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속 커지는 AI 역할, “고립 초래 등 부작용 막아야”

입력 2025-08-25 09:06 수정 2025-08-25 09:10

英기업 민텔, 보고서 통해 경고… “한국 세계 1위 고령국가 될 것”

▲영국 시장조사기업 민텔(Mintel)은 22일 일본 법인을 통해 공개한 ‘AI와의 미래 – 2025年’ 보고서 표지.(민텔 재팬 제공)
▲영국 시장조사기업 민텔(Mintel)은 22일 일본 법인을 통해 공개한 ‘AI와의 미래 – 2025年’ 보고서 표지.(민텔 재팬 제공)

인공지능(AI)이 초고령화 사회, 의료 부담, 환경 위기라는 3대 과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분석한 글로벌 보고서가 나왔다. 영국 시장조사기업 민텔(Mintel)은 22일 일본 법인을 통해 공개한 ‘AI와의 미래 – 2025年’ 보고서에서 AI가 사회 기반에 통합되는 방식이 국가와 기업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의 고령화 속도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현재 일본이 가장 높지만, 2050년 한국이 일본을 추월해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80세 이상 인구 비율 상승은 더욱 가파르며, 치매 유병자는 2030년까지 전 세계 780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고령사회, AI의 역할 확대에 주목

리처드 코프 민텔 시니어 트렌드 컨설턴트는 “AI는 고령자의 자립을 지원하고 가족과 요양 인력을 보조하는 새로운 수단”이라며 “음악 기반 치매 환자 돌봄, 재택 모니터링, 외국인 노동자 사회 통합 등에서 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캐나다 워털루대학은 웨어러블 기기 없이도 고령자의 수면·식사·배변 패턴을 감지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해 장기요양시설에 도입했고, 이스라엘 Sensi.AI는 스마트 스피커 음성 데이터로 낙상이나 이상 행동을 탐지하는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음악을 활용한 AI 개입으로 치매 환자의 사회적 교류와 불안 감소 효과를 확인한 사례도 보고됐다.

보고서는 의료 부문에서의 AI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스웨덴 연구에 따르면 AI가 방사선 전문의를 보조하며 유방암 검출 정확도를 높이고, 판독 부담을 최대 44%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는 망막 스캔만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진단하는 기술이 개발됐고, 10만 건의 응급실 데이터를 학습한 AI는 불필요한 입원을 피할 수 있게 해 응급의료체계 효율화에 기여한 내용도 포함됐다. 또 AI 기반 챗봇 ‘레플리카(Replika)’는 전 세계 1천만 명 이상이 이용 중이며, 우울증 환자에게 ‘대화 상대’로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례가 소개됐다.

돌봄 분야 AI 도입 부작용도 경고

AI가 장밋빛 미래만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보고서에선 AI 모니터링 시스템이 오히려 고령자의 행동을 제약하거나 사회적 고립감을 키울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제시됐다. 보고서는 워싱턴대학 연구 결과를 인용해, AI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이 고령자의 행동을 모니터링해 가족이나 관계 기관에 보고하는 기능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취침을 침대에서 해야 수면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잠자리를 소파에서 침대로 억지로 바꿨거나, 화장실에 오래 있으면 이상 상황으로 인식될까 급히 다니기도 했다. 또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시스템을 이용해 외로움을 달래려 운영자와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AI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인한 ‘지켜보고 있다’는 감시 압박감이 고령자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행동 제약과 사회적 고립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텔은 “AI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앞으로 사회 전체의 기반에 스며들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에게는 △개인별 맞춤형 경험 제공 △사람의 창의성 지키기 △윤리적으로 기술 활용하기 △AI 편향 줄이기 등 10가지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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