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있는 것들은 모두 사랑해야 한다

기사입력 2019-02-18 09:18 기사수정 2019-02-18 09:18

분양받은 강아지가 분변을 먹는다고 환불을 요구하다가 강아지를 집어던져 강아지가 죽은 사건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한 행동이겠지만 죄 없는 강아지는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었다. 이런 유사한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점점 세상이 각박해져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숨 한 번 크게 쉬고 불과 2~3초만 참으면 되는데, 순간적으로 욱하는 성질을 못 참고 사고를 치면 평생 후회하게 된다.

우리 조상들은 뜨거운 물을 땅에 부으면 땅속 지렁이가 죽을지도 모르니 물을 식혀서 버리도록 했다. 연못에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속담도 생명 존귀를 가르친다. 생명은 동물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말 못하는 식물에게도 있다. 꽃이나 나무를 함부로 꺾거나 훼손하면서 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정서가 메말라가는 모습으로 보여 참으로 안타깝다. 나무나 꽃도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 못해서 그렇지 살아 있는 생명체이므로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된다.

모든 생명체에게는 생존의 본능이 있다. 나무도 쉽게 목숨을 내놓지 않는다. 카로탄닌이라는 물질을 뿌리가 분비해 일정한 영역 안에서는 다른 식물이 거의 자라지 못하게 한다. 소나무의 송진 같은 물질은 균의 침과 다른 식물의 접근을 막아낸다. 상처를 입으면 사람의 피 같은 진액이 흘러나와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침투를 봉쇄한다. 대부분의 나무들도 비슷한 방어기제를 갖고 있다.

k는 젊었을 때 대규모 주택건설 사업을 진두지휘하던 토목기술자였다. 그의 말을 빌리면, 수 천 수만 그루의 나무들이 사람들이 살 주거지와 도로를 만든다는 명분으로 잘려나가 죽어야 했다. 오직 사람을 위해 대규모 벌목사업이 자행되었고 그 실행의 중심에는 k가 있었다. k는 술자리에서 가끔 후회를 한다. 인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잘려나가는 나무들의 혼령을 위해 막걸리라도 한 잔 올리면서 위령제라도 지내고 톱날을 들이댔어야 했는데 그냥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K는 나이가 들어 마음이 약해진 탓도 있겠지만 몸이 여기저기 아파오고 아직 시집 못 간 나이 많은 딸을 보면서 나무의 저주를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쌓여 있다.

예로부터 우리의 조상들은 ‘동티’라 하여 땅, 돌, 나무 따위를 잘못 건드려 지신(地神)을 화나게 하면 재앙을 받는다는 말을 믿었다. 여기에는 함부로 자연을 훼손하지 말라는 지혜가 담겨 있다. 나무의 생명이나 사람의 생명이나 오십보백보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은 존귀하다. 자연보호는 우리 삶의 한 축이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인간이 서로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도 싹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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