 만나지 않아.’ 하십니다. 

    

노후 준비로 혼자 지내는 법을 미리 알아두고 연습하라고 충고 합니다. 식사도 혼자 챙겨 먹어야 하고 운동도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고 친구도 필요 없으니 혼자 놀러 다닐 곳도 미리 알아 두라고 말씀하십니다. 두뇌 훈련으로 영어알파벳 ABCD를 외우고 한글 가나다라를 소리 내어 외우면 아주 좋다고 강조하십니다.  그랬더니 귀에 소리가 들리는 이명현상도 줄어들고 눈도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알파벳 차례를 잊지 않으려고 정신 바짝 차린 덕분이랍니다. 나이든 분들의 오늘은 우리의 내일의 모습입니다. 오늘을  어떻게 지내는지 잘 살펴보면 선행학습의 효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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