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신간] 인권의 정신에 대하여

기사입력 2021-09-16 07:59 기사수정 2021-09-16 07:59

댄 에델스타인‧생각이음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말은 18세기 버지니아주 권리 선언문에 나온다. 우리나라 헌법에도 쓰여진 문구다. 지금은 당연한 듯한 권리에 대한 이야기가 18세기에는 매우 낯설은 주제다.

근대에 권리는 독단적인 통치 권력과 종교적 관습에 맞서는 도구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각 나라의 헌법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편적 권리로 자리매김한 인권이 이제는 나라를 초월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북한 같은 다른 나라에게 그 나라의 인권을 지적하며 쟁점화한다.

이 책은 18세기 역사가로 높이 평가받는 저자 댄 에델스타인 스탠퍼드 교수가 독특한, 새로운 시각으로 전개하는 권리 이야기다. 한 편의 인권과 역사 파노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18세기는 권리에 관한 담론이 가장 활발한 시기였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권리를 ‘체제(레짐)’라는 개념으로 분류하고,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권리가 당시 수많은 영역에서 벌어진 담론과 권리 투쟁의 결과라는 새로운 차원으로 권리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 책에는 홉스와 로크, 몽테스키외, 디드로, 루소, 스피노자 같이 이미 알려진 철학자들의 주장은 물론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저자와 철학자들의 주장과 사상에도 관심을 쏟고 그들의 영향까지도 추적한다. 근대 초 프랑스 문화와 지적 발전에서 한 축을 담당했던‘살롱’이 인권 역사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도 알려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서구의 오랜 정치 사상과 철학, 문화, 종교의 역사를 인권이라는 렌즈로 보여준다. 미국의 독립혁명, 프랑스 계몽주의, 영국의 정치사, 자연법 이론, 신스콜라주의, 위그노 저항이론, 중세 후기 공의회우위설, 로마법에 이르기까지 인권의 뿌리가 어떻게 서구문화와 지적 역사에 새겨져 있는지 추적한다. 그리고 오늘날 각 나라의 헌법과 정치 영역에까지 획기적으로 영향을 끼친 근대 초 권리 이야기를 웅장한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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