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면 이름조차 신선이 놀던 섬이라는 선유도로 향한다. 5월의 선유도는 신록과 바다가 봄의 색으로 붓칠을 한듯 선명하게 싱그럽다. 맑은 날에는 바닷가에서 일몰과 일출의 감동을 맞이할 수 있고 안개가 자욱한 날에는 섬들이 흐려졌다가 가까이 왔다가 하면서 선유도의 이름값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선유도는 나에게 선망의 섬이다. 3월이면 신시도 초입에 있는 대각산을 찾곤 하였다. 산을 찾은 이유는 산자락에 피어나는 산자고, 보춘화를 보기 위해서다. 들꽃 너머로 펼쳐지는 고군산군도를 바라보며 바다, 섬, 꽃이 어우러진 풍경에 황홀해 하였다.
오전에 산을 올랐어도 산을 내려가는 시간은 해가 진 후였다. 대각산에서 맞이하는 일몰은 바다 위에 보석처럼 빛나던 섬들과 함께 남다른 풍경을 그려낸다. 기다림의 끝에 섬들 사이로 태양의 붉은 빛이 짙게 깔리다 빛이 사라진 뒤 어둑해져서야 산을 내려왔다. 그리고는 어둠에 휩싸이기 시작하는 길을 따라 신시도 입구까지 걸어 나왔다. 그것이 2년 전이니 다리가 개통되기 전이다.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를 잇는 다리가 2017년 12월에 개통되어 많은 사람들이 선유도를 찾고 있다. 섬까지 다리가 연결되었다 하나 섬의 매력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걷기의 즐거움을 안겨주고 섬 유람의 묘미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선유도는 5월 여행지로 제격이다. 자전거를 빌려 바닷바람을 느끼며 섬을 달려보아도 좋고 고군산군도 내를 도는 유람선을 타고 유람을 즐기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