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서점이 사라지고 있다

기사입력 2016-10-10 15:00 기사수정 2016-10-10 15:00

▲  동네 서점이 사라지고 있다 (조왕래 동년기자)
▲ 동네 서점이 사라지고 있다 (조왕래 동년기자)
동네 서점이 사라졌습니다. 그 자리에는 스마트폰 가게나 음식점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습니다. 서점이 문 닫는 원인은 삼척동자도 다 압니다. 책이 잘 안 팔리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스마트폰 보급률은 1위이지만 독서율은 꼴찌라고 합니다. 다른 자료에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일 년에 아홉 권 정도 책을 읽는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많이 읽는 것 같은데 꼴찌라니 고개가 갸웃해집니다. 하지만 일 년에 개인적으로 책을 사는 사람의 평균 구입 권수는 한 권이 넘지 않으리라 봅니다. 그러니 서점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책을 사지는 않지만 보는 사람은 있습니다. 소규모 서점들은 문을 닫고 있지만 대형 서점은 성업 중이고 각 공공기관에서 관리하는 도서관도 놀랄 만큼 늘었습니다. 여러 단체에서도 방문객이 기다리는 시간에 책을 보도록 하거나 대여도 해주는 소규모 서고를 많이 비치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사서 여러 사람이 돌려가면서 보는 시스템이 도서관이나 책 대여점입니다. 따라서 책은 덜 팔려도 독서율은 높아져야 정상인데 독서율도 그다지 높지 않다고 하니 실망입니다.

  

동네 도서관에 몇몇 베스트셀러 작가들의 책은 독자 수요가 많아 서너 권씩 비치해두고 있지만 이름 없는 무명작가의 책은 어지간해서는 도서관에 발을 붙이지도 못합니다. 어렵게 책을 출판해도 사주는 사람이 드문 현실에 3류(?) 작가들은 힘이 빠집니다. 그리 잘 팔리지 않는 책을 출간한 저자들은 가능하면 책을 사서 보라고 권합니다. 책을 사서 읽고 다른 사람에게 주지 말고 버리고 또 다른 책을 사라고 합니다.       

    

책을 사보기로 했습니다. 매월 두 세권씩의 책을 산다고 해서 우리 가정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하지는 않습니다. 필자가 책을 사주는 작은 노력으로 작가들이 힘을 얻어 계속 정진하여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책을 살 때 작은 갈등이 있습니다. 서점에서는 정가대로 다 줘야 하지만 인터넷으로 구입해서 집까지 배달되는 시스템을 이용하면 적어도 정가 대비 10퍼센트 정도는 저렴합니다. 원하는 책들이 동네 서점에 다 있는 것도 아니라서 인터넷으로 검색해 구입하면 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필자 편의에 의해 인터넷 서점만 고집하면 결국 동네 서점은 망할 것입니다. 이런 생각까지 하면 필자도 자신이 없어지고 우울해집니다.

    

이익이 많이 나지 않아도 종업원의 고용 창출을 위해 회사를 운영하는 착한 기업이 있습니다. 경영수지 적자로 회사 문을 닫으려 해도 종업원 사정이 눈에 밟혀 문을 닫지 못하는 기업과 가게도 있다고 합니다. 기업의 목적은 이익 창출이라고 배웠지만 그렇게만 생각하면 너무 각박한 세상이 됩니다. 유명 작가의 글만 아니라 완성도는 다소 떨어져도 혼신의 노력으로 저술한 책을 누군가는 사주고 읽어줘야 합니다.

    

젊은이들은 돈을 쓰려고 해도 없어서 못 쓴다고 합니다. 경제력이 있는 나이든 시니어들은 돈을 써보지 못해서 못 쓴다고 합니다. 고기도 먹던 사람이 먹는다고 평생을 절약으로 살아 온 사람은 돈이 있어도 쓰지 못합니다. 요즘 세상에 소비는 미덕입니다. 시니어도 돈이 있으면 소비를 해야 합니다. 글을 쓴다면 남이 쓴 책도 한 권씩 사주고 아침저녁으로 만나는 거지에게도 적선하면서 나만 아니라 우리라는 세상 전체를 보는 눈이 내 자신부터 생겨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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