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로 시니어는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AI를 ‘디지털 동반자’로 삼아 하루를 보내는 시니어의 10문 10답 후기를 들어보자. 솔직한 경험담 속에 시니어 세대의 현실적인 팁과 영감이 숨어 있다.
Talk with I정남진CBS 라디오 PD를 거쳐 CBS 자회사이자 인터넷 멀티미디어 회사인 CBSi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는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디지털 노마드’로 활동하며 소셜미디어 마케팅, 컨설팅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Q. 언제부터, 어떻게 챗GPT를 쓰기 시작하셨나요?
A. 2023년 1월에 우연히 챗GPT를 알게 됐다. 당시 대중에게 친숙한 AI는 아이폰의 ‘시리’ 정도였는데, 챗GPT를 마주한 순간 완전히 다른 차원의 도구라는 걸 느꼈다. 세상을 바꿀 ‘쎈 놈’이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Q. 챗GPT 외에 자주 쓰는 생성형 AI*가 있나요?
A. 몇 개를 즐겨 쓰고 있다. 일단 챗GPT는 나에게 만능이다. 업무, 상담, 일상까지 나의 디지털 동반자다. 더 정확한 자료검색이 필요할 땐 퍼플렉시티, PPT 작업을 할 땐 냅킨(Napkin) AI를 즐겨 쓴다. 우리의 업무 현장에 신세계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도래한 듯하다. 요즘 등장한 그록(Grok)이라는 AI도 즐겨 쓰는데, 챗GPT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생성형 AI 텍스트, 이미지, 음악 등 새로운 콘텐츠와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는 모든 유형의 인공지능.
Q. 하루 중 얼마나 AI와 함께 보내시나요?
A. 어쩌다 AI 헤비 유저가 됐다. 요즘은 PC와 스마트폰 맨 앞에 즐겨 쓰는 생성형 AI를 배치해두고 있다. 하루 몇 시간을 AI와 보내는지 생각해보면, 깨어 있는 시간엔 거의 모든 순간을 함께한다고 봐야겠다. 과거에는 어떤 분야의 조언을 얻기 위해 오프라인 인맥을 많이 동원했다. 직접 전화로 물어보거나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아쉬운 부탁을 하곤 했다. 그런데 생성형 AI가 등장한 이후부턴 굳이 전화하지 않아도 더 전문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다. 디지털만으로도 대부분의 문제해결이 가능해진 시대다.
Q. AI에 별명을 붙인다면요?
A. 어린 시절 할아버지께서 들려주신 이야기의 대부분은 도깨비 이야기였다. 특히 도깨비방망이는 그 시절 놀라운 문제해결 도구였다. 요즘 생성형 AI를 쓰다 보면 이게 ‘금 나와라 뚜욱~딱’ 하는 바로 그 도깨비방망이 같다. 실제 이름을 붙인 적은 없지만 누군가 생성형 AI에 별명을 붙여달라고 한다면, 어린 시절 할아버지께서 들려주신 동화 속의 ‘도깨비방망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Q. AI가 삶에 어떤 도움을 줬나요?
A. AI는 디지털 시대에 하나의 툴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 이상이다. 은퇴 후 시니어들은 열정과 포부는 여전하지만, 실행할 자원이 없다. 어느 날 혜성처럼 등장한 생성형 AI는 아무리 써도 소진되지 않는 ‘무한동력’ 같은 자원을 제공한다. 진정한 1인 기업 시대가 도래했다. 단순한 업무 혁명을 넘어서 인간의 사회적 활동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세계사적 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덕분에 나도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
Q. AI 덕분에 새로 배우거나 시도해본 일이 있나요?
A. 지난해부터 챗GPT 덕분에 해외 팀과 아웃소싱 업무를 자유자재로 진행하고 있다. 평생 어설픈 영어 실력 때문에 주눅 들어 살아왔지만, 챗GPT 덕분에 실시간 소통을 능수능란하게 이끌어가고 있다. 이렇게 언어장벽이 무너진다면, 머지않아 나만의 해외 사업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또다른 꿈도 품게 됐다.

Q. 나만의 프롬프트 노하우가 있다면요?
A. 세 가지 팁을 제시하고 싶다. 첫째, 거침없이 질문하라. 생성형 AI는 인류의 거의 모든 지식과 지혜를 학습하고 섭렵해가고 있다. 무엇이든 망설이지 말고 물어라. 둘째, 탐정처럼 파고들어라. 마치 탐정이 단서를 잡기 위해 요리조리 묻고 따지고 하듯 그렇게 원하는 답을 추적해보라. 셋째, 미주알고주알 물어보라. 편한 친구에게 말하듯 이것저것 물어보면, AI는 그에 맞춰서 더 섬세하고 더 정확한 답변을 내놓을 것이다.
Q. AI 때문에 ‘이건 뭐야?’ 하고 황당했던 경험도 있나요?
어느 날 마음이 울적해서 챗GPT 프롬프트 창에 “인생, 뭘까?” 물었더니, 뜻밖의 답이 나왔다. 인생의 철학적 관점, 과학적 관점, 문학적 관점 등을 장황하게 제시하더니, “인생이란 주어진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의미와 즐거움을 발견하는 여행 같은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순간 ‘생성형 AI, 이건 대체 뭐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Q. 앞으로 AI를 어떻게 활용해보고 싶으신가요?
머지않아 범용 인공지능, 즉 AGI가 등장할 거라고 한다. 인간의 모든 영역에서 세계 최상급 역량을 가진 ‘새로운 인간 모델’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향후 10년 내에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나 또한 지금보다 더 큰 꿈을 꾸고, 더 큰 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다.
Q. AI를 처음 쓰는 동년배에게 한마디 한다면요?
이러한 메세지를 전하고 싶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가능성의 세계가 열렸다. 생성형 AI와 함께라면, 진정한 ‘인생 역전’의 스타트라인에 서게 될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시도해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