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나부코’

기사입력 2017-12-14 09:23 기사수정 2017-12-14 09:23

▲영화로 본 오페라 ‘나부코'(박혜경 동년기자)
▲영화로 본 오페라 ‘나부코'(박혜경 동년기자)

‘나부코’라는 오페라 제목을 보고 ‘나비부인’과 같은 일본 여인 이름인 줄만 알았다.

‘베르디’의 작품인 오페라 ‘나부코’는 기원전 6세기의 예루살렘과 바빌론이 무대로 바빌론 왕의 이름이었다.

구약성서 ‘나부코도노소르’왕의 비극을 오페라로 표현한, 베르디의 오페라 중 유일한 성서 오페라라고 한다.

오페라를 잘 모르는 누구라도 ‘노예들의 합창’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처연하고 부드럽지만 강렬한 느낌을 주어서 듣고 있으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노래이다.

오페라 ‘나부코’의 3막에서 들을 수 있다.

‘노예들의 합창’은 바빌론의 포로가 된 히브리인들이 강제노동을 하면서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며 부르는 합창으로 히브리인들의 슬픔과 희망이 담겨 있는 곡이다.

▲‘나부코’ 왕 역의 ‘플라시도 도밍고’(박혜경 동년기자)
▲‘나부코’ 왕 역의 ‘플라시도 도밍고’(박혜경 동년기자)

높다란 신전을 표현했으므로 무대 전면 천정까지 전체가 오페라 무대였다.

그리고 바빌론의 왕 ‘나부코’를 연기한 사람은 유명한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여서 관객 모두는 더 기대하는 듯 보였다.

이야기는 성서에 나오는 영웅 바빌론 왕을 각색해서 베르디가 작곡했다.

베르디는 당시 아내가 죽고 전작인 오페라 ‘하루만의 왕’이 실패로 돌아가 매우 낙심했던 때였다고 한다.

후에 결혼하게 되는 ‘조세피나’와 스칼라극장 지배인의 격려에 힘입어 만들어진 이 작품은 1842년 스칼라극장에서 초연 후 큰 성공을 거두었고 3막에 나오는 ‘노예들의 합창’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곡이 되었다.

유대인에게 잡혀있는 딸 ‘페네나‘를 구하려고 ‘나부코’왕이 이끄는 바빌로니아의 군대가 예루살렘으로 쳐들어온다는 소식에 유대인들은 하느님께 보호해 달라는 노래를 한다.

유대인의 대제사장은 ‘나부코’의 딸 ‘페네나’를 인질로 잡고 있어 평화를 이루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전쟁에 앞장 선 이는 ‘페네나’의 언니 ‘아비가일레‘이다.

‘아비가일레’는 유대왕의 조카인 ‘이스마엘’을 좋아하지만, 이전에 바빌론에서 ‘페네나’가 ‘이스마엘’을 구해준 일이 있어 둘은 이미 사랑하는 사이이고 ‘페네나’는 개종해서 ‘이스마엘’과 같은 신을 섬기게 되었다.

‘아비가일레’는 노예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전쟁에 앞장섰지만, 그러나 문서에 기록된 대로 자신은 정식 자녀가 아니라서 언니이지만 ‘페네나’가 왕위계승자라는 사실을 알고 분노한다.

바빌로니아 사제들의 후원으로 권력을 잡은 ‘아비가일레’는 유대교로 개종한 ‘페네나’와 ‘이스마엘‘에게 사형을 선고하는데 ’페네나‘가 죽음의 위기에 처했다는 걸 안 ’아버지 ‘나부코’왕은 유대의 신에게 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드린 후 군사를 일으켜 ‘페네나’를 구출하고 우상을 파괴하며 유대인들을 해방시킨다.

반역했던 ‘이스마일레’는 독약을 마시고 죽어가며 자신도 사랑받고 싶었던 딸이라 고백하고 ‘페네나’와 ‘이스마엘’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알린다.

유대인을 해방시킨 ‘나부코’는 왕 중 왕이라며 찬양받는다는 드라마이다.

역시 기대했던 대로 ‘플라시도 도밍고’의 노래는 가슴을 울렸다.

신께 기도하는 장면에서 그 큰 몸으로 바닥에 엎드린 채 노래하며 연기하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다.

영화 속 오페라에서 배우들이 노래할 때마다 영화관 안에서도 실제 오페라인 것처럼 많은 사람이 박수를 보냈다.

실제로 보는 오페라 못지않게 즐거웠던 영화로 보는 오페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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