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수도정수장을 아시나요? 아마 매우 생소 할 것이다. 수도정수장은 현재 뚝섬 일대 뚝도수원지 제1정수장 (현재 뚝도아리수정수센터 및 수도박물관)으로 서울숲 공원에 위치하고 있다.
수도정수장이 만들어질 당시 뚝섬은 서울 시내의 청계천, 중랑천의 생활하수를 피해 오염이 적고, 유량이 풍부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었기 때문에 맑은 물을 취수하기 적당한 곳이었다.
뚝도수원지 제1정수장은 본관과 별관 2개 완속여과지로 이루어진 수도박물관으로 탈바꿈 되어 2008년 수돗물 공급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상수도 역사와 문화, 그리고 물과 환경을 주제로 한 전시관으로 개관 하였다.
쌀쌀한 날씨로 수도 박물관을 찾은 날은 다소 한산했다. 하지만 입구에 커다란 수도꼭지가 환하게 인사를 하며 반기는 듯했고 조선 태조 이성계 때부터 100여년 동안 왕의 사냥터임을 상징하는 깃발인 독기(纛旗, 소의 꼬리나 꿩의 꽁지로 장식한 큰 깃발)도 눈에 들어왔다.
입구를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물과 환경에 대한 상설 전시관이다. 생명 유지의 기본요소인 물의 소중함을 자연환경과 인간생활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특히 물과 생명체와의 관계에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을 아껴 쓰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각종 시청각 매체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2개의 전시관을 보고 나오면 옛 근대식 건축양식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는 빨건 벽돌의 건물이 나타난다. 이 건물이 송수펌프실로 사용되었던 우리나라 최초의 뚝도수원지 제1정수장 수도박물관 본관 이다.
뚝도수원지 제1정수장은 1908년(융희 2년) 9월 1일부터 수돗물을 생산하여 공급하기 시작했던 곳으로 완속여과지와 함께 서울시 유형문화재 72호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다. 100여년전에 사용 되었던 펌프와 기중기 등 많은 볼거리들이 기존의 건물과 자연스럽게 잘 어우러져 전시되어 있다.
본관 오른쪽에는 새들이 노닐고 있는 잔디 밑 지하에 완속여과지가 위치해 있다. 미생물 등의 찌꺼기를 걸러내던 시설물로 준공 당시에는 5지였으나 1932년 확장공사를 통해 현재는 6지가 남아 있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물 중에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지형적으로 주변보다 낮은 곳을 파내어 자연적으로 물이 흐르도록 하고, 바닥에 두께 약 25cm의 자갈층과 75cm의 모래층을 두어 한강물을 통과시켜 친환경적 방식으로 물을 걸러내었다. 이렇게 취수-침전-여과-정수의 과정을 거쳐 완성된 수돗물은 마지막으로 송수펌프실을 통과한 후 1908년 9월 1일부터 하루 12,500톤의 수돗물을 시민 125,000명에게 공급했다
수도박물관을 방문 통해 물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고 100년 전 우리 선조의 친환경적 물 관리에 지혜 또한 엿볼 수 있었다.
사전 예약을 하고 방문을 하면 수도박물관 옆에 위치한 뚝도아리수정수센터 관람도 가능해 과거와 현재의 수돗물의 정수과정을 한눈에 확인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