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신문위원회가 메일 하나를 보내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행하는 '언론과 방송'에 실린 2019년 연말에 기자 28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스스로 작성한 기사를 얼마나 신뢰하느냐?”라는 설문에 “매우 신뢰한다”가 27.5%, “신뢰하는 편이다“가 59.5%로 나타났다.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는 답변도 2.5%였다. 자기 기사에 대한 신뢰 점수는 100점 만점에 77.9점이었다. 자신의 기사를 100%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다른 기자가 작성한 기사에 대한 신뢰도는 당연히 더 낮게 조사됐다. “매우 신뢰한다”가 1.8%, “신뢰하는 편”은 50.7%로 같은 설문의 자기 기사에 대한 신뢰에 비해 상당히 낮았다.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는 답변도 7.7%로 자기가 쓴 기사 2.5%보다 3배 정도 많았다.
시민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신뢰도는 100점 만점 기준, 48.5로 낙제점을 받았다.
기사에 대한 신뢰도가 이처럼 낮은 것은, 광고 수입을 위한 경제권력의 압력, 정치권의 압력, 언론사 사익을 위한 사측의 압력, 기자 개인의 사익 추구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또 일반인들이 언론 보도를 대체로 믿던 과거의 행태에서 벗어나면서 언론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 데 따른 결과일 수도 있다.
언론 보도의 생명은 두말할 필요 없이 진실 추구에 있다. 내 기사는 과연 진실 추구라는 점에서 몇 점이나 맞을 수 있을까? 경자년 새해를 맞으며 받은 이 설문조사 결과를 계기로 나의 기사 작성 자세를 다시 한번 가다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