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공해 인식 부족

기사입력 2016-08-03 16:43 기사수정 2016-08-03 16:43

▲일본인들이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의식은 배울 만하다. (강신영 동년기자)
▲일본인들이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의식은 배울 만하다. (강신영 동년기자)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에 왔을 때 질색하는 것이 있다. 길을 가다가 어깨를 밀치고는 그냥 가버리는 사람들이다. 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복잡한 전철에서 내려 출구로 가려면 타려는 사람은 물론 같이 내린 사람 중에도 앞질러 가려고 어깨를 부딪치고는 그냥 간다. 전혀 미안하다는 기색도 없다. 피해를 당하는 사람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철 역사 내에서 자주 당하는 것 중에 자기네들끼리 방향을 얘기할 때 손가락질을 하는 것이 있다. 사람이 지나가는데 손가락질을 하면 그 손가락에 눈을 찔리기도 한다. 비가 오는 날이면 긴 우산을 들고 나오는 사람들이 많다.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오를 때 우산을 뒤로 흔들 때 역시 뾰족한 우산 꼭지에 뒤에 있는 사람이 찔릴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위험성을 전혀 의식을 못하는 모양이다.

이런 예는 공간 공해이자 접촉 공해인 셈이다. 소리 때문에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소리 공해도 있다.

도서관은 조용하게 사용해야 하는 곳이다. 소리가 나는 요소를 모두 조심해야 한다. 골어 들어갈 때 구두소리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의자에 앉고 나서는 조용한데 가방을 책상에 놓는 소리, 의자를 당기는 소리, 뭔가 마시는 소리 등이 거슬리게 한다. 문만 나서면 바로 떠들거나, 창문을 열어 놓아 바깥 소리가 다 들리는데도 모여서 웃고 떠드는 경우가 많다. 떠드는 것은 아예 남들을 의식하지 않는 편이다. 몇 명이 모이면 소리는 더 커진다. 전철 내에서의 장시간 큰 소리로 휴대폰 통화도 그런가보다 한다.

영화관이나 밀폐된 공간에서 비닐 봉지 바지작 거리는 소리도 공해이다. 딱딱 소리내며 껌씹는 행위는 소리를 물론 냄새까지 공해이다. 아예 껌을 못 팔게 하는 싱가포르처럼 태형이라도 치고 싶은 심정이 된다. 자동차들은 굳이 클랙슨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데도 클랙슨을 사용하는 운전자가 많다. 앞 차나 앞에 걸어가는 사람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서인데 주변 모두가 클랙슨 소리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층간 소음도 아래층 사람을 의식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이다. 아래층 사람이 겪는 고통은 아랑 곳 없이 오히려 잘못이 없다고 다투다가 종종 살인사건으로 번지기도 한다. 음식점에서도 목소리를 크게 하는 사람들이 많다. 술집에서는 무리가 모이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소리 공해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조용히 얘기해도 될 것을 큰 소리로 해야 돋보이는 모양이다. 웃음소리에는 박수까지 친다. 항의 해봐야 주인도 손님 떨어질까 봐 그냥 넘긴다. 우리나라 음식점들은 대부분 소리에 대한 대처가 없이 인테리어를 한다. 천장도 낮고 천장이나 벽이나 소리가 그대로 반사되어 나오게 평면으로 되어 있다. 외국의 경우 소리를 흡수할 수 있도록 벽이나 천장도 높게 하고 벽면에도 굴곡을 만든 경우가 많다.

당구장에도 저녁에 가보면 술이 취해 칠 때마다 마구 괴성을 지르는 손님들이 많다. 다른 손님들도 같이 있다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주인에게 항의해봐야 역시 마찬가지이다. 주인은 오히려 TV에 시끄러운 스포츠 경기를 틀어 놓아 한 술 더 뜬다. 이런 소리 공해에 대체로 둔감한 편이다. 가해자는 그 행동이 남에게 피해가 되는 줄 모르고 피해자는 대부분 짜증은 내지만 관대하다. 투명인간 대접을 받는 느낌이다.

자동차 상향등을 아무 때나 켜고 달리는 빛 공해도 있다.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아무 의식 없이 아무데나 휙 버리는 사람도 많다. 감각이 무디다는 것이 여러 가지인데 지적을 하는 사람도 없다. 그런 무례한 면이 한국적인 매력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이지만, 결코 자랑할 것은 못 된다. 선진국 대접을 받으려면 선진국 사람들 수준의 감각공해의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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