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다 보면 닮게 된다. 같은 관심사가 생기고 비슷한 부분에서 웃고, 울고, 기억을 저장하고 추억하다 보면 그렇게 된다. 한성대학교 문화인류학 교수이자 (사)글로벌발전연구원장(ReDI) 이태주(·54)의 서재가 그렇다. 함께해 온 흔적과 이야기, 좋아하는 것, 사랑했던 모든 것들이 책 사이이 남자의 서재, 책 말고 다른 물건(?)도 많다와 책상 위에 있다. 멀리 한국으로 여행 온 남태평양의 조각들 하나하나가 호탕한 웃음, 장난 가득한 이태주의 눈 코 입과 사뭇 닮았다. 한성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을 가르치는 이태주 교수는 그밖에도
필자는 외국 여행은 많이 한 편이지만 정작 국내 여행은 별로 가 본 곳이 없다. 물론 부산 같은 대도시는 업무상 몇 번 가봤지만, 여행이라고 하기보다는 출장이었다. 가족과 함께 피서 차 동해안이나 서해안 해변에 놀러가 본 적은 있다. 그러나 혼자의 여행이 아니라 먹고 마신 기억밖에 없다. 그래서 순천만을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다고 벼르고 있었다. 아름다운 해안과 석양, 철새들의 군무를 인터넷을 통해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전라도는 먹거리가 풍부하고 맛있기 때문에 먹는 즐거움도 빼 놓을 수 없다. 그래서 순천으로 여행지를 정한 것
천재화가 이중섭의 삶을 조명한 연극 지난 9월 10일부터 25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공연됐다. 이번 공연은 이중섭 탄생 100주년과 연희단거리패 30주년 기념, 올봄 세상을 떠난 의 극작가 김의경을 추모하는 무대였다. 김갑수(1991년), 지현준(2014년)에 이어 연희단거리패의 새로운 간판 남자배우로 자리 잡은 윤정섭이 이중섭 역을 맡았다. 윤정섭은 말 그대로 ‘무대 위에 이중섭을 올려놓았다’는 평을 들으며 매 공연을 흥분과 슬픔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의
1950~60년대 어두웠던 우리 사회상을 되돌아보면 볼수록 우리 사회가 ‘현기증’을 느낄 만큼 변했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필자도 분명 그들 중 하나이다. 이와 관련해 특파원으로 10년 넘게 우리나라에서 지내며 활동한 한 영국 언론인의 글이 생각난다. 그는 1990년대 한국 경제의 위상을 보고 1960년대의 한국을 생각하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놀라워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놓고도 1970년대에 한국이 이처럼 민주화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고 회상했다. 필자도 이 특파원의 얘기에 실로 동감한다. 특
프랑스 남동부, 론 강과 알프스가 합쳐진 지역을 ‘론 알프스(Rhone-Alpes)’라고 한다. 알프스 최고봉인 몽블랑(4807m)이 있고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접경지대다. 스위스 제네바와 이탈리아 토리노, 밀라노와 가깝다. 이 일원을 사부아(Savoie)라 일컫는데 안시(Annecy)는 오트 사부아(Haute-Savoie) 주의 중심 도시다. ‘안시’는 동화 속에서 꿈을 꾸는 듯한 마을이다. 글·사진 이신화(의 저자, www.sinhwada.com) 첫 방랑길에 오른 16세의 루소와 바랑부
1950~60년대 어두웠던 우리 사회상을 되돌아보면 볼수록 우리 사회가 ‘현기증’을 느낄 만큼 변했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필자도 분명 그들 중 하나이다. 이와 관련해 특파원으로 10년 넘게 우리나라에서 지내며 활동한 한 영국 언론인의 글이 생각난다. 그는 1990년대 한국 경제의 위상을 보고 1960년대의 한국을 생각하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놀라워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놓고도 1970년대에 한국이 이처럼 민주화되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고 회상했다. 필자도 이 특파원의 얘기에 실로 동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근처에서 약속을 잡아 본 사람이라면 몇 번이고 해 본 말이 “상상마당 앞에서 봅시다!”일 것이다. 2007년 문을 연 홍대 KT&G 상상마당(이하 상상마당)은 젊음의 거리를 대표하는 마루지, 그 이상의 공간이다. 젊은이의 무한상상을 응원하기 위해 태어났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상상마당이다. 상상마당은 지하 4층부터 지상 7층까지 극장, 공연장, 갤러리, 다양한 문화강좌를 들을 수 있는 아카데미와 카페 등이 있다. 상상마당은 젊은 예술가에 대한 지원사업과 문화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부득이 이사를 하면서 더 이상 책을 수납할 공간이 없어서, 아니면 부모님이 소장하고 계시던 유품들을 정리하다가 남게 된 책들, 이러한 책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아끼던 책, 다 읽은 책, 필요가 없어진 책, 기증 받은 책들 중 한 권 한 권 정리하며 내놓았다. 쌓을 대로 쌓아 놓고 보니 어마어마하다. 가물가물 새록새록, 기억의 조각을 더듬어 열어 본 책 틈에 낀 먼지에서 청춘이 흩날린다. 좋은 책, 나쁜 책, 이상한 책에 따라 사고파는 가치가 달라진다. 괴테의 말에 ‘지금 네 곁에 있는 사람, 네가 자주 가는 곳, 네가 읽은 책들
최근 걷기 운동을 하면서 서울에 가볼 만한 박물관과 미술관 등이 꽤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미 가본 곳도 있지만 이번 기회에 새로 알게 된 곳도 많다. 이런 곳은 여러 사람들과 함께 다니면 관람시간을 배정하기가 쉽지 않다. 또 입장료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그러나 입장료가 아주 비싸지 않으면 간 김에 관람을 하는 것이 좋다. 서울의 박물관과 미술관들은 대부분 강북에 위치해 있다. 신흥도시인 서초구, 강남구는 그래서 삭막한 동네다. 강남은 경부고속도로가 생긴 후 새로 형성된 도시라서 역사도 당연히 없겠지만, 박물관이나 미술관
가을을 대표하는 중국의 명문장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글이 바로 ‘적벽부’이다. 이 문장을 두고 역대로 수많은 사람이 칭송을 끊이지 않았다. 그중 가장 이 문장을 잘 논평한 글로 평가받는 글은 소동파 이후 약 200년 뒤의 사람인 송나라 사첩산(謝疊山)이 쓴 인데,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그 능려(凌)하고도 표일(飄逸)한 말들은 한마디라도 불 피워서 밥해 먹고 사는 사람의 말과 같지 않다. 이 문장을 읽노라면 사람들로 하여금 낭풍(風)을 타고 올라 바다를 건너 봉래산(蓬萊山)으로 가는 기상을 깨닫게
지난해 말 온라인 서점 예스24는 2015년 독자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온라인 서점을 이용해 책을 구매한 50대 이상은 전체 독자 중 8.4%에 불과했다. 60대 이상은 1.1%였다. 그나마 60대 이상은 2014년과 같은 비율이었지만, 50대는 2014년에 비해 되레 0.3% 포인트 줄었다. 수입이 없다고 볼 수 있는 10대가 3%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부끄러울 정도다. 이렇게 시니어와 친숙하지 않지만, 온라인 서점은 분명한 장점이 있다. 잘만 꿰어 보면 보배가 될 만한 구슬이 가득하다. 글·사진 이준호
여행을 상상해 보자. 여행을 떠날 때 가장 고민이 되는 물건 중 하나는 바로 책이다. 여행이 좀 길어진다면 두세 권도 모자랄 것 같은데, 막상 무게를 생각하면 벌써 어깨가 쑤신다. 사들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거주공간이 협소해지고, 중고 책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이제 마구잡이로 사들이는 것은 부담이 된다. 늘 지니고 다니지 않는 이상, 정작 그 책이 필요할 땐 내 손에 없다는 것도 아쉽다. 이러한 부분을 모두 해결해 주는 방안이 있다. 바로 전자책이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전자책이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처럼, 책은 단순한 종이 그 이상의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같은 책이라도 소장하고 있는 사람마다 그 책에 대한 애정과 추억은 다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철이 지나고 표지가 낡아도 함부로 버리지 못한다. 그렇다고 쌓여가는 책을 가만히 두고 볼 수도 없다. 인생의 보물과도 같았던 책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을 막으려면 선택은 두 가지다. 보기 좋게 잘 정리해 보관하거나, 어디로든 떠나보내거나. 한국정리수납협회 수납전문 정영주 강사 ◇ 서
우디 앨런의 영화는 철저히 우디의, 우디에 의한, 우디를 위한 영화다. 홍상수가 늘 비슷비슷한 자기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고 그런 줄 알면서도 팬들이 그의 새 영화를 기다리듯 우디 앨런도 그렇다. ‘관객주의(위주)’가 아닌 ‘감독주의(위주)’ 영화인데도 팬들은 늘 그의 영화를 기다린다. 이번에 개봉한 는 우디 앨런의 47번째 영화이고, 14번째로 칸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다. 정말 꾸준한 창작욕이고 꾸준한 수준작이다. 전반기 작품이 삶에 대한 야유와 조롱과 도전이었다면, 후반기 작품들에서는 인생에 대한 깊은 관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