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피트니스’와 ‘비어 요가’

기사입력 2017-06-12 13:52 기사수정 2017-06-12 13:52

피트니스센터의 조명을 사람의 윤곽만 겨우 보일 정도로 어둡게 해놓고 운동하는 것을 ‘어둠 피트니스’라 한단다. 땀에 절은 모습이나 살찐 모습을 남들 앞에 보이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인기라는 것이다. ‘비어 요가’는 맥주 담은 잔을 요가에 활용하거나, 요가를 시작하기 전에 맥주 한 잔을 하고 시작하면 요가의 어려운 동작도 잘 되고 심신의 긴장도 풀어진다고 한다. 이런 업소가 한국에도 상륙했고 늘어나고 있단다.

이 두 가지는 공통점이 있다. 남을 의식하지 않을 때 심신이 편하다는 것이다. 유난히 남을 의식하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필자는 남을 덜 의식하는 편이지만, 대부분은 남을 지나치게 의식한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많다. 어딜 같이 가자고 하면 옷차림 때문에 못 간다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머리 모양이 헝클어져 못 간다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지나치게 멋을 내느라 불편한 구두를 신고 다니거나 지나치게 짧은 치마를 입고 스스로 불편해한다. 정작 남들은 크게 신경 안 쓰는 부분이다.

필자는 이른 새벽 동네 한 바퀴를 돌아보는 습관이 있다. 이제 막 동이 틀 무렵이므로 세수도 안 하고 모자 하나 푹 눌러쓰고 집을 나선다. 밤새 꼼짝 안 하고 잠들었다가 일어났으니 좀 움직여보고 싶기도 하고 그날의 날씨도 체감해본다. 사람들의 왕래가 뜸하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다 해도 그 시간에 움직이는 사람이라면 부지런히 제 갈 길 바쁜 사람들이므로 서로 얼굴 볼 일도 없다. 이때 남을 신경 안 쓰고 산다는 것이 참 편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번은 필자가 다니는 노래교실에 캔맥주를 사간 적이 있다. 음료수는 누구나 마시는 편이지만, 음료수 대신 맥주를 마시게 한 것이다. 그랬더니 독창을 시키면 다들 손사래를 치던 사람들이 그날은 너도나도 독창을 하겠다고 나서 말려야 했다. 용기가 생겨 목청도 커지고 좋았다는 중론이다. 그러나 노래교실에 다닌다더니 술이나 마시고 다니는 거냐고 오해할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지속하지는 못했다. 차라리 노래방처럼 조명을 어둡게 해주면 독창할 사람이 많아질 것 같은데 문화센터 규정상 그렇게 하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어둠 노래교실’이 어려운 이유다.

댄스스포츠는 밝은 강습실에서 배운다. 도입 때부터 그렇게 시작했다. 음지에서 몰래 배우던 댄스를 그렇게 해놓으니 당당해진 느낌이다. 맥주 한잔 마시고 강습을 해보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댄스스포츠는 매너 스포츠이므로 자세가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며 반대하는 사람이 많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콜라텍이나 카바레는 여전히 어두운 조명 아래서 춤을 춘다. 춤추는 모습을 누가 훤히 보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일 것이다.

조명과 알코올은 사람의 내적 용기를 움직이는 요소다. 밤을 찬미하는 이유도 그렇다. 낮술보다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술시(戌時)에 술을 마셔야 술맛이 나는 이유다. 평소에 조곤조곤 얘기하던 사람도 술이 좀 들어가면 옆 테이블 사람들 신경 안 쓰고 목소리가 높아진다.

어두운 골목길에 밝은 가로등을 달았더니 범죄율이 뚝 떨어졌다는 보고도 있다. 우리는 낮과 밤이 매일 있고, 술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마실 수 있는 자유로운 나라에 살고 있다.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면 삶이 피곤해지고, 너무 풀어지면 상대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앞으로의 비즈니스에 참고할 만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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