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상춘정,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기사입력 2017-05-24 17:09 기사수정 2017-05-24 17:09

▲옥천 상춘정(이현숙 동년기자)
▲옥천 상춘정(이현숙 동년기자)
봄의 끝, 여름이 시작되는 즈음이다

그 들판엔 뜨거운 한여름의 태양을 방불케 하는 더위가 쏟아지고 있었다.

언덕으로 오르는 길 옆 냇가에는 여름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고 몸부림치듯 엉킨 덩굴들이 옥천의 들길에서는 자유로워 보인다.

▲옥천 상춘정(이현숙 동년기자)
▲옥천 상춘정(이현숙 동년기자)

나무 그늘에는 더위를 피해 동네 사람들이 쉬고 있었고, 언덕 아래엔 초여름의 강태공들이 텐트를 치고 하세월 유유자적한 모습이다.

옥천의 보정천, 그리고 그곳에 섬처럼 떠 있는 정자 상춘정이 보인다.

시인 정지용의 고향 옥천 땅.

그의 시처럼 아름다운 땅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

어릴 적 여름방학 때 고모네 집에 놀러가던 길, 그 들판에서 사촌들과 뛰어 놀았지. 순진무구했던 어린 시절의 필자가 거기 아직 있는 듯하다. 그리움에 가슴에 뭉클해져 온다. 온몸으로 땀이 흐르던 날이었다. 그럼에도 그 들판을 걸으면서 마냥 행복했다.

▲옥천 상춘정(이현숙 동년기자)
▲옥천 상춘정(이현숙 동년기자)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그리고 저 넓은 냇가에 안개가 휘감겨 있을 새벽에 올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

▲옥천 상춘정(이현숙 동년기자)
▲옥천 상춘정(이현숙 동년기자)

실개천이 휘도는 그 넓은 벌을 떠나오며 문득 돌아보니 상춘정이 내게 인사를 하는 듯하다. “안녕, 잘 가요.”

“안녕, 다시 오고 싶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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