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고령층 빈곤 문제가 사회의 묵은 과제로 남아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도 ‘노후 자금 불안’이 일하는 세대 전반에 깊게 자리 잡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본의 여성 커리어(이직) 플랫폼 ‘여자의 전직 타입’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캐리어 디자인 센터가 일하는 여성 2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86.5%는 노후에 대한 불안 요인으로 ‘노후 자금이 부족해질까봐’를 들었다.
‘몇 살까지 일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60~69세’가 41.8%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평생 일하고 싶다’ 16.5%, ‘70~79세’ 8.8% 순이었다. 이를 합치면 67.1%가 60세를 넘어도 일하기를 희망한 셈이다. 다만 조건을 달아 물었을 때 분위기는 달라졌다. ‘노후 자금 걱정이 없다면 몇 살까지 일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는 ‘60세 이후에도 일하고 싶다’는 응답이 40.0%로 내려앉았고, ‘일하고 싶지 않다’가 25.6%로 가장 많았다. ‘계속 일하겠다’는 답변이 ‘의지’라기보다 ‘불안의 반영’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을 계속하는 이유가 소득에만 묶여 있는 것도 아니었다. ‘돈 외에 일을 통해 얻는 의미’를 묻자 ‘사회·사람과의 연결’이 50.6%로 가장 높았다. ‘무기력한 생활을 피하기 위해’가 38.2%, ‘좋아하는 일·잘 하는 일을 하고 싶다’가 31.1%로 뒤를 이었다.
![▲[당신에게 돈을 버는 것 외에 일을 하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문항에 대한 답변 결과.(캐리어 디자인 센터 제공, AI 기반 수정 이미지)](https://img.etoday.co.kr/pto_db/2026/02/20260211085139_2294453_1199_586.png)
노후에 어느 정도 저축·자산이 있으면 안심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서 가장 많은 응답은 ‘3000만 엔 이상(약 2억8300만 원)’이었다. 이어 ‘2000만~3000만 엔 미만’, ‘1000만~2000만 엔 미만’ 순으로 나타났다.
즉 응답자의 86.4%가 ‘1000만 엔(약 9440만 원) 이상’을 ‘안심 기준’으로 본 것이다. 현재 불안에 대비해 실천하는 항목으로는 ‘저축’이 52.2%로 가장 많았고, ‘투자 등 자산 형성’이 30.3%로 뒤를 이었다. 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20.7%에 달했다. 불안은 크지만, 대응 여력은 충분치 않은 층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국가데이터처 발표에 따르면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기준으로 2024년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상대적 빈곤율)은 처분가능소득 기준 35.9%를 기록했다. 여전히 노인 10명 중 3명 이상이 ‘중위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소득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고령층의 빈곤 문제를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이번 조사는 ‘노후 불안’이 단지 고령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일하는 세대의 노동 지속 의향까지 좌우하는 변수로 작동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돈 걱정이 없다면’ 일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던 결과는, 노후 소득의 바닥을 받치는 장치가 강화될수록 노동이 ‘생존의 선택’에서 ‘삶의 선택’으로 이동할 여지가 커진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