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갈비는 전국적인 요리가 됐다. 그러나 역시 원조는 춘천 닭갈비. 확실히 춘천에 가서 먹는 원조 닭갈비는 타지방 닭갈비와 차이 난다. 그래서 서울 등지에서는 닭갈비를 맛보러 일부러 춘천을 찾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춘천에 관광하러 갈 게 아니라면 굳이 닭갈비만 맛보러 춘천까지 찾아갈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포장 판매를 하고, 전국으로 택배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춘천을 찾은 김에 포장 닭갈비를 사서 기자의 고향인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 농촌마을에 갖고 가서 함께 요리, 고향마을 사람들과 함께 맛을 봤다.
대형 프라이팬 앞에 옹기종기 모여서 오랜만에 동네 이야기를 나누면서 요리를 시작했다. 사 갖고 간 춘천 닭갈비 세트에는 닭갈비, 떡국, 면, 양배추, 깻잎, 고구마, 무, 치즈, 고추장, 양념이 들어 있고 세트에 없는 고추, 마늘, 양파, 김치, 상추 등은 현지에서 준비했다.
큰 프라이팬에 고기와 양념 채소 등을 넣고 20분 정도 지나니까 익기 시작했다. 양배추와 양파 등 채소부터 먼저 건져 먹고 다른 것은 차례로 익는 대로 먹었다. 면과 고구마, 떡국, 닭갈비는 조금 뒤에 익었다. 닭갈비에 채소 그리고 마늘 등을 넣고 깻잎이나 상추에 쌈을 싸서 먹는 것도 별미다. 어른이나 아이들 모두 별미라며 맛있게 먹었다. 하긴 제주에선 그런 식의 닭고기 요리는 먹은 적이 없었으니. 어른들은 주로 쌈으로 먹고 아이들은 고기와 고구마를 골라서 먹었다.
요리하는 방법도 세트에 안내되어 있어서 그대로 실행하면 큰 어려움이 없었다. 채소와 고기를 먹고 난 다음에 밥을 볶아 먹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춘천 원조 닭갈비는 품질 좋은 닭고기를 사용하고, 부위별로 적당하게 자르고, 양념에 들어가는 재료와 거기에 맞는 채소들을 잘 조화시켜서 제대로 맛을 내는 것 같다.