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 몸을 따스하게 녹여줄 훠궈 한 상

기사입력 2017-11-06 11:14 기사수정 2017-11-06 11:15

[11월의 맛]

▲이태원 '마라' 훠궈(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이태원 '마라' 훠궈(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추운 날엔 유독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 요리가 입맛을 자극한다.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는 이런 날씨에 제격이다. 따끈한 국물에 얇게 썬 고기와 채소를 익혀 한입 먹어보자. 고기가 익듯 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다. 훠궈 본연의 맛을 맛볼 수 있는 곳, ‘마라’를 소개한다.

▲이태원 '마라'(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이태원 '마라'(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모여 살며 이국적인 모습을 갖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현지인들이 조그마한 가게를 차려 다양한 나라의 음식 맛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태원역 2번 출구에서 한강진역 쪽으로 약 10분 걸어가다 보면 중국어가 써진 담벼락과 홍등으로 꾸며진 건물을 찾을 수 있다. 겉모습부터 중국 이미지를 물씬 풍기는 이곳은 사천요리 전문점 ‘마라’다. 중국 음식의 맛을 모방하는 다른 음식점과는 달리 중국인 주방장이 현지 음식 그대로의 맛을 전한다. 1층에는 단체석이 마련되어 있으며 2층에는 더 많은 자리가 준비되어 있다.


내 입맛에 맞춰 먹는 훠궈

훠궈 세트(1인 2만5000원)를 주문하면 신선한 채소와 함께 탕과 고기가 1인 상으로 준비된다. 탕으로 홍탕과 백탕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매운맛을 좋아한다면 홍탕을, 그렇지 않으면 백탕을 선택할 것을 추천한다. 중국의 각종 향신료가 들어가는 홍탕은 중국식으로 ‘얼얼한 마(麻)’와 ‘매울 랄(辣)’ 자를 써서 마라탕이라 부른다. 여기에 특유의 향과 얼얼한 맛을 내는 향신료로 화자오가 사용된다.

▲붉은색을 띠는 홍화자오와 푸른색을 띠는 청화자오(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붉은색을 띠는 홍화자오와 푸른색을 띠는 청화자오(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마라 관계자는 “화자오는 붉은색을 띠는 홍화자오와 푸른색을 띠는 청화자오로 나눌 수 있다. 홍화자오는 향이 강한 반면 청화자오는 마라의 매콤한 맛을 책임진다”고 설명했다. 매콤하다고 해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칼칼함을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청화자오의 매콤함은 ‘얼얼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화자오로 우러난 홍탕을 한두 입 먹다 보면 마치 혀를 때리는 매운맛이 느껴진다. 입안을 마비시키는 듯한 훠궈의 맛은 처음엔 견디기 힘들 수도 있지만 한 번 빠지면 그 중독성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홍탕이 버겁게 느껴진다면 백탕을 주문하자. 사골 육수로 맛을 낸 백탕은 시뻘건 홍탕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맛이다. 마치 소금을 치지 않은 곰국의 맛과 비슷해 심심하면서도 깔끔한 훠궈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채소(배추, 청경채, 쑥갓, 목이버섯, 새우, 언두부, 완자 등)를 끓기 시작한 탕에 넣어 고기와 함께 살짝 데쳐 먹으면 된다. 이외에 스팸, 돼지껍데기, 감자, 버섯, 두부 등 다양한 메뉴를 따로 추가할 수 있다.

▲이태원 '마라' 훠궈 세트 (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이태원 '마라' 훠궈 세트 (오병돈 프리랜서 obdlife@gmail.com)

훠궈의 맛을 좌우하는 또 다른 비결은 바로 훠궈를 찍어 먹는 소스다. ‘마라’는 훠궈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특제 소스를 제공한다. 땅콩, 참깨로 만든 중국 마장에 다진 마늘, 파 등 다양한 재료를 섞어 만든 이 소스는 홍탕의 얼얼한 맛을 잡아줄 뿐만 아니라 땅콩과 참깨의 향을 더해 음식의 풍미를 더해준다. 입맛에 따라 살짝 또는 푹 담갔다 먹어도 좋다. 소스가 느끼하다면 사이다나 탄산수를 한 스푼 넣어보자. ‘마라’가 전하는 맛있게 먹는 팁 중 하나다.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45길 4

예약 및 문의 02-794-5559

운영시간 11:30~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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