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는 삶

기사입력 2017-05-24 17:48 기사수정 2017-05-24 17:48

매주 월요일 10시부터 12까지 이웃에 사는 사람 10 여명이 모인다.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는데, 이 모임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처음에는 기록을 남겨 모두 블로그를 써 보자는 취지였다. 다섯 번의 블로그 교육을 마친 후 무엇을 할까.

영화를 보고 명대사와 명장면 감독의 의도를 알아채고 우리가 생각하는 관점을 자유토론으로 한다. 이 번 주 영화는 ‘나, 다니엘 블레이크’였다. 주인공은 40년 목수로 살다 심장병이 악화되어 실직했다. 생계급여를 컴퓨터로 신청하는 절차가 까다로워 좌절하지만 같은 처지의 이웃을 도우며 비인간적인 관료사회를 위해 투쟁한다.

이 영화를 본 후 느낀 점은, 노년은 개선할 사항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건의하여 개선되도록 하자. NGO 활동도 해보자. 기록을 남기자. 혼자의 힘으로는 어려울 수 있지만 ‘분당월요블로거’ 모임이 힘을 합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되었다. 격주로 포토에세이를 한다. 주변에 사물을 호기심을 갖고 관찰하며 사진을 찍고, 에세이 형식으로 글을 쓴다. PT에 띄워 돌아가며 발표한다. 사진과 글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눈다. 그래서 11월까지 계속하며, ‘포토에세이그룹’에서 ‘문득’의 제목을 달고 포토에세이 책을 내기로 한다.

오후에 ‘내이야기를 통한 책쓰기’ 나 누구지? 를 알아야 다음 글을 쓸 것이 아닌가. 지금 여섯 명이 4회 차 진행하고 있다. 책을 쓸 때 다섯 명이 돕는 사람이 있으면 제대로 쓴 책을 낼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교정도 서로 돕고, 8월말에 출판기념회를 목표로 한다. 모인 사람 가운데 전문가가 있어 서로 강의자와 수강자가 된다.

결론은 그 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을 발표하며 실천에 옮긴다. ‘인생은 B to D’라는 말로 시작한다. ‘탄생(Birth)’을 의미하는 B와 ‘죽음(Death)’을 의미하는 D의 사이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것은 ‘선택(Choice)’을 의미하는 ‘C’다.

오늘이란 시간은 자신이 선택할 수 없지만 아침에 일어나 시작하는 일들의 선택은 자신의 몫이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삶에서의 선택도 매우 중요하다. 선택이 중요하며, 실천하는 삶은 더 값지다.  

경봉(鏡峰) 스님은 ‘삶은 한 마당 연극’으로 사람은 누구나 한 권의 연극 각본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그 각본의 저자와 연극 무대의 감독과 주인공도 바로 ‘나’라고 설파했다. 삶이라는 연극에서 내가 주인공으로 중요한 것처럼, 부모나 친구의 삶에서는 부모와 친구가 주인공으로 소중한 존재다. 그래서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임이 가고 싶은 곳이 됐다.    

그렇다! ‘삶’은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고, 흐르는 세월은 붙잡을 수 없다. 살아 있는 동안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죽을 때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삶을 생각하며, 자신에게 “축복받고 태어난 삶을 건강하고 아름답게 마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혼자서는 엄두가 안 난다. 서로 토닥이며 도우며 공동체 삶을 꿈꾼다. 그래서 우리는 작은 것이라도 실천한다. 그래서 실천하는 삶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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