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통통 튀는 통영, 기분까지 ‘YOUNG’

기사입력 2014-08-18 07:56 기사수정 2014-08-18 07:56

▲통영 항구

가만히 있어도 등에 땀방울이 흥건하다. 손을 연신 흔들어 불지도 않는 바람을 얼굴에 일으켜 본다. 그러나 얼굴의 열기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그렇다면 도시탈출을 해보자. 푹푹 찌는 무더위를 푸른 바다가 펼쳐진 한려수도에 날려보자. 대한민국의 나폴리라고 까지 불리는 ‘통영’이다. 아기자기함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도시 곳곳에 배어있다.

◇ 통영 중앙시장

▲통영 중앙시장에서 팔고 있는 해산물들
‘어서오이소’, ‘싸게 드릴게예’

통영중앙시장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발길을 붙잡는 소리가 들린다. 꼬부랑머리 아낙네들이 생선들을 펼쳐 놓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흥정을 시작한다. 생선들의 물장구와 그 힘찬 파닥거림에서 생선의 신선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살기위해 발버둥치는 생선들의 물장구에 그만 지나가던 사람이 옷이 홀라당 젖을 때도 있다. 그러나 노여워하지 말라. 그 친구는 그만큼 싱싱하다는 뜻이니 회를 떠서 입안 한가득 넣는 것으로 복수하면 된다.

시장 골목 통로 양쪽에 길게 줄지어 있는 생선 장수 아낙네들. 그들의 호객행위가 꽤나 구수하다. 호객행위에 묻어 나오는 ‘갱상도’사투리는 속된 말로 찰지기 까지 하다. 이것이 통영중앙시장의 매력이다. 정갈하진 않지만 정겨운, 정겨우면서 사람 냄새나는 매력말이다.

항구 도시에 왔으면 회 한 접시 하고 가야 하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이곳에서는 광어, 우럭, 갈치, 대하 등 없는 생선이 거의 없는 듯하다. 나란히 붙어있는 생선 장수 아낙네들의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것도 저렴하게 회를 구입하는 현명한 방법 중 하나다. 생선 구매 후 회를 떠주면 일명 ‘초장집’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회를 음미하면 된다. 이곳에서는 인당 자릿값을 받고 야채와 양념 등을 제공한다.

◇ 동피랑 마을

▲통영 동피랑 마을에 그려진 벽화
이제 동피랑 마을을 빼놓고 통영을 얘기 할 수 없다. 그야말로 아기자기함의 대명사다. 마을 자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철거를 기다리던 항구 앞의 조그마한 마을. 그 마을에 미술학도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건물 벽에 예술을 입히고, 그 예술에 유머와 낭만을 담았다. 형형색색의 단순 벽화로 보기엔 많은 메시지와 해학이 담겨있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벽화를 따로 만들어 놓거나, 어린이들을 고려한 겨울왕국 그림까지 벽화의 종류도 다양하다. 이렇게 동피랑 마을의 벽화는 시대의 상황에 따라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동피랑 마을을 찾는 어린이들을 위해 '겨울왕국' 벽화도 그려져 있다.

동피랑 마을은 완만한 언덕에 있다.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아 마을을 둘러보기에도 체력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벽화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고, 색다른 분위기의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를 물고 둘러보다보면 어느새 작은 정자가 있는 정상에 다다른다. 그곳에서 본 항구와 주위 풍경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것이다. 예술. 동피랑 마을의 벽화부터 정상에서 본 항구와 통영 시내가 너무나도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풍경부터 벽화까지 ‘정말 예술이다’.

◇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
동피랑 마을을 예술이라고 했다면, 미륵산 정상에서 본 남해바다와 통영시내는 장관이라고 표현할 만하다. 해발고도 461m의 미륵산 정상까지는 10분이면 충분하다. 총 1975m의 거리를 10분 만에 주파하는 케이블카가 있기 때문이다.

출발지점에서 거리가 멀어질수록 점점 높아지는 케이블카. 아찔함을 느낄 찰나, 발밑에 우거진 숲이 마음을 다시 한 번 진정시킨다. 지상으로부터 최대한 높은 곳까지 올라왔을 때 케이블카에 몸을 실은 이들의 넋은 반쯤 나간 상태일 것이다. 탁 트인 전경에 공중에 떠 있다는 아찔함마저 잊게 될 테니 말이다.

오르는 케이블카에서 내려오는 케이블카를 구경하면 가끔 혈기왕성한 젊은 친구들의 풋풋한 애정행각도 구경할 수 있다. 남세스럽다고 얼굴 붉히지 말고, 넉넉한 웃음으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주는 것도 색다른 경험일 될 수 있을 것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가면 보이는 아기자기한 통영시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마을은 귀엽기 그지없다. 이제 고개를 남해바다로 돌려보자. 끝없이 펼쳐진 한려해상의 지평선과 유난히 반짝이는 파란 물결. 그 자연이 주는 신비함이 보는 이들의 혼을 빼놓는다.

한려해상과 탁 트인 경치에 정신이 혼미해질 무렵, 창공에 떠 있는 구름이 내 옆을 지키고 있다. 손바닥으로 주먹을 쥐면 구름이 잡힐 듯한 그때가 바로 미륵산 정상에 다다랐다는 신호다. 시원함이 아닌 서늘함까지 느껴지는 미륵상 정상. 운이 좋다면 그곳에서 대마도까지 볼 수 있다. 화창하고 구름 한 점 없는 날. 미륵산 정상에서 자연의 신비함을 만끽해 보는 것은 어떨까.

◇ 미륵도 달아공원

▲달아공원에서 본 남해바다
통영의 해안길을 굽이굽이 돌아 한적한 곳에 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태양이 잠에 들려는 일몰로 유명한 달아공원이다. 해안길을 따라 도착한 달아공원 그 자그마한 공원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 끝에 달아전망대가 있다. 이 곳은 삼면이 모두 트여 있어 남해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기에 제 격이다.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어촌마을답게 달아전망대 앞 남해바다에는 외로운 어선들이 어디론가 바삐 움직인다. 유유히 떠나는 어선의 모습. 그 모습 또한 작은 시골 해안 마을의 운치와 어우러져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제는 달아전망대에서 본 풍경. 미륵산에서 본 한려해상과는 달리 이 곳에서는 수평선을 찾아볼 수 없다. 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남해바다와 어우러진 11개의 섬들이다. 대매물도, 소매물도, 사랑도를 포함한 이 11개의 섬들은 그 크기와 모양이 각기 달라 재미있는 풍경을 보여준다.

특히 이곳의 자랑인 일몰 풍경은 전국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일품이다. 빨간 태양이 남해 바다를 물들이면 그것에 반사된 붉은 물결이 내 눈을 멀게 한다. 파란하늘과 빨간바다, 파란바다와 빨간하늘이 교차된 이곳에서 진정한 낭만이 무엇인지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 투어2000 / 문의 투어2000 (02-202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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